여름을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나 아스팔트를 후라이팬으로 만들어버릴듯한 선샤인이 온동네를 달구고, 익히고, 지지는 천진난만한 무시무시함을 참 좋아합니다. 이 무렵에는 참 들을만한 음악이 많습니다. 80년대 팝음악은 물론이고, 80년대 락음악은 물론이고, 스티비원더의 이 앨범도 그렇습니다.


그 중심에는 'Boogie On Reggae Woman' 이라는 초특급 에이스가 버티고 있습니다. 일당백을 상대할 수 있는 엘지의 봉중근 투수같은 든든함을 자랑하는 트랙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트랙들에서 더욱 이 앨범에 대한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듣는 재미의 촘촘함은 그냥 한번 1번부터 플레이 시키다보면 주-욱 마지막 트랙까지 슬라이딩 해버리는 여름날의 물놀이 공원의 물미끄럼틀같은 순식간과 비슷합니다. 격하게 흔들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퇴근하고 비빔국수를 만들면서 틀어놓으면 저절로 대가리가 오리대가리나, 오리궁뎅이처럼 씰룩씰룩거리게 만드는 앨범입니다.









블루레이로 사볼려고 했다가 평범(!)하게 DVD로 스티비 원더 선생님의 '생애 최초 공연실황 DVD'를 구매했습니다. 진작 좀 제발 좀 빨리 좀 공연실황 좀 내주시지, 뮤지션 커리어 황혼이 저물무렵 이제서야 나온 저 찬란한 우월함의 태양! Sunshine of My Life, 스티비 원더 선생님의 모습은 여전히 건강해 보이셨고, 건강한 목소리였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이신데도 여전히 여자 서넛은 거뜬하게 "선생님, 전 남친(혹은 남편)이 있어요...하지만...선생님이 이런식으로 나오신다면..." 식으로 한번에 축축하게 만들어 버릴만한 건강(하고 섹시)한 목소리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진같은, 기아 타이거즈의 선발 투수진같은 탄탄한 세션사운드도 빈틈이 없었습니다.


이 음악 저 음악 오래동안 좋아해왔지만 스티비 원더 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선명합니다. 바로 멜로디와 리듬감의 절대적인 우월감입니다. 들으면서 '와, 좋다' 서너번 중얼거리며 멍때리고 입벌리고 보다보면 어느새 앵콜곡이 나오고 있는 DVD입니다. 히트곡을 보다 히트 안한 곡을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찾은 UK Medley 라는 트랙을 들어보았더니 비틀즈, 롤링스톤즈 히트곡 메들리. 이건 뭐 빈틈이 없구만.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인 스티비 원더 선생님을 Eve Angel이 출연하는 포르노만큼이나, 일요일날(만) 혼자서 돼지처럼 코박고 쳐먹는 도미노 피자만큼이나, 홍대앞 KFC치킨만큼이나, 요즘 해질 무렵 목구멍이 찢어지도록 시아시가 기가 막히게 된 캔맥주 마시는 것만큼이나 좋아합니다. 다만 그동안 스티비 원더 선생님의 초극강 명반인 70년대 앨범 5장이 라이센스로 출시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오랜 세월 어이없어 해왔었는데, 최근들어 기가막힌 라이센스 가격으로 스티비 원더 선생님의 70년대 우월한 명반 5장이 출시가 되었습니다.


꽤나 정치적인 색깔이 꽤나 강했다는 이유도 포함하여 70년대 명반 5장이 라이센스가 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스티비 원더하면 80년대의 -레이찰스 선생님과는 또 다른 독특한 분위기로 피아노를 연주하시는- 모습과 노래만을 기억하게 되는 호감의 출발점이었습니다만, 박스세트로 나온 앨범을 예전에 구입해서 초기 곡들부터 차근차근 듣게 되었을때의 신세계 교향곡은 "여긴어디? 나는 누구? 오씨발 다 사야겠어!" 지름질 박음다짐의 시작이었습니다.


80년대로 넘어오시면서 완벽하게 전자음악만을 만드시면서, 퀸시 존스 선생님의 천재성에 바통을 넘겨주시는 듯한 섭섭함을 감출 수 없지만 아무튼 70년대 이 무렵의 스티비 원더 선생님의 저 앨범속의 천재성들은 훵크, 레게, 발라드등 70년대 흑인 음악이 보여주었던 가장 세련되고, 우월한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타운 레이블의 50주년 기념으로 재발매 된거라고 합니다. 보통 두어줄 읽다가 시시한 냄새가 나면 바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었는데, 이 앨범속에 들어가있는 해설지의 내용은 아주 좋았습니다. 스티비 원더 선생님뿐만 아니라 꽤나 적지않은 흑인 마스터피스 앨범들이 또 나올것 같은 즐거운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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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혼자 있었던 시간이 많아서 조용한게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큰방엔 TV를 틀어놓고, 작은 방엔 라디오를 틀어놓고...나중에 부모님이 오셔서는 전기세잔소리어택을 2단콤보로 얻어(쳐)맞은 적도 부지기수...


군대가서도 가장 힘들었던 던 것은 체력적인 스트레스는 2위였고, 1위가 음악을 못듣는 절대침묵의 상태였습니다. 처음에 입대를 해서는 환청이 들리더군요. 특히 각개전투훈련을 하며 이름없는 어느 산에서 좆뺑이칠때 제 귓속에서 환청으로 들렸던 Pantera 의 'Cemetry Gates'와 Vai 의 'Down Deep Into The Pain' 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역을 하고서는 음악과 바로 결혼이라도 한듯이 늘 붙어있을 수 있었습니다. 출근길에도 음악을 들으며, 출근해서도 음악을 들으며,퇴근길에서도 음악을 들으며, 내일은 어떤 음악을 들을까? 식의 음악과 미래를 꿈(..)꾸며...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일하는 사무실에도 다행스럽게도 (적당한 볼륨만 유지해주면) 원하는 음악을 마음데로 들으며 일할 수 있습니다.


음반회사니까 당연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며, 사무실에서는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을것이다...라는 상상을 혹시나 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회사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이 회사는 거의 동사무소 분위기와 다를바 없는 키보드 탁탁, 마우스 딸칵딸칵 소리만이 전부입니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세상엔 좋은 음악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런 음악을 모르는 니네(다른 직원)들은 참 심심한 인생을 살겠구나...라고 제 멋대로 생각해버리는 적이 꽤 많습니다. 내 취미에 관한 대단히 건방지고도 재수없는 자부심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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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비 원더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리퍼블릭 옵 코리아에서 사는 다이고로라고 합니다. 여기 한국은 당연하게도 8월이라 열심히 덥습니다(...). 근데 해지면 곧잘 가을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아무튼 낮에는 정말 열심히 덥습니다. 오늘은 아저씨의 Fulfillingness' First Finale 앨범을 다시 들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일하면서 주로 듣는 음악이,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컨데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헤비메틀입니다. 그런데 아저씨의 앨범도 꽤나 많이 듣습니다. 듣고 싶어서 듣습니다.


새삼 아저씨의 Fulfillingness' First Finale 앨범을 다시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아저씨는 정말 어떻게 이런 멋진 리듬과 곡을 생각해 내셨을까 입니다. 특이 아저씨의 이 앨범에서 Boogie On A Reggae Woman 이라는 곡을 정말 좋아합니다. 물론 아저씨는 그렇게 대답하실 겁니다. "그냥- 하다보면 그게 그렇게 돼-" 라고 말입니다. 창작의 재능이라는게 뭐 딱히 이유가 거창한건 아니라는거 저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하다보니 되는거더군요. 제가 하는 일도 어쨌든 뭐 창작-비스무리한걸 하는 일이라 저도 제 일을 하다보면 그냥 그냥 하다보면 어느새 창작물이 나와있더군요.


출근은 꼬박꼬박하지만 3일째 제 컴퓨터 앞에서 뭔가 창작을 해내야 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뭔가 엄청나게 바보가 된 기분입니다. 슬슬 제가 일하는 회사의 윗사람에게 창작물을 보여줘야 되는데 슬슬 초조해 지기도 합니다. 3일동안 잠을 못잔 기분, 3일동안 똥 한덩이도 못싼 기분, 3일동안 트럼을 제대로 못한 기분, 3일동안 방구끼고 싶은데 소리가 클까봐 못끼는 기분, 3일동안 야동보고 싶은데 부모님이 집밖을 안나가시는 기분입니다...그런 와중에 듣고 있는 아저씨의 Fulfillingness' First Finale 라는 창작물은 너무나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아저씨는 워낙 천재시니 저같은 무기력한 고민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으실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저씨는 우주최고입니다!  다시 일하러 가야겠습니다. 또 연락 드리겠습니다...




Fulfillingness' First Finale
(July 22, 1974)







아- 더럽게 덥네요; 게다가 한 주일의 첫날 월요일이라~ 후아- 오후 2시 야구 경기에 선발 등판한 투수같은 기분입니다. 몹시 후덥지근하군요. 게다가 회사 여직원은 휴가를 가버려서 툭하면 울려대는 전화는 제 몫입니다. 슬금슬금 짜증이 옆에서 툭툭 건드리면서 "어때? 짜증나지? 짜증난다고~소리쳐~짜증난다고 소리쳐~" 약올리는 듯한 기분도 들고 말이죠; 그런데 다행히도 음악 하나는 기가 막히게 초이스가 잘되서 심하게 짜증이 나지는 않습니다. 바로 1980년에 발표한 스티비 원더 선생님의 "Hotter Than July (80) " 저 앨범 때문입니다.


디제이 D.O.C도 리메이크 했었고, RNB 그룹인 JODECI 라는 팀이 리메이크해서 인기를 얻었고, 한때 남자들이 여자들앞에서 Fuck하면 후까시 잡는다고 불러댔던 작살 러브발라드 'Lately' 라는 곡이 있으며,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위한 곡인 'Happy Birthday' 라는 곡도 바로 이 앨범에 있습니다. [Talking Book](72), -> [Innervisions](73), -> [Fulfillingness' First Finale](74), -> [Songs In The Key Of life] (76) 이후 계속되는 대박판매량 + 대박센스 '외계인' -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대단한- 앨범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불꽃감성이 실린 앨범입니다.


이 앨범 이후로는 (스티비 선생님에게 좀 죄송한 말이지만) '고만고만' 한 앨범들이 디스코그래피를 이어가게 되죠....80년대로 들어오면서부터 이 위대한 흑인음악가는 "Part Time Lover" 니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등등의 말랑말랑한 팝송들을 주로 만드시게 된다는 얘기입니다...흑인음악가로서 할 거 다해보고, 얻을 거 다 얻어봤으니 거장의 여유로운 삶이 슬슬 시작된거죠;;; 뭐..그러므로 역시 70년대가 최고의 전성기였고 좆나게 대단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회사는 무슨 회사 씨팔, 전화가 몹시 따르릉 거리면 "안받는다고 씨팔~!!" 전화기를 벽에다 집어던지고는 사무실을 뛰쳐나와 닥치고 비행기를 타고 켈리포니아로 가서 낮에는 수영과 서핑을 하고, 밤에는 실컷 칵테일과 맥주나 퍼부으면서 스티비 원더의 음악이나 실컷 들었으면 좋겠다는 무책임한 상상을 했습니다. 이번주는 진짜 로또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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