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더 그렇지는 않고) 덜 그렇지만 당시에 학창시절에 포르노라는 신세계(!)를 알게 된 후의 놀랍도록 무서운 집중력(...)과 몰입감(...)은 당시에 좋아하는 음악들이 마구마구 생겨서 감당할 수 없었던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포르노를 더 보고 싶었던 왕성한 성욕만큼이나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다른 음악을 더 듣고 싶었던 사춘기 청소년의 대단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친구에게 빌린 VHS 포르노 테입을 플레이어에 삽입후 재생이 되는 시간까지의 그 설레임만큼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사서 집으로 가는 길의 설레임은 굉장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저 앨범은 당시에 너무나 사고싶게 만들 정도로 자켓이 예뻤습니다. 어떤 음악인지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고 왠지 굉장히 근사한 음악이 들어있을 것 같은 호기심과 설레임이 있었습니다. 예쁜 여자를 보면 그냥 왠지 다 좋아보일 것 같은 막연한 믿음처럼 말입니다. 빨리 내 것으로 만들어서 벗겨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듣고 난 후의 느낌은 예전에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대단한 첫 경험(...)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중에서야 카시오페아니 T-Square 등등으로 이런 음악과 많이 친해지게 되었지만 1절에 2절에 후렴까지 당연히 기대하고 있었던 당시 한국대중음악에 대한 기억들에 비해 경음악(!)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었고 심지어는 듣고나서 그 경음악 트랙들마저 머리속에 즐거운 기분으로 떠나지 않았으니 공부는 둘째치고 당장이라도 이런 새로운 음악들이 우글우글 거리는 LP의 숲에서 하루종일 돌리고 돌리고 온갖 LP들을 후벼파고 싶은 욕구가 활활 타올랐던 두근두근 릿쓴투마핫삗의 기억이 있는 앨범입니다.


요즘도 설레이는 신보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설레임을 참지 못하고 일단 파일을 찾아서 먼저 듣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미 결혼했으니 시간, 장소를 따지지 않고 타이밍만 된다면 그냥 해(!)버리는 배우자와의 성생활과 비슷하달까요. (저질)


하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의 저 개나리같은 앨범을 보니 요즘은 다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과 처음 사랑에 빠졌던 봄날 오전같은 그 설레임으로 다시 돌아가보고 싶다. 사고 싶었던 앨범을 사기까지의 기다림, 사고싶었던 앨범을 사러갈 때의 설레임, 사고 싶었던 앨범을 사서 집으로 데려갈 때의 설레임을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장의 발매 예정인 앨범을 그렇게 발매일까지 (참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설레입니다. 봄날처럼. 그때처럼...

















이사를 하고보니 전에 살던 집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만큼 햇살이 많이 들어와서 부담스럽습니다. 결국은 블라인드를 달아주지 않으면 아침에 눈이 부셔서 일어나야 할 정도로 채광 상태가 감당이 안될 정도인데 이런 분위기에 집에 있으면서 어둠의 음악(!) 헤비메틀을 들으니 도저히 흥이 나질 않더군요. 살인사건이 대낮에 잘 일어나지 않듯이 말입니다. (뭐래)



생각끝에 바흐의 마테수난곡 앨범을 들고와서 들어보았습니다. 사춘기 소녀의 "날 만나려면 그 성당으로 일요일 오전에 와줄래?" 라는 수줍은 고백을 받은 기분으로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성당의 문을 열어보니 햇살이 철철 흘러 넘치다 못해 바닥에 온기로 흘러내린 눈부심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일하면서, 혹은 웹질하면서 책상에 앉아 마테수난곡을 듣고 있자니 음악 자체는 굉장히 숭고한 음악이긴 하지만 앨범속 바흐 합창단의 풍성한 코러스가 나올때마다 목캔디 다 빨아먹고 처음으로 폐호흡할 때 느끼는 숨이 멎을듯한 헉! 한 마음속 느낌이 좋습니다. 그런게 종교음악을 듣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압도적인 다수의 목소리의 풍부하고 풍성한 코러스를 통해 느끼는 (예수의 십자가를 내 자신은) 결코 감당 못할 것 같은 압도적인 경건함, 압도적인 웅장함.



햇살이 많이 들어오는 집에 살게 되니까 이렇게 듣는 환경이 달라지는건가? 제 자신이 좀 신기하기도 합니다. 장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듣고싶은 음악과 지금 듣기 싫은 음악만 있을뿐입니다. 봄날 아침에 어울리지 않은 음악은 듣기싫은 음악이 되는거고 그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인 머틀리 크루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아침에 어울리는 음악, 저녁에 어울리는 음악, 밤에 어울리는 음악, 봄에 어울리는 음악... 어울리는 음악을 어울리는 시간에 듣는 건 섹스와는 다른 차원의 또 다른 행복한 순간입니다.


















3월 20일 제프백의 공연을 보러갔던 날은 정말 저 자켓이 모든 걸 설명해 주는 날씨였습니다. 저 자켓처럼 시커먼 하늘에서 휀더를 든 매의 눈을 가진 기타리스트가 강림했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제프백 선생님의 예전 앨범들에 비해 이 앨범은 정말 편안합니다. 오리지널 곡들이 아닌 익숙한 곡들의 재해석이어서가 가장 큰 부분이겠지만 '한 음을 쳐도 절대 대충 치지 않겠다' 라는 무시무시한 예민한 감성과 연주로 채워졌던 이전 앨범들에 비해 확실히 많이 여유롭고 편안하게 들립니다.


이 앨범을 들으며 제프백의 내한공연장을 달렸던 강변북로는 정말 차도 많았었고, 지구 최후의 날이 이따위 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2010년 날씨중 최악중에 최악이었습니다만 가다서다를 반복했던 차안에서도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뭐 공연 시작전에 무사히 도착만 된다면야...' 식으로 차안에서 이 앨범을 듣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심지어 '어쩜 이렇게 제프백 새 앨범 자켓과 똑같은 날씨일까? 신기하다. 분위기가 잘 어울리네' 라는 괴상하고 긍정적인(?) 감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좋은 음악을 처음 들을 때의 기억은 늘 생생합니다. 아버지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신청한 컬쳐클럽의 'Karma Chamelon' 이 라디오에서 (진짜!) 나온다며 테이프로 녹음하시던 기억, 치렁치렁 80년대 미스코리아들 같은 헤어스타일로 열심히 섹스를 노래하던 머틀리 크루의 LP를 두근거리며 빼내 턴테이블에 올리고 첫 트랙을 기다리던 기억...지금도 좋아하는 음악들을 처음 들었을때의 설레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프백의 이번 앨범은 황사스톰이 서울을 덮었을 때 차안에서 멍하니 어둡고 누런 서울 하늘을 바라보며 몽환적으로 들었던 즐거운(...) 기억으로 앞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네, 음악은 제가 주연인 영화의 OST입니다. 제프백의 이 앨범은 2010년 강변북로에서 최악의 황사를 맞이하며 차안에서 들었던 제 인생의 한 장면에 삽입된 OST로 앞으로 계속 떠오를것 같습니다.








'난 이 관람 반댈세!' 라고 외치는 듯한 지옥에서 온 황사스톰을 뚫고 공연장에 도착한 시간은 6시 40분, 7시에 칼같이 시작하니 빨리빨리 입장하라고 외치는 스텝들의 목소리에 '에이 설마~ 유도리는 있겠지' 라는 생각에 여유부리고 있었는데 맙소사 정말 7시에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공연을 보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당연한 사실이 이번처럼 어색하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공연장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데 이미 제프백 특유의 푸른 하늘 은하수같은 기타톤이 빵빵 울려대고 있었습니다. 공연장안으로 들어가자 천문대의 여름 밤하늘 별자리쇼를 보는듯한 아름다운 일렉기타 한음한음들이 제 귓속으로 우수수수 떨어졌습니다. 티켓값이 9만9천원이었는데 이날 공연의 제프백의 기타로 쏟아진 9만9천개의 한음한음들이 모두 정말 보석이었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나 제스츄어를 간단히 하시고는 한 곡 끝나면 바로바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쿨한 공연 구성도 좋았습니다. 사실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연설에 히죽대고 박수쳐주는 것보다야 연주를 들으며 박수를 치는 게 훨씬 공감이 가기도 할테고 말입니다. 수록곡들은 예상대로 최근 발매된 Ronnie Scott 라이브 앨범과 Emotion & Commotion 앨범에서의 연주가 많았습니다. 총 22곡을 거의 2시간동안 쉬지 않고 연주해주셨네요.






올림픽홀이라는 공연장은 처음 가봤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제프백 음향스텝이 최적화를 시킨건지는 모르겠지만 늘 보러갈때마다 불안한 체조경기장보다 만족스러웠습니다. 4월에 내한공연을 오시는 게리무어도 이곳에서 해주셨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이가 많으시니까 언제 볼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날 공연을 보고는 아! 당분간은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너무너무나도 정밀하고 아름다운 연주에 "저 혹시 선생님도 시간은 거꾸로 흐르시는건가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노는 재미가 있는 공연이랄지, 보는 재미가 있는 공연은 아니었지만 듣는 재미가 있는 공연으로서는 정말 최고였던 공연이었습니다. 꼭 한번 더 보고 싶은 공연입니다. 제프백 선생님도 한국팬들이 한번 더 보고싶으셨으면 좋겠습니다.








7년만의 신보라는 비갠후의 앨범을 구입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랬습니다. '우리 나라 밴드의 앨범을 사본게 얼마만인가?'  물론 제가 놓친 좋은 밴드들의 좋은 앨범들도 많겠지만 기다려온 좋은 밴드의 좋은 앨범을 사본 지가 언제인가? 라는 질문에는 하... 눈만 껌벅거리며 모르는 질문날린 수학 선생 얼굴 쳐다보는 표정을 짓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밴드의 앨범을 사본 지가 정말 오랜만입니다.


초고속 광랜의 아름다운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파일 다운로드 스피드처럼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가 더 빨리 발달하는 시대로 질주하다보니 어울려서 음악을 만들기(밴드) 보다 방구석에서 쉽게 혼자 음악을 만들어 해치우는 작업물들이 앞으로는 갈수록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거 아닐까? 혹은 반세기를 지나온 락음악의 역사는 일렉트릭 기타의 역사인데 요즘은 일렉트릭 기타가 앞장서지 않는게 유행이기 때문에 나도 밴드들에 관심이 식어서 이 꼴난게 아닐까? 라는 고지식한 생각도 했습니다.


여하튼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해보며 오랜만에 구입해서 들었던 우리나라 밴드 비갠후의 앨범은 이런 (저같은) 고지식한 리스너가 듣다보니 이런 (요즘 유행하는 기타가 병풍 역할이 아닌 락밴드) 앨범을 오랜만에 들어서인가? 좋은게 좋아서인가? 아무튼 굉장히 반갑고 만족스럽습니다.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 유병렬씨는 윤도현밴드 초기처럼 여전히 City Life 를 노래하며, 연주도 여전히 눈치 보지 않고 굵고 선명하고 후련합니다.


멋쟁이 높은 빌딩 으시대지만~ 유행따라 사는 것도 제 멋이지만~ 비갠후의 앨범을 듣다보니 자연스레 유병렬씨가 예전에 몸담았던 윤도현밴드가 저절로 생각이 났습니다. 팬들은 왜 새로운 기타리스트가 들어오고 나서부터 윤도현밴드에 정을 놓았는가? 그에 대한 대답은 지금 툭하면 바뀌는 윤도현의 헤어스타일만큼이나 유행따라 사는 게 제 멋인 YB Style을 봐도 알 수 있고, 비갠후의 이 앨범을 들으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밴드가 스타일 따라가다 보면 중심을 놓지기 쉽고, 고지식해지다 보면 스타일을 잡기 쉽지 않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면 그거슨 수퍼밴드로 가는 하이패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떤 토끼(!)를 잡아야 멋진 밴드가 되는걸까요? 고지식한 리스너의 생각은 이미 이 앨범을 듣고 결정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대가리에 정액도 안 말랐을 무렵 한창 락음악이니 헤비메틀 음악을 좋아한다고 이 앨범 저 앨범 뒤적거리지만 대가리에 똥만차고 든건 없었던 시절의 구매 1순위는 당연히 자켓이었습니다. 특히나 이쪽 장르에는 신비하고도 얄딱꾸리 혹은 야시꾸리한 일러스트들이 호기심을 꽤나 많이 자극했었는데 친구가 빌려준 뽈노 테입을 들고 집에 왔는데 마침 집에 아무도 없을 때의 느낌과 비스무리한 신선하고도 오묘한 감정의 꼴림이 당시의 헤비메럴 자켓들에는 꽤 있었습니다.


간만에 어린 시절 그딴식의 감정이 꼴림이 일면서 자켓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앨범이 있었으니 헤븐리의 신작 Carper Diem 이라는 저 앨범이었습니다. 실은 살까말까 고민을 나름 때리다가 파일을 다운받아 들어봤더니 저 자켓속의 두 처녀보다 더 귓가에 울리는 찰진 사운드의 꼴림이 아주 강력해서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요약: 다운받아 들어보고 귓구녕의 꼴림이 확실해서 CD를 사게 되었다는 이야기)


프랑스 출신 헤비메럴 밴드라고 하는데 의외로 잘 합니다. 뭘 잘하느냐? 내 귀에 꼴림이 있으면 잘한다고 우기는 겁니다. 저 자켓이 신비로워서 제일 먼저 들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저 앨범이 가장 꼴림이 덜 오고 있었으며, 저 뒤에 나오는 Virus 앨범이 나른하게 딸치다가 방문열고 들어온 엄마한테 확 들킨 사춘기 소년의 눈알처럼 정신이 확들어오게 좋습니다. Dust to Dust 라는 앨범은 라이센스는 되었는데 이 나라에 씨가 말라버려서 영국 아마존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2010년 초부터 정신 확 드는 좋은 헤비메틀 밴드를 만났습니다. (Special Thanks To focus)





















운좋게 Yes24 에서 카라의 첫번째 미니 앨범을 구했습니다. 품절이고 곧 입고가 된다고 해서 그냥 큰 기대 안하고 '입고 되면 연락주셈' 번호를 남겼더니 '지금 100장 들어왔으니 후딱 주문하셈' 이라는 문자가 며칠후에 오더군요. 정말 100장 한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결재를 하고나니 품ㅋ절ㅋ. 가시밖에 없는 앙상한 요즘보다 저 때의 사진들이 훨씬 건강해 보입니다. 









몸이 안좋은 상태였는데도 이것저것 챙겨주고 셰릴 크로우 앨범을 선물해준 K양,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쪼개서 번거로우셨을텐데도 폴 메카트니 뉴욕 라이브 앨범을 챙겨주신 K형...연초에 생긴 집안일로 무거운 마음이셨텐데도 시간을 내셔서 헤드윅 OST와 존메이어를 챙겨주신 C형...예쁜 누나도 모시고 나와서 구름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신 포큐파인 트리와 블랙사바스를 챙겨주신 K형..가장 갖고 싶었던 쟈지 마이클의 공연실황 DVD와 즐겨가는 술집앞에서 큰 웃음을 챙겨주신 K형...


취미가 확실하고 집요한(?) 친구들끼리 서로 생일을 맞으면 좋은 점 하나는 선물을 받을 걱정, 줄 걱정이 굉장히 덜어진다는 점일겁니다. 그 사람이 생일선물로 뭘 좋아하는 지 너무나 확실히 정확하게 알고 있으니 뭘 받을까, 뭘 사줄까의 걱정은 다른 사람에 비해 고민을 깊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친구여서 오래가는 게 아니라 취미여서 오래가는 자연스러움이 편하고 즐겁습니다.


1월 2일에 그런 일이 생겼고 덕분에 기분 좋은 선물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눈치없이 새해가 막 시작되자마자 (제가) 태어나서 축하해 줄 여유가 생기기 힘드셨을텐데도 기꺼이 찾아와 제 생일을 축하해준 지인들의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다이고로의 올해 일상생활에서 활력을 불어넣어준 앨범들에 대한 감사의 자리로 이 포스팅을 마련했습니다...한 해동안 다이고로에게 설레임과 청각적인 오르가즘을 주었던 아래의 10개의 앨범에게 다이고로는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바입니다...

아래의 앨범들의 선정기준은 철저히 다이고로의 주관적인 감정에 좌지우지 된것임을 밝혀드리며, 2009년에 발매된 신보만을 꼽은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다시 한번 수상하신 것(-_-)에 대해 다이고로는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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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가데스 "Endgame"



기력이 다 떨어진듯한 데이브 머스테인은 이 앨범부터 새로 가입한 기타리스트를 수혈(?)받으며 보름달이 뜬 눈덮인 겨울 산속을 헤매이는 고독한 늑대의 눈빛같은 기타연주를 너무도 반갑게 다시 들려주었습니다. So Far, So Good... SoWhat! (1987–1989) 앨범 이후 이 앨범이 나온게 아닌가 착각해볼 정도로 완벽한 전성기 시절복귀작입니다.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팀이 핵심선수들이 붕괴되면서 정상(!)으로 올라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듯이 전성기를 달렸던 기타리스트의탈퇴이후 다시 정상 -탑클래스로 혹은 안정적인 상태- 로 돌아오는데 메가데스는 꽤나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롱런(해야)하는 헤비메틀 밴드들이 살아남는 길은 무엇일까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얻었던 앨범입니다. 특히나 올해는 왕년의 전성기를 누렸던 헤비메틀 밴드들의 복귀작들이 꽤나 많았었고, 거의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앨범을 최고로 뽑은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롱런(해야)하는 헤비메틀 밴드들의 대안은 명문 스포츠 팀처럼 훌륭한 선수의 영입이 참으로 중요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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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히브리아 "The Skull Collectors"

이웃블로거 focus 님의 추천을 통해 알게된 간만에 대가리 총맞은 것처럼 기습공격 충격의 기쁨(?)을 전해준 브라질산 헤비메틀 밴드였습니다. 초고음 샤우팅에, 브레이크 나간 질주감, 정신없이 말궁댕이 피튀기며 후려치듯이 갈겨대는 기타솔로와 헤비리프. 자켓을 처음 봤을 때 느낀 '그만그만한 밴드겠구나...'라는 선입견에 염산을 부어버린 앨범이었습니다. 나올 건 다 나와서 이제는 하늘아래 더 신선한 헤비메틀이 없(을거)다고 푸념을 가끔하지만 늘 그런 예상은 빗나갑니다. 올해는 히브리아가 그런 하이킥을 날린 한 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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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드림시에터 "Black Clouds & Silver Linings"


전작 보다는 조금 밝은 느낌의 곡들이 많아서 조금 더 정이 많이 갔던 앨범이었습니다 이 밴드는 슬럼프도 없을까요? 매번 일정 수준의 앨범을 일정하게 발매를 한다는 점이 무시무시한 연주력보다 더욱 무시무시하게 느껴집니다. 훌륭한 연주자들의 훌륭한 꾸준함(?)은 훌륭한 연주력만큼이나 무시무시하게 느껴집니다. 이 팀의 이런 점과 붙으면 요즘 누가 이길 수 있을까요? 네덜란드의 이종격투기 선수 세미 슐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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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뮤즈 "The Resistance"


엄청난 성공이후 결국(!) 자폐아가 되버린 듯한 탐요크의 라디오헤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듯 뮤즈의 행보는 라디오헤드의 모습보다는 훨씬 영악한 것 같습니다. 이 팀의 전작들에서는 댄서블하고 대중적인 곡들로 팬들을 끌어들이고는 다시 이번 앨범에서는 2집 앨범 당시의 락밴드임에도 피아노를 기타보다 전면에 내새운 심각한(!) 구성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팬들과의 밀고 당기기가 정말 매력적인 밴드라고 느꼈으며 개인적으로는 뮤즈의 이런 식의 삼각한 구성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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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램 오브 갓 "Wrath"


이 밴드의 전작들을 나름 그동안 주목을 하고 있었지만 뭔가 하나만 채워지면 딱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서 그게빵하고 터져서 오예!를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이번 그래미 헤비메틀 부분에 노미네이트된 'Set To Fall' 이라는곡의 헤비한 그루브감은 판테라 이후에 간만에 느껴본 즐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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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데이브 메튜스 밴드 
"Big Whiskey and the GrooGrux King"

정규앨범보다 라이브 앨범을 더 많이 내는 라이브형 밴드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밴드를 자주 볼 수 없는 먼 나라 팬들에게는 이 밴드의 새 앨범이 그래서 더 그리웠습니다. 큰 실망감을 준 (전작인) Everyday 앨범과는 달리 이 앨범은 전성기시절의 자연스럽고 자유스럽지만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탄탄하고 쉴새없이 변화무쌍한 리듬들을 뿌려대는 (이 밴드 특유의) 재미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Welcom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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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이 언트 메리 
"Circle"

작년에 올해의 앨범을 꼽고나서 바로 발매가 되었던 이 앨범은 예전 앨범의 타이틀로 이 밴드가 썼듯이(=Just pop) 밴드가 (혹은 밴드로서) 만들수 있는 재치있는 팝음악들이 가득한 앨범입니다. 밴드가 팝음악을 하면 안되는가? 밴드로서 팝음악을 하면 안되는가? 아직은 우리나라의 가요매니아나 락매니아가 서로 침범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 부분을 Nell 이라는 팀과 더불어 고양이 옆집 담넘어가듯이 사뿐하고 귀여운 자연스러움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더불어 올 여름 휴가에 동해안 7번국도를 드라이브하며 들었던 이 앨범의 시원한 기억도 잊을 수 없습니다.


http://image.yes24.com/goods/3369462/L



7. 백두산
"Return of the King"

무엇보다도 (크게) 변하지 않은 유현상의 목소리때문에 왕깜놀이었습니다. 앨범이 발매되고 얼마있지 않아 보게된 공연 모습도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TV-예능 프로그램에서 너무 자주 보게 되니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여자야' 같은 솔로 앨범을 하나 내시고 혼자 TV에 나오시지 밴드로서 앨범을 냈으면 밴드 활동을 열심히 하셔야 되는거 아닌가...유현상이 나갔을때도 아쉬웠고, 유현상이 돌아왔는데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올해 한국 최고의 헤비메틀 앨범입니다. 







7. 윤상
"6th"

수록곡 '떠나자' 를 들으며 이거다! 라고 외쳤지만 이후 이어지는 트랙들에 실망을 했습니다. 결혼후에 안정적인 느낌을 찾고 싶었던 걸까...이어지는 트랙들은 너무 안정적이고 정적입니다. 유학도 오래동안 다녀오셨고 일렉트로닉 트리오앨범도 냈었고 해서해서 이번 앨범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보상은 첫번째 트랙 한곡밖에 없었습니다. 9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의 꾸준한 앨범 발표에 어지간하면 후한 점수를 주려했습니다만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9. 소녀시대
"Gee"

올해 초부터 좋지 않은 일들에 꽤나 힘들어 할 무렵 듣게된 이 앨범은 우는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쥐어주자 뚝 그치듯 그냥 그렇게 이유없는 탁월한 즐거운 효과였습니다. 남자는 늙어서도 남자다의 능글함으로 생각내리시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은데 저는 반대입니다. 남자는 늙어도 애(Kids)다 쪽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아하는 예쁜 여자가 처음 생겼을때의 두근두근을 정말 잘 끄집어낸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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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리지 보덴 "An Appointment With Death"


미국이라는 부자집의 망나니 자식 컨셉(툭하면 성조기는 왜 보여주는걸까!) 으로 활동했던 리지보덴이라는 밴드는 당시로도 정이 닿지 않았던 밴드였고, 지인들의 기억들에도 그다지 임펙트를 크게 준 밴드가 아니라는 증언도 있어서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었지만 2007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타만 잡으면 개나 소나 음악한다고 락밴드한다고 시시한 노래들이 널리고 채이는 요즘과는 달리 락밴드의 테크니션 기타리스트들이 널리고 채였던 80년-90년대에는 앨범이 나오면 여기 기타를 누가 쳤느냐? 죽이는가? 시시한가? 의 호기심과 선입견의 호불호가 혈기왕성했었던 즐거운(?) 추억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리지 보덴은 전성기 때 심심하면 질러댔던 고음 샤우팅을 이 앨범에서는 지르지 않지만 이 앨범의 (리지보덴이 재기를 하면서 들여온) 2명의 기타리스트는 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헤비메틀의 시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헤비메틀은 살아있다는 증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BONUS TRACK -----------------

2008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2007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2006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2005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공연장엔 6시 20분경 도착, 공연시간을 한 시간도 채 안남은 상태에서 올림픽 경기장 체조경기장에서 울리는 리허설 사운드-아마도 오프닝 밴드로 생각되는 껌액스-는 이 날의 공연이 몹시도 순탄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몹시도 무거운 암시를 주고 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리허설이 끝나면서 관객들의 입장이 시작되었고 입장시간은 공연시작 시간이었던 7시였습니다. 입장시간과 공연시작시긴이 매치가 되는 어이낫싱시추에이션.


공연시간이 개차반으로 딜레이 될것이다라는 예상은 이 바닥에서 좀 놀아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짐작이었지만 이날의 건스앤로지스(라고 쓰지만, 액슬로즈밴드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공연은 그런 짐작의 수준을 한참 벗어난 "아이참 빨리 좀 하지..." 수준이 아니라 "야이 SHIP셰키야!!" 수준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입장시간이 7시-1시간 날려잡수시고-오프닝공연이 8시-1시간 날려잡수시고-본 공연이 9시반부터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즐겁게 맥주 한잔 빨면서 호탕하게 수다떨아보려고 했던 짜투리 2시간이 고스란히 체조경기장안에서 증발한 것입니다. C8!


액슬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첫 곡을 향해 스탠딩석의 한 관중이 분노의 생수병을 던진 시간이 9시 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쇼는 2시간동안 진행이 되었습니다. 결론을 우선 말씀드리자면 이 쇼는 건스앤로지스라는 밴드의 공연을 추억하며, 액슬로즈 밴드의 공연으로 볼 수 밖에 없었던 (실망스러운) 공연이었습니다.


호탕하고 스트레이트한 에어로스미스의 계보를 잇는 양키 락큰롤밴드 특유의 매력은 찾기 힘들었고, 괴짜 테크니션 기타리스트 론탈의 솔로는 훌륭하고, 독특하긴 했지만 폼이 (너무!)나지 않아 건스앤로지스와 어울리지 않았고, Darren Jay Ashiba 라는 이름의 이 밴드의 또 다른 기타리스트는 Slash의 코스프레가 올라와서 관객들 앞에서 코스프레쇼를 하는건가? 수준밖에 안되는 폼만 나는 기타리스트였습니다. 드러머는 비욘세의 공연에나 볼법한 흑인 드러머였습니다. 각 멤버들 한명한명만 봐도 건스앤로지스 밴드 멤버로서 합주를 하는 게 아니라 건스앤로지스의 곡을 세션하는 느낌이었습니다.


17년만에 발매된 'Chinese Democracy' 앨범을 들으면서도 생각 해봤던 (이 앨범은 차라리 오래 기다린, 이미 이 밴드에는 액슬로즈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17년간 너무나 잘 알고있던 팬들을 위해서라도 차라리 액슬로즈 밴드로 갔어야 했다는) 우려를 이 공연에서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18년만에 헤어진 여자친구(GN'R)와 만난 느낌은 물론 몹시 반가웠습니다. 2시간을 기다리게 했지만 그래도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만나고 나서의 느낌은 그렇습니다. 이제 볼 일은 없겠구나...그때가 참 아름다웠구나...





 





홍학표와 채시라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 어린 시절 본 드라마가 있었는데 (드라마 제목도 '샴푸의 요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드라마속에서 나왔던 '샴푸의 요정' 이라는 곡을 듣자마자의 설레임은 대단했습니다. 딱히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왠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것 같은 소년의 가슴에 빛과 소금을 뿌려준 '빛과 소금'이었습니다.


이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멤버들중 2명이 만든 그룹이라는걸 한참후에 알게 되었습니다만 그 당시도 봄여름가을겨울만큼의 정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기타리스트와 드러머의 조합(봄여름가을겨울)이 훨씬 락필도 느껴지고, 다이나믹한 맛이 있었고 밴드스러움이 느껴졌지만 빛과 소금은 키보디스트와 베이시스트의 조합이어서 조금더 팝적인 느낌이 커서 그랬던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그랬는지 팝적이고 좀 더 세련된 맛이 느껴지는 발라드곡들은 (봄여름가을겨울 보다) 빛과 소금쪽의 곡들을 조금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비처럼 음악처럼이 들어있는) 3집이 대박이 나면서부터 노래 잘부르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시절에서 음악 잘하는 사람들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정당하게 앨범 판매량으로 대접(!) 받았던 즐거운 변화가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후 좋은 노래보다 좋은 앨범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지면서 실험적인 시도랄지, (너도나도 질세라) 앨범을 해외가서 녹음을 했던 경쟁들은 당시 가요를 듣는 몹시도 신선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요즘 저는 TV만 켜면 (그동안 이런 적이 있었을까 싶을정도로 너무 많이) 나오는 예쁜 소녀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보며 몹시(?) 즐겁기도 하지만 도대체가 (8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의 당시 우리나라 대중음악 캐전성기에 비해 지금은 너무도) CD가 살게 없는 요즘이 씁쓸해서 저 당시의 앨범들이 더욱 보석같이 느껴집니다. 실력자체가 없으면서 나의 예술성을 몰라준다고 겉멋만 잔뜩 들어간 허세-만땅 요즘 대부분 인디밴드들을 보면서도 역시 그렇습니다. 요즘 음악 잘하는 사람들은 앨범 안 만들고 지금 다들 어디서 뭘하는걸까요? 뮤지션들과 그들의 앨범보다 넵스터와 소리바다와 공유에 광분했었던 그 시절 제 모습도 부끄럽습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제 마음속의 알 디 미올라 광풍은 참으로 뜬금없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Electric Randezvous' LP를 사서 들어보며 '음...아직은 정이 오지 않지만 일단 한장씩 사놓으면 후회는 없을것 같긴하다...'라는 포부(!)를 가진지 15년만이었습니다.


멍하니 우수수 떨어지는 은행잎을 보며 아이리스의 첩보원 김태희처럼 멍때리다가 15년만에 알디미올라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일단 파일을 다운 받아서 차근차근 들어보았습니다. Jesus! 화산에 용암이 터지듯이, 냄비에 라면을 넣은 국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흘러넘칠려고 하듯이 들을수록 알디미올라 앨범에 관한 소유욕의 욕망을 주체할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격정적인 순간의 사정을 막을 수 없는 사정이 있듯이 사지 않으면 못 살것(Can't Live) 같은 사정도 있는 것입니다(...)


디스코그래피는 (다 사고 싶었는데 바로 GG칠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만 일단은 초기 앨범 그러니까 한창 깁슨 레스폴을 들고 열심히 일렉트릭-스패니쉬-올레~!속주 피킹으로 마구치며 후려 광팬들의 광분과 흥분을 쪽쪽 빨아 잡수셨던(...) 초기 앨범들로 우선 구입을 하였습니다. 가격도 오래전에 발매한 앨범이어서 수입이긴 했지만 장당 15,000원정도의 아름다운 가격이기도 하여서 준수한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좋았다가 갑자기 싫어지는 게 사람마음이고, 몰랐다가 정드는게 사람마음이라 그 한 길속을 알 수가 없지만 몰랐던 앨범, 알았지만 친해지기 어려웠던 앨범, 친해질 수는 있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던 앨범들과 (한 길속을 알수 없는) 제 감성과의 조우(遭遇)는 늘 반갑습니다. 오래 살고 싶게 만듭니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주말 오후의 즐거움중 하나라면 TV 가요 쇼프로그램의 걸그룹들을 보는것인데 마음에 드는 외모의 걸(들이 많은)그룹이 나타나면 결국은 이렇게 구입까지 하게 됩니다. 제작사들에게 절반은 커녕 1/4도 채 안돌아가는 수익구조의 이동통신 3사의 온라인 음원시장에 좆까라 니네들에게 한푼도 못준다 마인드로 용감하게! 씩씩하게! CD를 구입하게 됩니다. (양념 농담반 / 후라이드 농담반!....) 저의 이런 투자(!)가 좀 더 멋지고, 좀 더 예쁜 걸들이 영입, 육성되어 HD-TV 화면속에 왕성하게 더 많이 활동하는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것도 역시 양념 농담반 / 후라이드 농담반!....)


하지만 양산형 댄스가요 메이커인 '용감한 형제'의 노래가 또 공급이 된 점은 (이번 싱글을) 들으면서 여전히 불만입니다. YG시절에 얼마나 독하게, 박봉에 뺑뺑이로 털렸으면 나와서 독립하자 마자 (보코더등으로 판형 만들고) 찍어 낸듯한 그 멜로디가 그 멜로디고, 그 편곡이 그 편곡인 양산형 댄스가요들을 독하게 계속 마구마구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어지간하면 예쁜 걸들이 앨범을 내면 어지간하면 CD를 사줄 준비가 되어있는 저같은 사람을 위해서 제발 이제는 적어도 10년넘은 전문화된 댄스가요 시장에서 좀 더 프로페셔널하고 똘똘하고 재치넘치는 독창적인 센스쟁이 댄스가요 메이커들이 많이 등장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르르~ Ctrl+C / Ctrl+V만 하지말고 쫌!












5곡밖에 들어있지 않으며 2곡은 보컬 트랙을 뺀 MR트랙임을 감안한다면 사실 3트랙밖에 없는 이 밴드의 싱글앨범을 구입한 이유는 좀 싱거운 편인데, 반갑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했고 정이 가는 팀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마돈나식으로 갖다 붙이는 표현을 상당히 본인도 손발이 오그라틱이긴 하지만 "누군데 이러시는것이오?" 라고 물어본다면 한국의 크리드...랄까요? 소심하게 소개해 주고 싶은 팀입니다.


2번째 정규 앨범이 나온지가 벌써 4년전이라고 합니다. 4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의 이 밴드내의 사생활은 그리 친하지 않으므로 알 수가 없지만 원래 멤버인 베이스와 드러머는 이 앨범에 참여하지 않았고 세션들과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4년간 아무소식이 없길래 그냥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갔다 잊혀질 그런 팀이었구나 체념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싱글이라도 발매를 해주면서 살아있다는 S.O.S 표시같은 절박함이 느껴졌다고 할까...구입욕구는 사실 이 점이 컸습니다.


정말 국내산 락밴드들의 앨범을 찾아 보기가 너무 힘듭니다. 페스티발급 행사(?) 밴드는 여름만 되면 꽤 많은 것 같은데 앨범을 내는 밴드는 정말 찾기가 사기가 듣기가 힘듭니다. 갈수록 락음악하는 사람도 락 음악 하기가 힘들고, 락음악 듣는 사람도 락음악 듣기가 힘든 세상이 되가는 거 아닌가 씁쓸해 집니다.




















를 보러 가기전 예매를 해놓은 한국시리즈 7차전을 보기 위해 찾은 잠실야구장의 허세인증 사진입니다. 경기시작 2시간전 이었는데도 경기시작 2초전 분위기였습니다. 빨간색과 파란색 지정석은 일찍 올 필요가 없었겠지만 나머지 일반석들은 2시간전부터 스탠딩 관람 그거슨 데스티니였습니다.

미스터빅의 공연시간은 7시부터였고 9회말이 시작된 시간은 6시 20분이었습니다. 제 시간에 올림픽공연 체조경기장 공연장에도 도착해야 했고, 잠실 야구장은 5:5 동점상황이었고 항문에 다이너마이트를 박아놓고 심지가 미칠듯이 타들어가는 듯한 초조함으로 긴장감은 따블이 되었습니다.

타이거즈의 9회말 공격이 1아웃이 되고,  타이거즈의 뚱보 3번타자가 친 야구공이 3루쪽 외야석에 앉아있던 제 쪽으로 점점 날아오는 게 보였습니다. 공이 점점 크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제가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오!오! 랄지 (이리)와! (이리)와! 를 짐승처럼 외쳤던 것 같습니다. 한채아와 이날의 기쁨과 바꿀래? 라고 했어도 Shut The Fuck Up 이라고 했을것입니다.



실컷 다 보고 공연 마지막 무대 인사때 한장 찍은 허세인증 저질 폰카 사진


역사적인 영화같은 승리의 순간을 즐길틈도 없이 미칠듯이 쏴대는 불꽃놀이 풍경을 뒤로 하고 붕가붕가후 막 사정을 해버린 듯한 기분좋은 멍-한 상태로 미스터빅의 공연장으로 허둥지둥 이동을 하였습니다. 미스터빅 공연의 첫 번째곡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를 놓쳤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도착해보니 공연장에는 YB밴드가 오프닝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개똥도 쓸데가 있구나! YB밴드가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8시부터 시작한 공연은 10시에 끝났습니다. 셋리스트는 미리 예습했었던 Back To Budokan 일본 라이브 앨범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당연히 떨어지는 투수의 구속만큼이나 전성기의 싱싱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정이 가고 여전히 귀여웠던 에릭마틴 횽아! 좋았습니다. 폴과 빌리의 '내가 락스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Solo도 좋았습니다. 에릭 마틴과 팻 토페이가 휴먼 카포가 되어 폴과 빌리의 연주를 도와줬던 볼거리도 좋았습니다.


끝난줄 알고 영화관에서 자막이 올라가기 내가 1등으로 빠져나가겠다는 각오로 무섭게 자리를 뜨는 관객처럼 비상구로 빠져나가던 관객들을 뻘쭘하게 만들었던 미스터 빅 공연의 전통의 볼 거리(!)인 멤버 돌려치기(...) 'Smoke On The Water' 도 좋았습니다. (드럼: 폴 / 베이스: 에릭 / 기타: 빌리 / 보컬: 팻) 박수를 치는게 아니라 내가 지금 손바닥을 너무 때리는게 아닌가 싶을정도였습니다. 2009년중 가장 바쁘게 즐겁게 놀았던 하루였습니다. 놀이공원의 모든 놀이기구들을 줄서지 않고 바로바로 하루종일 탄듯한 아드레날린 과다분비 뽕쟁이 같은 기분, 여자친구와 밥먹는 시간빼고 하루종일 사랑을 나눈듯한 몹시 즐거운 피곤함이었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분위기 있고, 말수도 적지만 속은 착한 고등학교 친구같은 음악을 하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2009년 새 앨범을 샀습니다. 솔직히 자켓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항상 좀 늦가을같은 음악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자켓속 화면은 하와이 보이스(Boys) 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늦가을이 쩔어가는 요때 이 앨범을 구입했으니 저 자켓을 향한 저의 오기서린 이질감은 집요했습니다.






게다가 펼쳐보니 열대과일 망고같은 저 씨디 라벨이란!!!! 요즘 날씨처럼 쌀쌀해서 소주 땡기는데 목구멍이 얼어버릴 듯한 캔맥주를 길가다가 하나 얻은 듯한 심정이었습니다. 조금만 일찍 앨범을 발매해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앨범은 '몹시' 좋지는 않지만 '여전히'는 좋습니다. 인상적인 투구는 아니지만 큰 실점을 하지도 않는 투수가 선발인 일요일 오후의 야구경기를 외야석에서 졸릴듯 말듯 멍때리며 보는 듯한 (오늘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구요. 편안하게 음악이나 들으세요...식의...) 널럴함이 좋습니다.  브라더스 포(Brothers Four) 가 21세기에 태어났다면 같은 이런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앨범만 계속 틀어준다면 요즘 같은 날씨에 커피를 몇잔을 들이키던 간에 해가 떨어질때까지 창밖의 가로수만 쳐다봐도 시간가는 줄 모를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의미없는 낙서들을 끄적거리면서 맛있는 커피 홀짝거리면서 옆에 앉아서 징징대지 않고 말잘듣는 강아지처럼 창밖을 똘망똘망 보고있는 여자친구를 가끔씩 쳐다보며 입꼬리 살짝 올라가는 행복한 기분일때 듣고싶은 바람이 있는 우리집 배개같은 앨범입니다.














'안녕, 노란 벽돌길이여~' 랄지 '미안하다는 말은 가장 힘든 말' 이랄지 '당신을 위한 노래' 랄지 '오늘 밤 사랑을 느낄 수 있나요?' 랄지 (더 있겠지만 손가락 아파서 생략) 아무튼 팝 발라드 히트곡들로만 해도 억만장자의 차고에 있는 스포츠카들 처럼 많이 가지고 있는 엘튼존 아저씨의 초기 앨범을 한 장 구입했습니다. Capt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


80년대 이후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팝 발라드만을 마구마구 만들어 내고 마구마구 히트시켜 버리는 무시무시한 피아노 팝발라드의 달인(...)같은 엘튼존 선생님 느낌이 몹시 강합니다. 하지만 Crocodile Rock 이랄지 Funeral For A Friend (Love Lies Bleeding) 같은 곡들이 발표된 70년대 초기 앨범들을 들어 보노라면 철저히 락밴드 스타일속에서 엘튼존의 피아노가 주위를 탄탄하게 감싸고 리드한 느낌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70년대의 엘튼존 초기의 앨범을 조금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저와 같은 나이인 저 앨범을 며칠전에 적극적인 각오(!)로 사야겠다고 발기된 이유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올 가을엔 기필코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 / Curtains 를 제대로 듣고 말겠어!' 였습니다. 케서린 제타존스가 그냥 이유없이 예쁘듯이, 한채아가 그냥 이유없이 예쁘듯이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 / Curtains 라는 곡도 그냥 이유없이 예쁜 곡이었기 때문입니다. 듣다보면 한 여름에 몇입 먹지도 않았는데 금방 뚝뚝 줄줄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 국물처럼 제게는 감동의 감성이 금새 줄줄 뚝뚝 흘러내립니다.






























다 고만고만해 이제 제발 고만! 을 외치고 싶은 질보다 양인 요즘 저쪽나라 팝시장에서 정을 주기가 쉽지 않은 요즘. 존 레전드는 그나마 참 좋아하는 가수(이자 뮤지션)입니다. 저같은 사람이 들어도 눈치 깔만한 피아노를 상당히 많이 공부한 듯한 지적인 멜로디들은 또래 가수들보다 확실히 우월함이 있습니다. 게다가 6-70년대 선배 흑인 뮤지션들의 소울음악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도도 상당해서 이 사람의 앨범을 들어보면 올드스쿨 소울음악 특유의 편곡과 감성이 물 안 잠근 싱크대 수도꼭지처럼 철철 흘러넘칩니다.


그렇게 나불거리고 있지만 이 블루레이 타이틀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아주 저질입니다. 가격이 쌌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는 짓이 많이 싸서 지인들에게 늘 욕을 먹습니다.) 3만원은 가뿐히 넘겨주시는 블루레이 타이틀들의 평균가격에 비해 2만 4천원이라는 가격! 그래서 보게 된 존 레전드의 공연실황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존 레전드라는 솔로가수의 콘서트 백밴드가 아니라 존 레전드라는 (밴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리듬앤블루스 밴드의 공연을 보는듯한 유이의 허벅지같은 탄탄함, 건강함, 탱탱함이 느껴졌습니다.  훌륭한 세션이었습니다.


남보다 음악을 잘 만들고, 남보다 음악을 잘 (연주)하면 내 자신이 남보다 우월해 지기 때문에 남들을 볼 틈이 없습니다. 남들을 신경쓸일도 없어집니다. 당연히 남의 음악을 들을 일이 없습니다. 넌 그래서 좋겠다 쨔샤가 이 공연실황을 보고난 소감이었습니다. 실력의 한계 재능의 한계가 있으니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이 신경쓰이고 인용하게 되고 뻔뻔해지는 전철을 곀는 (딴에는) 흑인음악을 하는 가수들을 키우고 있는 한 가요기획사 사장에게 '만들' 음악만 찾느라 돌아다니지 말고 '공부할 만한' 이런 음악도 들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타이틀입니다.














드디어!




맹렬한 공격성과 전성기 시절의 정밀함으로 복귀한 신작! [ENDGAME] 연주나 사운드,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이번 앨범은 기타리스트 마티 프리드먼의 부재가 더 이상 아쉽지 않다!! ......라고 써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간만에 100% 공감해보는 찌라시 스티커.




오호...앞으로 이런 앨범 많이 만들겠습니다. 벌을 서고 계시군요. 좋은 현상입니다. General...




드디어 문이 열렸다! Headbangers 들이여! 진격!




간만에 만나보는 VIC...




ENDGAME 앨범의 뉴-히어로! 크리스 브로드릭!! 전성기를 뒤로하고 하강세를 향해가던 기아 타이거즈가 다시 1위를 하는 데 구톰슨과 로페즈 투수가 수혈되어 큰 역할을 해냈듯이 이번 앨범에 있어서 완벽하게 전성기 메가데스로 돌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기타리스트입니다!!! 야구는 투수놀음! 락음악은 기타놀음!


이 앨범 듣는 내내의 가장 큰 재미는 기가 막히게 박진감 넘치고 재밌고 너무 짜릿짜릿 눈이 부셔 노노노노노- 기타 솔로가 밟히고 채이고, 널렸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성기 시절 특유의 한 곡도 100km 이하로 달리지 않겠다는 각오의 끝장나는 질주감도 매력적이었습니다만 이 앨범의 매력은 단연 기타 솔로입니다.


이 앨범을 새로운 기타리스트가 다 친건가? 싶을정도로 정신없이 기가 막힌 솔로들이 마구마구 지나가는데 앨범을 열어서 가사지를 보니 데이브 머스테인과 크리스가 번갈아가며 기타 솔로를 (마구마구 서로 질세라) 후려갈겼네요. 데이브 머스테인도 굉장히 연주력에 자극을 많이 받았나 봅니다. 여하튼 이래저래 메가데스라는 팀에게도 팬들에게도 동네 잔치를 벌일만한 2009년의 최고의 헤비메럴 앨범입니다. ★★★★★

















너바나가 뜨니까, 소녀시대가 뜨니까, 콘이 뜨니까, 장윤정이 뜨니까...AND 라디오헤드가 뜨니까! 뜨니까 식으로 하나 뜨면 (어느정도의 상업적인 모험의 매를 제일 먼저 맞아준 결과로 옳다꾸나! 요때다! 얍삽하게! ) 당연하게 줄줄이 따라나오는 그런 시리즈로 뮤즈도 생각했습니다. 데뷔 앨범을 그런 선입견으로 똘똘 뭉쳐 들었었고 지금도 1집 앨범은 자주 듣지 않는 편입니다만 2집 앨범을 들었을때의 즐거운 전율은 아직도 기억합니다.


라디오헤드의 탐요크가 자폐증을 앓는 광기를 (주로) 표출했다(고 친다)면, 뮤즈의 메튜 벨라미는 불면증을 앓는 광기가 표출되는 듯한 독창성(!)을 나름 느꼈습니다. 같이 우울하게 미쳐도 이런 식으로도 미칠 수도 있구나라는 감탄(?)을 준 앨범이라는 게 저의 소감이었습니다.


여하튼... 에니웨이 웅진코웨이 그런데 어쩌다가 뮤즈의 앨범은 저 앨범 2집까지 미치도록 좋아하다가 3집부터는 정을 좀 잠깐 끊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뮤즈의 신보 소식을 듣고는 우선 파일로 받아서 들어본 바...2집을 들으며 (제가) 느꼈던 당시의 광기의 감동의 선율이 다시금 제 등짝을 털벗긴 영계백숙 닭살처럼 오돌토돌하게 만든 꼴림이 있었습니다.


헤비메틀은 누구던 한놈만 시비걸면 줘패버리겠다는 식으로 미치고, 이쪽은 인생이 너무너무 우울해서 미치고...음악을 들으며 느껴지는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녹음한듯한) 앨범속의 천재적인 광기 철철 감수성은 훌륭한 연주를 집중해서 듣는 재미와는 또 다른,  미치고 싶어도 미칠 수 없는 심심한 일상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음악 듣는 재미입니다. 뮤즈의 새 앨범은 그런 재미를 여전히 주는 것 같습니다. 구매확정입니다.

















음악을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었던 최악의 순간이라면 역시나 군대 있을 때 였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여자(호오)를 잘 몰랐(오호오)을 때라서 오직 음악에만 순정을 바치고 있었던 시절이었는데, 생물도 아니고 휴먼도 아니었으니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을리도 어이없고, 빨리 자유롭고 싶다!고 전역 카운트를 다는것이 아니라 빨리 음악을 듣고 싶다!의 전역 카운트를 불태웠던 욕구가 더 강했던 군대시절 본조비에 관한 추억의 나불거림 하나!


고참이 휴가를 다녀오며 가져온 이 (무려!) 테이프는 같이 가져온 성인잡지보다 (진짜임) 제 눈에 더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들을 수 있나 어떤 음악일까? 궁금해서 얼굴이 하얘질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패닉상태...운좋게 며칠후 그 고참과 새벽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취사장에서 듣게 되었을때의 경기도 연천의 새벽별을 보며 느꼈던 감동이란...


꼭 이렇게 듣게 되어서 이 앨범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니지만 나중에 휴가 나와서 아주 뭔가 대단한 의식을 하는 양 경건하게 CD 플레이어에 이 앨범을 플레이 시키고 들어본 느낌은 역시나 좋았습니다. 맨날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본조비만 보다가 갑자기 쌔끈한 자켓을 입은 'Keep The Faith' 앨범의 당황스러움을 이 'These Days' 앨범에는 오호...반조비도 깔끔한 수트가 (꽤,잘) 어울리는 군...이라는 'Faith' 를 'Keep' 하게 된 앨범이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는 그들의 팬들과 발걸음을 맞추게 되는 시발점이 된 멋진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메가데스의 신보가 9일날 나온다길래 기다리는 즐거운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아침에 나오면서 초기 3장을 들고 나왔습니다. 마티 프리드먼 시절의 메가데스도 물론 (매우) 좋아하지만 달빛이 비치는 시퍼런 사무라이의 칼날같은 서늘한 느낌의 저 앨범 3장이 왠지 더 저에게는 정이 가는 앨범입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미리 파일로 들어본 이 팀의 신보 'Endgame'은 저 초기 3장의 모습과 놀랍도록 느낌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빨리 칼로 메가데스 신보 'Endgame' 의 옷을 벗기고, 만지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데이브 매튜스 밴드에게 정을 끊게 된건 2001년부터였습니다. 2001년 'Everyday' 라는 앨범이 이전의 데이브 매튜스 밴드 사운드 특유의 브라질 축구같은 '여유로우면서도 세련되고, 치밀하면서도 우아했던' 그루브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였습니다. 이전의 앨범들이 지산락페스티발에서의 산과 들을 바라보며 듣는 듯한 감동이었다면 'Everyday' 앨범은 지하철 3호선역 광장에서 듣는 듯한 텁텁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을 좀 놓고 있다가 모처럼 이 밴드가 올해 새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일단 음악파일로 먼저 들어본 느낌은 '오-!' 였습니다. 이 밴드 특유의 '한 순간도 너네들이 예상하는 리듬대로 연주하지 않겠다' 라는 각오(...) 가 보이는 듯한 변화무쌍하고 훵키한 (연주력 좋은 밴드들 특유의 진지한) 리듬감이 매우 즐겁습니다.


날씨가 요즘 참 예뻐서 줄창 듣던 헤비메틀이 잘 안들어오고 예쁜 음악(...)들이 자꾸 귀에 들어옵니다. 제이슨 므라즈의 앨범과 더불어 요즘 이 앨범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제이슨 므라즈의 앨범이 정말 가슴이 콩닥거리게 살랑거리는 원피스 입은 아가씨와 데이트하는 손잡을까 말까의 부드러운 설레임이라면, 데이브 메튜스 밴드의 이 앨범은 예쁜 여자친구와 기가 막히게 매칭이 계속 똑똑 맞아 떨어지는 즐거운 수다를 계속 이어가며 입꼬리 올라가는 기쁨의 몰입감입니다. 













몇십년 넘게 만난 친구와 이런 얘길 한적이 있습니다. "너랑 만난지 몇년째냐..." 순간 계산(!)해보니 0.1초 머리가 하얘집니다. 아니~벌!써! 해가 솟았나. 그리고 제 자신이 제가 좋아하는 음악에게 물어봅니다. "너랑 만난지 몇년째냐..." 남들처럼 적당히 음악 좋아하고, 시간이 흘러 먹고살기에 좀 더 지긋지긋하게 집중하면서 '아 그때는 이런 음악도 좋아했었지...' 라고 적당히 추억하면서 살아봤으면 어땠을까? 궁금해집니다.


하루종일 수십장의 앨범을 들으며 일을 합니다. 집중해서 듣던, 그렇지 않던 항상 음악은 흘러나옵니다. 어떤 음악이던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 이라면 늘 흘러나옵니다. 다시 나에게 물어봅니다. '음악이 취미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었을까?' 툭하면 샀던 CD들, 툭하면 음악에 의지했던 그 감성들을 정리했다면 나는 그 감성들을 어디다 쏟아부으며 어떤 인생을 살고 있었을까? ' ...


친한 누나에게 빌렸다가 10년이 다 되가도록 못(?) 돌려주고 있는 Quick Silver Messenger Service 앨범을 들으면서 티비에서 기어나오는 링의 산발머리 귀신 보듯 슬금슬금 가위눌리듯 조여오던 뻘 생각이었습니다. 대책없이 진지하고, 현란했던 70년대 사이키델릭 밴드의 앨범을 듣는 부작용(...)이라고 애써 진지해지는 뻘 생각을 빨리 덮어버립니다.


시원한 맥주에 소시지나 우물거리면서 프로야구나 봐야지. 진지해봤자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금은 우드스탁의 시대, 히피의 시대, 사이키델릭의 시대, 평화의 시대는 아니니까요. 진지함따위는 개나소나 줘버리고 개나 소나 집에서 LCD 모니터를 보며 음악을 뚝딱 만드는 디지털 시대. 하지만 뮤지션들의 우월감과 진지함과 여유와 독창성이 넘쳤던 그 시대 음악들은 늘 듣게 될 때마다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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