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가 일하는 자리의 책상은 유일하게 다른 직원들과의 책상의 방향이 다릅니다. 각자 직원들끼리는 움직이면서 본의든 본의가 아니던 모니터를 보게 되는데 다이고로의 자리의 책상만큼은 보일수도 보이지도 않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나더!!! 모니터의 위치가 다른 직원들과 다르다보니 PC스피커의 위치도 방향이 달라지게 되어버려서 어지간히 볼륨이 높지만 않다면 다른 직원들의 근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로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뭐 그렇다보니 꽤나 행복한 기분으로 일을 할때가 많이 있는데, 만약 음악을 못듣는 사무실에서 일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위험한 상상(...)을 해보게도 됩니다. 지금 다이고로가 일하는 사무실에는 저 말고는 다른 직원은 아주 어지간하지 않고서는 음악을 들으며 일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이 회사를 왔을때는 그래도 나름 음반회사이니 (=대중가요 음반을 주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음반회사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나만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습니다만...완전 박살이 났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혼자 지냈던 시간이 많았던 다이고로였기에 조용한건 정말 싫어한 편이라 (어린 시절 집에 혼자 있으면 그게 싫어서 온 방안의 불빛과 라디오랄지 TV를 죄다 켜놓고 자주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의 무시무시한 적막이 흐르는 이 사무실에 다이고로에게 만약에 음악까지 듣지 못하게 했다면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왜 쟤만 돌연 질식사를 한거야?" 라는 부검의의 사인(死因)을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친한 형아와 집에서 즐거운 음주(音+酒) 대화를 나누던중 갑자기 듣고 싶은 앨범이 생각나서 CD를 찾는데 도저히 어디에 꽂아두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분명히 이 근처였던 것 같은데 그 자리에는 없었습니다. 허탈하더군요. 내 CD가 어디있는지 내가 못찾다니....생각해보니 정말 오랜만에 CD를 빼서 들어보려 한 것이었습니다.


다이고로가 일하는 사무실에서는 (본인 역시 아주 행운중 행운이라 생각하는...) 듣고 싶은 음악을 볼륨제한은 뭐 약간 있을지언정 무리없이 들을 수 있기때문에 일하면서는 뭐 이것저것 신나게 듣는 편입니다. 하루종일 회사에서 음악을 들었으니 집에서는 어지간한 상황 (=재택근무랄지 여성동지와 뭔가 로맨틱한 분위기 조성등등...) 을 빼고는 거의 CD를 듣지 않습니다.


요즘은 CD를 그런데 왜 살까? 라는 고민에 빠집니다...어짜피 사게 되도 CD 플레이어로 듣는 게 아니라 인코딩을 해서 파일 변환을 한 후 PC에 저장시켜서 주로 듣거나, 바깥 이동시에는 IPod으로 듣기 때문에 CD는 그냥 당당한 소유의 확인일뿐 다른 의미는 예전에 비해 참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어떻게든 한 장이라도 더 사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솔직한 마음은 CD 플레이어보다 PC나 MP3 플레이어가 편한 건 사실입니다...그런다고 온라인상의 어둠의 파일 수집가로의 전직도 싫고...귀찮기도 하고...


CD라는 와이프와 결혼은 했으나(게다가 이혼할 마음도 없으나) 고지식하고 투박한 CD때문에 답답해 하던 중 알게된 새끈하고 편한 MP3 라는 미모의 여성에게 끊임없이 ("나에겐 아무런 댓가가 필요치 않아~다이고로씨~") 유혹을 받는듯한 기분의 요즘입니다. CD 듣기 참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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