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 90년대말의 국내 음반 배급사들중 특히 지구레코드와 서울음반이 눈물나게 고마웠던 점이 하나가 있었다면 만원을 채 넘지 않았던 아름다운 가격(특히 지구레코드)과 일본의 Victor 레이블 앨범들을 그대로 라이센스했었던 서울음반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생각해도 이 당시가, 요 무렵이 헤비메틀 앨범 라이센스 발매의 가장 초절정,오르가즘 전성기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 발매됬던 다 사지 못했을 정도로 좋은 앨범들이 상당히 많이 발매가 되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W,A.S.P의 저 앨범은 93년무렵 LP로 샀음에도 불구하고 '말리지마, 난 지를거야!' 묻지마 지름질을 저질르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W,A,S.P 초기앨범들을 Re-Issue 화 되어서 Victor 레이블에서 발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툭하면 1장의 CD를 두장 가격에~ 1장을 사면 DVD가 1장더! 등등 덤태기 패키지가 흔한 상태지만 저 무렵의 Re-Issue 앨범은 나름 굉장히 신선했었습니다. 2장의 CD로 구성이 되어있었는데 1장은 정규앨범, 나머지 한장은 미공개 라이브 트랙으로 꽉꽉 눌러담긴 구성이습니다.


안그래도 살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1장더 들어있었으니 바로 W.A.S.P의 Re-Issue 앨범들을 한키에 싹쓸이 지름질을 해버린후의 머리속에 흐르는 산바람같은 상쾌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빨리 집에가서 들어보고 싶은 두근거림은 여자친구와 모텔들어가기 직전의 스릴넘치는 설레임과 비교할만 했습니다. 칼로 비닐을 한장씩 벗기고, 푸짐하게 들어있는 부클렛을 넘겨보는 재미, 그리고 푸짐하게 2장씩(이나!) 들어있었던 시각적인 포만감!!! 기분좋은 감동의 2런홈런!!


이웃블로거 focus님이 선물해주신 앨범 한장때문에 요즘 W.A.S.P의 앨범들을 간만에 다시 꺼내서 듣고 있습니다. 항상 월요일날 출근후 듣는 음악의 선택은 야구에서 투수가 맞이하는 1회처럼 굉장히 부담스럽기만 한데, 축축한 월요일 오전의 W.A.S.P의 "Crimson Idol"  저 앨범은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자비없는 마인드 게임이 가득한 인간관계 배틀의 한 주가 또 시작되었다는 살벌한 현실감에 아찔하지만, 추억을 추억할 수 있을뿐만이 아니라, 추억을 지금 바로 재생(PLAY) 할수있다는 CD가 주는 따뜻한 현실감으로 어쨌든 살벌한 한주를 또 버텨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웃블로거 focus 님이 선물해주신 W.A.S.P의 "The Neon God Part.2 - The Demise" 앨범을 들으며 아침에 일어나기보다 더 싫은 오늘 저녁 야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W.A.S.P 의 앨범은 초기작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라고 나불대는 편이긴 합니다만 근래에 나온 -예전과 달리 진지한 냄새를 꽤나 많이 풍기는- 후기 앨범들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 물론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양자택일이라고 한다면 어째됐건 초기 앨범쪽이 더 정이 간다고 하겠지만 말입니다. (아~어쩔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 앨범이 얼만큼 좋아졌냐하면 전작인 The Neon God Part 1: The Rise" 앨범을 사고 싶어지는 지경까지 왔을만큼 입니다. 이상하게 후기 앨범들에서 꽤나 자주 컨셉앨범들을 발매를 해주고 계신데, 이상하게 이게 귀에 잘 먹히는 재미가 또 있습니다. 8척 장신 Chris Holmes 아저씨는 어디간걸까? 나가시고 들어온 새로운 기타리스트인 Darrell Robets 의 기타도 이 앨범속에서 참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CD를 열었을 때 정신 못차리게 좋아하는 전곡 가사 해설이 있는 해설지도 들어 있었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이 밴드의 거의 브레인인 블레키 로리스형의 "에, 내가 왜 이 앨범을 기획하고, 만들었냐하면 말이지..." 의 작가(!)의 해설까지 친절하게 번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 몇번이나 제 블로그에서 말하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감상을 주르르 써놓은 시덥지 않은 음악평론가 앨범 해설지보다는 이렇게 깔끔한 한글 가사번역이 훨씬 앨범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앨범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놈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20여년이 넘도록 앨범을 이렇게도 꾸준히 내어주고, 밴드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밴드와는 달라도 뭔가 다른 대단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일텐데, 그 무언가는 그냥 이 앨범 한번 들으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계속 뭔가를 만들고 싶으니까 앨범을 내는걸테고, 계속 듣고 싶어하니까 팬들은 당연히 사주는 겁니다. 공평한 관계. 동등한 관계입니다. 여전히 W,A.S.P는 현역입니다.












글쎄 그게 그 당시에는 'Sex Action'이라는 곡을 뮤직비디오로 하도 지겹게 봐서, 아우 이제 좀 CD좀 사고 싶은데의 투정을 부려봤었습니다만 냉정하고도, 당연하게도 '대단히 노골적인 제목'때문에 이 밴드의 'Sex Action'이라는 곡이 들어간 데뷔앨범은 당시 참 구하기 어려웠었습니다. 그리고 참 다행스럽게도 2집인 'Cooked & Loaded' 라는 저 앨범이 라이센스 되었을때는 뒤돌아보지 않고 사버렸었습니다. 제 고삐리 시절의 음악투수 선발진은 당연히 머틀리 크루가 1선발 에이스였다면, LA Guns는 한 4선발쯤 됬던것 같습니다...(음...그렇다면 주전포수는 파나소닉 워크맨정도 되겠군..니가 참 고생이 많았다..)


아무튼, 에니웨이 당시 꽤나 건스앤 로지스라는 밴드와 (당연하게도) 비교를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양키 특유의 흙냄새 폴폴 풍기는 하드락과 양아치필 충만한 롹큰롤 사운드의 차이도 있었을테고, 액슬로즈의 보컬이 발정난 살쾡이톤이었면, 이 밴드의 필립 루이스의 보컬은 퓨마가 "캬릉~!" 거리는 듯한 느낌같다며 혼자 낄낄거린 재미도 기억납니다. 흠... 물론 지금도 이 두 밴드의 데뷔 앨범중 건스앤로지스의 데뷔앨범에 더 미소를 보내는 편입니다만, 보컬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야옹야옹 거리는 액슬로즈보다는 (제 느낌입니다.ㅋ) 호탕하게 팡팡 내질러댔던 저 당시의 필립루이스의 목소리가  더 정이 갑니다. 


이 밴드를 재작년에 부산 락 페스티발에서 만나게 되었었는데, 이때는 폴 블랙이라는 친구가 노래를 불렀었습니다. 더욱더 필립 루이스가 그리울 정도로 정말 처참한 실력에, 술과 약에 쩔은 정키같다는 느낌말고는 아무런 좋은 감정이 생기질 않았습니다. 듣기로는 기타리스트 트레이시 건스 VS 나머지 멤버로 대립이 되서 밴드 이름하나로 두 밴드가 활동을 하고 있다던데 마냥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형님들 이제 다들 나이도 있으실텐데 까칠한 성격 그만 접으시고, 유~해지셔서 원년멤버들로 공연이나 한번 더 봤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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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 하여간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앨범은 소녀시대의 저 앨범들입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지난 주말 잠실로 야구를 보러가면서 차안에서도 들었으며(최고의 주말!!!), 압박감이 상당한 월요일 출근후에도 하루종일 들었습니다. 글쎄 이상하게 요즘은 주로 듣는 음악들이 귀에 잘 안들어오고, 샤방샤방한 날씨탓인지 샤방샤방한 처녀들의 팝필이 충만한 저 노래들에 자꾸 귀가 갑니다.  노래를 계속 들으며, 좋아지다보니 안 살수도 없는 노릇...향뮤직에 가서 세뱃돈받아 CD 한장 고르는데 3시간 걸렸었던 좆삐리 고삐리 어린 시절이후로 참 구입하는데 많은 망설임을 주었던 느낌마저 즐거웠(!)습니다.


    좋으면 (싫은이유 한 가지도 생각나기 어렵지만) 좋은 이유 100개는 댈 수가 있고, 싫으면 (좋은 이유 한 가지도 생각나기 어렵지만) 싫은 이유 100개는 댈 수 있는게 사람 마음입니다. 느닷없이 소덕삼촌이 된듯한 당황스러운 감정은 저도 모르는 게 아닙니다만, 생각해보면 저의 중삐리, 고삐리 시절 올리비아 뉴튼존, 시나 이스턴, 데비 깁슨, 티파니(이 티파니는 그 티파니와는 동명이인-_-;) 그리고 최근의 스파이스걸스와 푸시켓돌스에 설레였던 그 시절 그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잘 만든 팝 음악, 거기에 예쁜 여자가 노래까지 예쁘게 불러준다면 저는 언제나 설레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뮤직비디오가 아주 열심히, 많이 나왔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듣는 것보다 보는 것으로 정신없이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연히도 들려만 주는 장소도 있었지만,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 장소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의 고삐리때가 딱 그러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잘 틀어주었던 곳이 있었습니다. 여자도, 술도, 담배도 몰랐던 시절의 유일하게 설레임을 주었던 장소중 하나였습니다. 평일에는 집에서 라디오로 빌보드 팝챠트를 들으며 공부하는 척하고, 주말에는 뮤직비디오를 틀어주었던 그곳엘 가서 최신 팝뮤직비디오랄지 락뮤직비디오를 보는게 그렇게 재미가 있었습니다. 넬슨이라는 팀도 그렇게 처음 만났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뭘 하는지 뭐 우리나라 미사리 밴드처럼 미국 어느어느 7080 클럽들을 돌며 쇼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만 데뷔앨뱀 이후로 원래 락밴드를 하고 싶진 않으셨는지 데뷔앨범 이후로 자꾸 컨츄리와 팝음악쪽으로 빠지시는 듯하더니 결국 소식의 끊을 놓쳐버렸습니다만 어쨌든 데뷔앨범의 저 감동은 어린 시절 고삐리 다이고로에게 설레임 범벅이었습니다. 지금 들었다면 "에이~뭐 어쩌라구~휙~" 식의 심드렁함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저때의 저 꽃미남 쌍둥이 밴드의 "After the Rain"이라는 곡이 어찌나 좋던지 이 곡만 듣고 있으면 제가 마치 당시 유행하고, 인기높았던 청춘드라마물이나 청춘영화물의 주인공이 된듯한 기분좋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80년대-90년대 초반의 저런 락밴드들에게는 그런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대책없이 밝고, 유쾌한 청춘드라마나 청춘영화의 주인공같은 천성, 켈리포니아 비치의 비키니 이쁜이 언니들의 속살을 태연하고 천진난만하게 달구는 태양같은("그저 태워드리기만 할께요. 만지지는 않는다구~") 그런 대책없이 밝은 천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타고난 밝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도 밝게 부르고, 슬픔도 밝게 부르고, 뭘 해도 원래 밝은 성격을 타고난 친구같은 느낌. 그래서 8-90년대 딱 저 무렵의 밴드들을 참 좋아합니다. (Hair-Metal 밴드들이라고도 하던데 재밌는 지칭인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런 밝은 사운드가 좋습니다. 억지로 진지한 척, 어두운 척의 척척범벅~ 칙칙진지~ 사운드는 오래 듣지못합니다. 이것 역시 저의 천성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밴드로 지겹도록 읽으셨을 머틀리 크루라는 밴드이후로 꾸준한 정을 주고있는 -Avenged Sevenfold 라는 밴드도 꽤나 관심을 주었던 편이었으나, 도대체가 머틀리크루 워너비라는 느낌말고는 호감이 생기질 않더군요.- 문신 범벅에, 딱 봐도 양이치티컬한 태도와 "닥치고 들으시라니까요, 인생 롹큰롤입니다." 의 스트레이트함을 들이밀고 현역으로 활발하게 지금도 활동하고 계신 이 밴드는 바로 벅체리(Buckcherry) 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밴드의 보컬인 Josh Todd의 목소리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롹큰롤밴드 전용 유틸리티(!) 보컬같은 특유의 "나는 양아!(치) 나는 탕아!" 스크림의 이런 걸죽하고, 질펀한 목소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특히나 뭐 80년대까지야 이런 밴드가 참 많아서 즐거웠습니다만 요즘 같은 경우야 정말 아무리 귀를 쫑긋 새우고 검색을 해봐도 참 찾기 힘든 음악을 하는 밴드인건 사실입니다. 라이센스 발매되는데로 많은 사람이 듣는데로 같이 따라가며 들어오다가 어느정도의 호감의 기준선을 만들어 버린 나이가 되어서는 확실히 남들이 좋아하는, 남들이 많이 좋아하는 음악들에 대한 동감(同感)은 작아지고, 독감(獨感)이랄지, 직감(直感)이 자연스럽게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것도 부러웠고, 저것도 부러웠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남들의 시선따라가느라 헉헉댔던 저의 20대의 케릭터 형성기와도 비슷한 느낌인데, 이제는 체력적으로야 북경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같이 씹어먹으며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많이 안타깝지만...) 30대가 되고나니까 20대때 좋아했던 음악처럼 남들따라 휩쓸려 가지않는 호감의 기준선이 분명해져가고, 저의 케릭터가 확실해져가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뿌옇게 안개낀 아침 같았던 20대를 지나, 맑게 갠 오전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느낌입니다. 저는 이런 음악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안그래도 안팔리는 게 요즘의 음반들이지만 '그래 다 뭐 그렇겠지 이제는 어쩔 수 없겠지' 식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체념(?)을 먹고 있다가 전에 사지 못했던 앨범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조우를 하게 될때의 뜬금없는 반가움은 역시나 십년 넘게 음악을 좋아해온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서 굉장한 쾌감입니다. 오래된 일기장을 간만에 펴보았는데 페이지 사이로 십만원짜리 수표를 발견한 기분!!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의 저 앨범은 정말 2009년 2월 그런 뜬금없는 반가움으로 제 뒤통수를 후려갈긴 앨범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사지 못해 고생한 자네들을 위해 내가 조금 인심을 더 써보았네 식의 DELUXE Edition 패키지!!! 즐거운 마음으로 플레이를 시키자 키스 에머슨 할아버지의 비가개면 나타나는~♬ 일곱색깔 무지개~♬ 형형색색 팔색조 뿅뿅뿅 키보드 사운드가 한잔, 두잔 마실때마다 점점 몸속의 피와 함께 섞여돌아 들어가는 기분좋은 취기처럼 즐거운 현란함을 머리속에 팽팽~돌게합니다.


    이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이제서야 결국 구입하게 된 이 놀라운 앨범에 대한 제 머리속 감동을 가치로 매긴다면 경매가격을 부르는 것처럼 앞으로 계속 올라갈것입니다. 들을 때마다 즐거울 것이고, 들을때마다 사길 잘 했다는 호감도는 계속 올라갈것 입니다. 내가 산 앨범에 대한 가치는 그렇게 더욱 내 자신에게 인정을 받을것입니다. 몇십만원을 넘어간다는, 시원찮은 희소성빼고는 도대체가 그 가치를 찾을 수 없는 요즘 희귀앨범 -물론 그렇지 않은 앨범들이 더 많은것을 알고 있습니다- 들에 관한 붐들이나 몇만원까지 올라갔다더라의 관심들은 그래서 멀리서 보기에 안타까워 보입니다. 내가 산 앨범의 가치는 나만이 매길 수 있을텐데요.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껏 이 앨범, 저 앨범을 좋아하며, 사오며, 좋고, 싫음에 대한 범위가 혹은 경계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싫은 음악도, 별로인 음악도 언젠가 좋아지게 되면 어쩔건데? 사람의 사랑의 감정의 미래는 알수없는거라구...라고 호불호 판정을 향해 엿이나 좀쳐드셈 썩소를 수시로 날려왔던 편이었습니다. 간사한 사람의 마음이 음악 듣는 감성에도 지조를 지킬리는 없다라는 판단으로 이 장르, 저 장르, 이 연대, 저 연대 시대를 가리지 않고 껄덕 거려왔습니다...좋기도 했고, 더 좋기도 했고, 감이 안오기도 했고, 감이 언제올지 감감무소식인적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음악' 이라는 걸 듣는게 좋았습니다. '왜 이런 걸 좋아하세요?','와-이런 것도 좋아하세요?' 등등의 질문에 대한 제 마음속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뭐..난 음악을 듣는게 좋다고요, 아무 이유 없다니까요...' 라고 말입니다.


    ...만 제가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역시나 롸악큰로울입니다. 머틀리 크루의 '닥터 필굿' 앨범을 들으면서 느꼈던 청각적인 최초의 오르가즘의 첫 경험을 잊을 수가 없기에, 뭐 '첫 경험'을 나눈 '첫 사랑' 을 잊지 영원히 잊지 못한다는 식으로 몰아붙여 보자면 제 '첫 경험'의 제 '첫 사랑'은 멋진 장발의 락커들이 신나게 롸악큰롤을 연주하는 (그 당시의) 모든 것들이었습니다. 무조건 신나야 했으며, 무조건 힘차게 스트레이트 해야했으며, 무조건 양아치티컬한 태도가 철철 흘러넘쳐야 했습니다. 단 3가지 조건 뿐이었습니다. 그럼? 통과!





    당시의 스티브 스티븐슨이라는 기타리스트는 무조건 날 신나게 만들어주는 롸악큰롤 기타리스트라면 무조건 통과통과통과였던 그 무렵, 이런저런 신나는 음악들때문에 제 가랑이에 꿀물이 철철흘렀던 타이밍에 제대로 만난 기타리스트였습니다. 하지만 염병할우라질씹쳐먹을!!! 라이센스로는 눈씻고 봐도, 빌리 아이돌 베스트 앨범밖에 구해서 들을 수 밖에 없어서 자기자지 고추가 바지 왼쪽으로 쏠렸던, 오른쪽으로 쏠렸던 신경쓰지 않고 가볍게, 가뿐하게 수입 앨범으로 쫄지않고 쉽게쉽게 질러댔던 친구를 통해 사진속의 저 앨범을 빌려 듣게 되었습니다. 듣고난 반응은? 오씨발! 사고싶다...


    몇주전 이웃 블로거 Bonjo 님의 블로그를 보는 순간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의 오기가 다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반드시 잡(=사)고 말겠어!' 그리고 주변 사이트를 통해 검문에 들어가던중 며칠만에 생각보다 간단하게 저 CD를 검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잡혀서 좀 김이 새긴 했지만 이 앨범을 플레이 시키는 순간 십년넘게 팬티를 안갈아입다가 새 팬티로 갈아 입었을 때 같은 말도 못할 상쾌함이 느껴졌습니다.


    학원 수업도 받아야 하고, 저질카툰도 더 그리고 싶고, 사고 싶은 CD, 보고 싶은 만화책,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드라마들, 하고 싶은 게임들, 틈만 나면 마시고 싶은 술, 꾸준히 해줘야 하는 운동들, 그리고 하루 반나절 넘게 사무실안에서 엎어치고 메쳐야하는 회사업무 등등에... 와글와글 10남매를 키우는 생계형 가장같은, 물 안마시고 미숫가루를 목구멍에 계속 쳐넣는듯한 팍팍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몸이 열개면 좋겠다씨발!)... 그럴때 한창 좋아했던 80년대 롹큰롤 밴드들의 앨범들을 플레이 시킵니다. 아, 답 나옵니다. 지치고 힘들땐 절 기분좋게 만들면 됩니다. 음악으로 그렇게 한다면 단연코 저는 80년대 롹큰롤 밴드들입니다. 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당시의 멋쟁이 양아치들이 제 마음의 고향입니다.


















    나름 생각하는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의, 좋아하는 앨범들은 대체로 이러했습니다. 한음도 듣다 놓치기 아까울정도로 똘망똘망하게, 또렷또렷하게, 재치있는 리듬감으로 치는 기타리스트의 앨범은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당시 그러니까 94년 당시 (맙소사, 15년전이군...) 들었던 블루스 사라시노의 저 앨범을 처음 들었을때의 기분도 그러했습니다. 뭐...이를테면 그런 시대였습니다. 8-90년대는 어지간한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어지간한 솔로는 할줄 알아야 하며, 어지간한 기타리스트는 어지간하면 솔로앨범을 발표해주는게 만드는 사람이던, 파는 사람이던, 그걸 사는 사람이던 굉장히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던 시대....


    그때 나왔던 (어지간한) 기타리스트들의 어지간한 솔로 앨범들중에 하나인 앨범이었지만, 저 앨범은 요즘도 꾸준히 빼서 듣는 편입니다. 저 앨범을 신나게 듣고난 한참후에 Poison 이라는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오호~그것참 괜찮은 소식이군요! Poison의 앨범이 참 기대됩니다'라고 들떴던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Poison 베스트 앨범의 보너스 트랙의 신곡 달랑 1곡 참여하고 스톱된 슬픔은 지금도 너무 아쉽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실려나? 8-90년대 초반까지 여름밤 시골하늘의 쏟아질듯 수많은 별들처럼 낭만적이고, 설레게 만들었던 기타 히어로들은 지금은 어디서 무얼할까? 궁금합니다. 다시 한번 훌륭한 밴드속 훌륭한 기타리스트의 훌륭한 기타솔로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훌륭한 밴드를 만나는 것, 훌륭한 밴드의 훌륭한 기타리스트를 만나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훌륭한 밴드속 훌륭한 기타리스트의 훌륭한 기타 솔로는 왜 이렇게 갈수록 듣기 어려운 걸까요?









    봄에 (주로) 딸기가 나오고, 여름에 (주로) 수박이 나오듯, 계절 과일처럼 제 머리속에서도 계절음반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러합니다. 12월에는 Opeth가 제철이며, 1월에는 Jethro Tull이 제맛이고, 2월에는 카멜의 앨범이 아주 맛있지...몇년째 어김없이 이런 괴상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괴상하게도 프로그레시브쪽의 음악들은 겨울에 들으면 집중이 잘되는 이상한 습관입니다. 이것저것 아무리 둘러봐도 당췌 설레일게 없는 계절때문에 가라앉은 심리상태가 음악듣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발전하는게 아닌가 하는 맘데로 상상입니다.


    이 밴드의 Andrew Latimer 씨의 기타 소리는 아주 추운 겨울날 내 주머니로(당연히 지 주머니도 있을텐데...) 손을 쏙 넣는 연인의 손같습니다. 내안으로 들어온 타인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이 앨범만 듣고있노라면 어디가 됬던 얼마나 남았던 마냥 어딘가로 뽁뽁 눈을 밟으며 몇 시간이라도 걸어갈수 있을것 같은 청력(聽力)과 체력이 생길 것 같습니다. 십자수나 뜨개질을 해본적은 없지만 왠지 이 앨범만 들으면서 할 수 있다면 목도리, 스웨터 두어개나 쿠션 열댓개는 웃으면서 다 만들어버릴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Metal Extasy Vol.5 라는 메탈밴드 페스티발의 헤드라이너로 나온 백두산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국민학생시절 TV쇼 프로그램 에서 나오는 긴 머리 형아들의 충격이후로, 그들의 1,2집 앨범의 충격이후로 어떻게든 앨범을 살려고 했으며, 어떻게든 공연을 볼려고 했었지만 빨리 해체를 하셨었고, 트로트 가수로의 변신의 충격까지 어질어질 할 정도여서 감히 백두산의 공연을 내 눈앞에서 볼 수 있을거라는 상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동두천 락페스티발에서 원년 멤버들로 공연한번 뜨셨다(!)는 말을 듣고, 1회성 쇼이겠거니 했는데 인스턴트가 아니더군요. "형들, 장난아니다. 각오해, 다 죽여버릴거야!" 였습니다. 맙소사!! 백두산으로의 정식 활동이었습니다. 국민학교 첫 사랑이 연락와서 만나주겠다고 전화통화후의 쿵덕쿵덕만큼이나 설레더군요.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실망해 버리지 않을까? 의 조바심을 가지고 그 첫사랑을 만나러 공연장을 갔습니다만 이들의 연주는 첫곡부터 제 척추를 우지직 뜯어내어 이천볼트의 고압전류를 쉴새없이 쏴주었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의 이런 쾌감이 섹스할때 말고 언제였던가?...


    무엇보다 기타리스트 김도균 빅브라더의 연주는 정말 상상이상이었습니다. 역시나 그는 백두산이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었고, 헤비메틀 기타리스트가 가장 어울리는 모습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폭발력은 옆에 유현상 빅브라더가 있을때 더욱 곱배기가 되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2집의 히트곡들('주연배우','Up In The Sky','말할걸')이 줄줄 나왔을때는 그야말로 붕가붕가 사정 직전의 끝을 뽑는 쾌감이었습니다만 준비하고 계신듯한 새 앨범의 신곡들 같은 경우('우리는 대한민국이다','반말마'- 제목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뭐 하지만 이런 문제는 새 앨범이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미리 말하기는 당연히 섣부름이 있습니다.


    '너는 내 운명'의 새벽이를 뜬금없이 찾아온 새 엄마같은 모습을 백두산에서 느낍니다. 이들은 정말 한국 최초의 헤비메틀이라는 앨범을 낳은 사람이었습니다만 바로 팬들과 얼마안가 이혼(!)을 해버린 밴드였습니다. 게다가 유현상 빅브라더는 트로트와 바로 재혼(!)을 해버리는 상처를 당시 팬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20여년이 지나 다시 우리나라 팬들을 찾아와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네 엄마야....넌 기억을 잘 못하겠지만...."


    역시나 많이 어색한건 사실이고, 기억을 못하는 밴드들도 이제는 너무나 많이 생겨버린 엄청난 시간이 흘러버린 후이기 때문에 존경심은 커녕 유대감을 공유하기도 많이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려운 결정을 적지 않은 나이에 하셨으니 메탈팬들과의 20여년의 어색함의 시간들을 차근차근 풀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못난 엄마였을지도 모르는 새벽이 엄마같은 그전의 백두산이었어도 어쨌든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저 역시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에 장점에 낄낄거리고, 자뻑할때야 세상고민 없이 즐겁고 좋지만 단점에 한심해지고, 답답해 질때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어디부터 문제일까? 이게 왜 나에게 문제가 되어서 나를 갉아먹는(듯한) 느낌이 드는걸까? 해는 저물었는데도 계속 밭을 갈아라고 채찍질을 하는 농부형님만큼이나, 해는 저물었는데도 숙영지를 정하지 않고 계속 행군을 제촉하는 (얄미워 죽여버리고 싶은) 소대장만큼이나 제 자신이, 제 자신의 단점을 가지고 쉼없이 닥달을 하는 날이 있습니다. 난 왜이럴까 Problem.


    끊임없이 내 일(Work)과 내일(Tomorrow)을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내가 나보고 뭔가를 하라고, 그 뭔가를 왜 빨리 하지 않냐고 재촉하고 겁을 줍니다. 가만히 있으면 얼어죽으니까 쉼없이 움직이라고 제 몸을 흔드는 북극탐험대장같습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계속 움직여야 하고, 계속 무언가를 걱정해야 합니다. 계속 어떻게, 뭘로 먹고 살지 걱정을 해야합니다. 그러다보면 걱정도 팔자가 아니라, 걱정도 한계가 오기 시작합니다. 사는 게 지치고, 걱정하는 게 짜증나기 시작합니다. "이씨발, 나보고 어쩌라구!"


    그럴 때! 저는 칼라 블레이의 저 앨범을 듣습니다. 나던 눈물도 눈(雪)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아름다운 곡인 'Lawns'라는 곡을 들으며 머리속이 소복소복 하얘집니다. 눈오는 창밖을 멍-하니 아무 생각없이 쳐다보듯이 그런 몰입감이 귓속에 소복소복 내립니다. 차츰 머리속에서 토닥거립니다. '어이 이보게 그러지 말고, 잠시 좀 멍-해져보지 그래....'. 집에 들어와 방안의 아무 불도 켜지 않고 이 앨범을 들으며 사놓은 캔맥주를 홀짝거립니다. 방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는 이 앨범을 PLAY시키고, 제 자신을 STOP 시켜놓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의 이웃의 모습은 자식자랑에 집자랑에 자랑 공방전으로 인해 겉으로는 웃고, 집에 와서는 엄친아 어택을 날리는 씁쓸한 감정의 소모가 눈물이 날 정도이지만 온라인에서의 이웃이라고 하는 점은 훌륭한 정보의 교환과 공유로 인해 질투가 끼어들 틈은 없으며 공감과 공유의 평화만이 가득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웃블로거, 지기님. 지기님이 아니었다면 "오빠, 오늘 나 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돼~" 라고 귓속으로 속삭이는 듯한 여자친구의 목소리처럼 섹시한 33,000원의 가격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저 5CD 라이브 앨범을 만나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 앨범을 들으면 역시나 당시 레코드샵을 하셨던 외삼촌이 생각납니다. 깜짝 놀랄만한 걸 들려주지의 표정으로 저에게 보여주셨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저 빽판은 무려 안에 5장의 LP가 들어있었습니다. 지금이야 뭐...5장 들어있을 수도 있지~였습니다만 당시로선 '맙소사, 왜 5장이나 들어있는거지?' 의 용납못하는 (저 자신의) 무지함에 답답해 했습니다. 그리곤 잔잔히 1분당 33번의 회전을 정확하게 하며 돌아가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저 공연실황 앨범중 갑자기 빵~! 하며 터졌던 'WAR'라는 곡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첫 사랑도, 헤어진 사람들도 음악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은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음식은 놔두면 상합니다. 변하지 않는 모습을 늘 바라지만 우리는 늘 변하고, 변해가고 있습니다. 변한 모습이 당황스러울까 애써 사람을 피하기도 합니다. 20년만에 만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라이브 앨범은 하지만 여전합니다. 어린 시절 들었던 감동은 중년의 크리스토퍼 로빈이 되어서 찾아갔지만 곰돌이 푸우의 여전한 모습을 볼때의 느낌입니다. 음악의 매력입니다.














    2년이 지났고, 또 다시 봄이 오고 있고, 엄마 보고 싶고...보드카레인의 신보도 딱 거의 2년만에 다시 나왔습니다. 이번 역시 운좋게 홍보CD를 얻게 되었고, 공짜CD 특유의 부담없는 당당함(!)으로 부담없이 -라는 말은 내 돈주고 산 CD가 아니니의 철저히 이기적인 감성으로...- 들어보았습니다만 내 돈주고 산 CD처럼, 혹은 낯 안가리는 정말 귀여운 여자 아기의 아장아장 돌진처럼 제 가슴에 확 안겼습니다. 포옥~


    좋다는 느낌. 특히나 어떤 음악을 듣고 좋다는 느낌을 되도록이면 음악과 전혀 관계없는 뜬금없는 예를 들어서 호감을 표현하는걸 꽤나 좋아하는 편인데 보드카레인의 이번 앨범은 겨울 내내 기다리다가 야구장을 처음가서 좁디 좁은 출입구를 지나 뻥 뚫린, 넓디 넓은 야구장 잔디밭을 쳐다볼때의 눈알이 찢어질것 같은 어질어질한 공간감 만큼이나 반갑고 좋습니다. 2집이라 식상해 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이 팀은 아직도 이 이름을 걸고 할 말(音)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 그분요? 저희(My) 이모(Aunt) 메리(Mary)에요!" 라고 당당히 말할수 있을것 같은 '마이 언트 메리'를 잇는 이 나라 모던락의 아주 괜찮은 조카 한명 나왔습니다. 검정치마와 함께 올 한 해 툭하면(?) 신경쓰며 들어볼 것 같은 괜찮은(혹은 더 괜찮을) 팀의 괜찮은(혹은 더 괜찮을)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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