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의 올해 일상생활에서 활력을 불어넣어준 앨범들에 대한 감사의 자리로 이 포스팅을 마련했습니다...한 해동안 다이고로에게 설레임과 청각적인 오르가즘을 주었던 아래의 10개의 앨범에게 다이고로는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바입니다...(아래의 앨범들의 선정기준은 철저히 다이고로의 주관적인 감정에 좌지우지 된것임을 밝혀드리며, 2008년에 발매된 신보만을 꼽은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다시 한번 수상하신 것(-_-)에 대해 다이고로측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1. 인투 이터너티 "The Scattering of Ashes"

화장실 배수구 물내려가는 스크리밍만 듣다가 (절대 비하 아닙니다) 중간중간에 귀곡성 꺄오~ 초고음 스크리밍이 나오는 신선함(?) 에 귀가 즐거워했던 팀이었습니다. 이런 절묘한 맛은 마치 카라멜콘과 땅콩의 (몇개없는) 땅콩같다 하겠으며, 뽀빠이 과자의 (몇개없는) 별사탕 같다 하겠습니다. 재능많은 보컬은 역시나 어디서든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밴드에게도, 팬에게도 말입니다.




2. 인플레임스 "A Sense Of Purpose"

"올해 나를 짜증나게 한 새끼들은 이 앨범때문에 전부 살아있는 줄 알아라..."
... 라고 괜시리 혼자 저 거울을 쳐다보며 똥폼잡고 나불거려보고 싶은 앨범.
제가 이쪽 장르를 좋아하는 가장 큰 매력중 하나인 '분노' 라는 감정을 올해 가장 똑똑하고,
마음에 와닿게 잘 표현한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3. 화이트스네이크 "Good To Be Bad"

그냥그냥 밴드나 유지하시면서 투어나 도시면서 이제는 편하게 히트곡들 부르시면서 편하게 음악하실 줄 알았는데 "이보게, 난 그 착각 반댈세" 등뒤를 두드리며 나타나신 새 앨범을 들어보니 어이쿠 제가 찌그러지겠습니다. 주름살은 조금 늘으셨을지언정 여전히 호리호리하고, 늘씬한 몸매처럼 이 앨범은 커버데일 선생님의 매력이 여전함을 들려주었습니다. 선생님, 여전히 섹시하십니다!
 



4. 마돈나 "Hard Candy"

동기(?)들이 옛날 히트곡들을 옛무대에서 부르면서 옜추억에 춤추고 있을때 도대체 이 엄마친구(엄마 친구 아들만 있는게 아닙니다!)는 여기서 뭘하고 계신건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아들이나 조카들을 리드하며 클럽에서 춤을 추시다니 이 분의 네비게이션 맵처럼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신선한 감성을 믿을수가 없습니다. 한번 듣고 제가 춤못추는 몸치라는 것이 너무도 화가 났던 올해 최고의 댄스 앨범.




5. 서태지 "The Eighth Atomos"

이 사람의 앨범이 여전히 (아주) 잘 팔리는 이유는 다른 음악보다 좀더 세련된 음악을, 좀더 세련된 감성으로, 좀더 세련된 (팬으로서의) 대접을 받으며 듣고 싶어하는 팬들의 욕구를 이 사람이 가장 해결해 주(고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리지널리티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국대중음악의 가장 세련된 스타일리스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6.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저도 정말 볼것없는 일요일 오후 티비 프로그램에 지쳐 티비를 끄고 창밖을 보며 "음...몇시나 된거지?...밥이나 먹을까? 뭘먹지?..." 궁시렁거리다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며 들을때 딱 좋은 언니네 이발관의 신보가 나왔을때 기뻤던 1人이었습니다. 특유의 유머가 많이 보이진 않았지만 가장 보통의 일요일 오후같은 언니네 사운드는 여전히 좋습니다.




7. 콘체르토문 "Rain Forest"

어떤 음악좋아하세요?
그냥 이것저것 다 듣습니다.
그중에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락음악 좋아합니다.
그중에 어떤 락음악 좋아하세요?
올해의 대답은 이 앨범이었습니다.





8. Emir Hot "Sevdah Metal"

이웃블로거 focus 님에게 이 앨범을 일단 소개받았을 때 일단 앨범자켓부터 너무 마음에 들어서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들어보니 즐거운 연주도 훌륭했지만 독특한 출신지 (보스니아) 특유의 정서가 담긴듯한 -그래서 앨범 타이틀도 Sedvah Metal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향토메틀(!!) 사운드가 너무 좋았습니다. 평소 유럽메틀 밴드를 잘 소개시켜주시는 focus 님에게 새삼 고마움이 들었으며 그 고마움의 왕건이(..)는 바로 이 앨범이었습니다.




9. 다까요시 오무라 "Emotions In Motion"

이웃블로거 Pablo 님을 통해 알게된 기타리스트중 이 사람은 처음에는 큰 관심을 서로 두고있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시는 Concerto Moon 의 기타리스트와 Galneryus 의 기타리스트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습니다만, 이 사람의 연주를 보고듣자 "어우씨발 얜또뭐야" 즐거운 욕을 미친듯이 내뱉었던 즐거움을 준 기타리스트였습니다. 올해 알게된 최고의 기타리스트. 뭐 연주는 둘째치고라도 이웃블로거 Pablo 님과 정신없이 즐거운 술과 수다거리를 만들어준 것만으로 너무너무 고마운 기타리스트입니다.




10. 트리비움 "Shogun"

트리비움의 앨범은 예전에 "Ascendancy" 앨범 사면서 친해질려고 노력을 해보았습니다만 이 친구(!)가 많이 내성적인것 같았습니다. 어색함만 더해져서 소원해 졌었는데 이번에 새 앨범이 나왔다고 해서 다시 만나봤더니 성격이 많아 달라졌더군요. 예예, 맞습니다. 제 귀에 안들어오면 무조건 남탓입니다. 쉴새없이 바뀌는 빠른 리듬을 따라가는 재미도 아주 크지만, 이상하게 자꾸 제 귀에 정겹게 들리는 Matthew Kiichi Heafy 의 메탈리카 초기의 제임스 헷필드틱한 걸쭉걸쭉한 톤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Part.2 에 이어집니다...)




---------------- BONUS TRACK -----------------

2007년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10 보기



 


간만에 랩소디의 앨범을 들고 나와서 듣는데 아주 귀에 착착 감깁니다.


랩소디 (였다가 지금은 오브 화이여까지 덧붙이신), 이 밴드는 당시 거의 유일하게 좋아했었던 유럽메틀밴드였습니다. 아무리 들어도 들어도 '헬로윈' 이라는 밴드에 감성이 당췌 발기가 되지 않아 유럽메틀밴드 감성 발기부전증이 아닌가 병원에도 찾아가 볼려고 했습니다만, 당시 미국밴드들에게는 왕성한 감성의 청욕(聽欲)을 느끼고 있었기때문에 내 감성의 발기는 이상없어! 라고 넘어가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가 랩소디라는 밴드를 만났었는데 몇곡을 들으니 희안하게 발기가 되더군요.


마냥 달리는 사운드가 싫었고, 뭐 어쩌자는 의미인건지 알수없었던 초딩시절 동화책 삽화를 보는듯한 판타지풍의 자켓들이 유럽메틀밴드들에 관한 지루함을 느끼는 선입견이었습니다. 게다가 자켓 뒷면들을 보면 멤버들도 대부분이 곱슬머리였고, 못생겼고, 패셔너블하지도 않았습니다. 막 MTV의 뮤직비디오에서 늘씬한 미녀들과 함께 나왔던 미국출신의 화려한 치장을 한 밴드들만 보다가 느꼈던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한심한) 실망감이었습니다.


그러다 만난 랩소디라는 밴드의 CD를 플레이 시켜보았는데 '어?뭐야? 그냥 또 달리는거야?' 지루함을 느낄무렵 툭하면 나왔던 클래시컬한 멜로디와, (가사를 모르지만 아무튼 뭔가) 비범하게 불러재끼는 보컬과, 비장감 넘치는 코러스가 좋았습니다. 뜬금없이 언제또 클래시컬한 편곡이 끼어드나 기다리며 듣는 재미가 참 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무렵 만나게된 앙그라라는 밴드도 그렇게 듣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로 꽤 많은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제가 당시에 좋아했던 미국밴드들은 지금 온데간데 없고, 심지어는 음악활동이 아니라 괴상한 TV쇼나 하고 있고, 한심한 모습들을 꽤나 접하게 되어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마음이 잘 가지 않았던 유럽메틀밴드들은 (랩소디를 포함해서)지금도 변함없이 자기들의 음악을, 변함없는 구성으로, 변함없는 앨범 자켓으로, 변함없는 유럽시장에서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결같은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간 제가 유럽메틀밴드를 좋아하지 않았던 (참 한심했던)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음악도 상품이고, 그 상품을 만드는 밴드는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한결같은 상품성을 가지고 유럽시장에서 통하는 유럽메틀밴드의 상품성과 거기에 호응하는 유럽메틀시장 소비자들의 한결같은(!) 소비습관이 부럽습니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물때 머리속 띵~한 느낌의 알싸함이 아주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이런 날씨에 뜬금없이 러쉬의 저 앨범을 들고온건 정말 잘한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러쉬 트리뷰트 앨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당시에 정말 징그럽게 많이 나왔었던 90년대 트리뷰트 앨범들중 하나였습니다.


트리뷰트라는 단어때문에 한동안은 '왜 이렇게 뒈진 놈들이 많은거야?' 빈정거리기도 했지만 워낙 유행이다보니 나중에는 뭐 당연히 이 밴드는 왜 트리뷰트가 안나오지? 저 밴드도 왜 트리뷰트 앨범이 나왔는데... 식의 남의 밭에 배놔라 감놔라의 Wide-오지랖평론까지 홀로 나불거렸던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툭하면 열렸던 스타 플레이어들의 드림팀! 올스타 경기(!)들을 참 많이 접할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참으로 희안한 트리뷰트 앨범들의 유행이었고, 배터지게 만날 수 있었던 이 무렵 뮤지션들의 툭하면 열렸던 동창회였습니다.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생각합니다. 명반이 훌륭한 뮤지션을 만들고, 다시 그 뮤지션이 훌륭한 명반을 만들고....지나고보면 다 추억인가? 참 좋았던 시절이었네요.







지금 사는 게 꼭 고등학교 생활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듭니다. 세대차이가 아니라 열대차이나는 고지식한 선생님과의 트러블, 그 선생님을 향한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담아둔 이유없는 분노와 욕설. 지식을 전해주는 스승으로서의 분노가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유치하고, 한심한 제약만 해대고, 공감 안되고, 소통없는 통제로만 일관하는 자세를 향한 분노...


담임 한번 잘못만나서 1년 좆됬다고 친구들끼리 씨발거리며 터덜터덜 걸어가는 매일매일의 하교길이 요즘과 다를바 없는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럴수 있을까? 하나부터 열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가증스럽고, 능글맞은 한심함에 치를 떨며 럭스의 앨범을 듣습니다.




'언제나 이 자리에서','우린 어디로 가는가','덤벼라 (이 미친 개씨발놈들아)' 를 너무 듣고 싶어서 1집을 구입할려고 했으나, 이미 떠난 버스, 죽은 자식 부랄이었습니다. 품절!! 아쉬운 나머지 라이브 앨범이라도 구입을 했었습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코드 처리는 왜 저렇게 한걸까요? 제작상의 실수가 아니었나 싶은데 말입니다.


다른 락 앨범이 담임 선생님의 미운 점에 대해 조목조목 집어보고, 불만을 얘기해주는 친구라고 친다면, 럭스의 이 앨범은 다짜고짜 앞뒤 안가리고 "아, 그 개씨발새끼?좆또니미!!!" 라고 욕부터 날려주는 후련함이 있는, 단순하지만 시원시원한 친구같습니다. 펑크의 그런 점이 참으로 사랑습니다. 럭스라는 밴드를 통해 간만에 펑크의 사랑스러움을 새삼 느낍니다.




참 돈에 관해 생각없이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 월급의 절반이상을 CD를 사는데 집중했었던 시절이 바로 그 시절이었습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입니다. 10시 출근에 10시퇴근, 월 3회 휴무의 살인적인 근무조건!! 지금 하라고 하면 빠큐-니쓰팔라마를 날리겠지만 어렸던 당시에는 할만하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뭐 딱히 퇴근하고도 할일이 없고, 할일이 있어도 늦은시간이라 뭘 할수도 없고, 여가생활은 그저 CD플레이어에 새로 산 CD를 플레이 시키는 일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최일민이라는 기타리스트의 2번째 앨범도 이 무렵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핫뮤직이라는 잡지도 꽤나 정기적으로 사서 보는 편이었는데 우리나라에 괜춘한 기타리스트의 괜춘한 기타 앨범이 나온다는 정보를 여기서 알게되고는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뭐 괜찮다는 말만 들리면 지금처럼 인터넷의 바다로 뛰어들어 정보를 뜯어올수 없었으니 '좋단다=산다' 공식이었습니다. 사고나면 '좋던 나쁘던' 옛 어르신들처럼 한 평생 그냥 같이 사는 거였습니다. 지금처럼 Delete 라는 개념자체를 상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몇번 듣다 (오버질 좀 하자면) 거의 10년만에 최일민의 2집 앨범을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멍-하니 방안의 CD장을 쳐다보다 멍-하니 CD들을 뒤적거리던중 "어?" 벼락치기 공부하고 태연하게 있다가 콧구멍에서 코피 쭉 흘러내린듯한 비명을 지르며 최일민의 2집 앨범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현석과 크래쉬라는 아티스트의 앨범이후로 간만에 느껴보는 "오,오,오,오,오" 였습니다. (오가 다섯개!)


CD를 사모았던 재미에 대해 새삼 다행스런 기분이 듭니다. 그때 만약 술퍼마시는 일과 사랑에 빠졌다면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봤을때 뭐가 남았을까? 물론 어쨌든 은행통장 잔고의 금액은 뭘했던 결과적으로 차이가 없었겠지만 추억을 다시 찾아볼수 있고, 만져볼수 있고, 들어볼 수 있는 저 존재에 대한 새삼스런 감동도 나쁘지만은 않다는 위로를 합니다.


끝맺으며 최일민의 이 앨범에 관한 검색을 해봤는데 제 이웃블로거가 쓰신 리뷰 가 하나 있군요. 이 앨범의 드럼 프로그래밍 사운드에 관해 섭섭함을 저만 느낀게 아니었나봅니다.





1977년에 발매된 캔사스의 'Point Of No Return' 앨범을 메타복스라는 매장에서 사게 되리라고는 상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라? 이 앨범이 왜 여기있지?' 의 예상못한 조우에서 오는 반가움때문에 중고음반 매장에서 음반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캔사스의 앨범이 딱 그러했습니다. 손이 덜덜 떨립니다. 계속 다른 CD를 구경하기가 꺼려집니다. '분명히 마음에 드는 앨범들이 또 나올수도 있는데....' 차마 그들을 보고도 무시하기란 남의 집앞에다가 갓 낳은 아기를 내려놓고, 초인종 띵동 누르고 흑흑흑~ 거리며 울면서 달리는 기분일겁니다.


가격은 써진데로 8,000원...옛날에 비하면 좀 비싸지 싶은 중고가격이지만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사겠냐 싶어서 구입을 했습니다. 앨범 상태는 한창 막 LP에서 CD화가 진행이 착착착 되가고 있었던 95년 무렵이어서 몹시나 조잡합니다. 자켓의 디자인 데이터를 직접 받아서 인쇄한게 아니라 그냥 CD인쇄물 자켓 그대로 스캐너로 떠서 돌려버린듯한 (눈아파서) 눈물없이 볼수없는 조악한 해상도에 씁쓸해집니다.




폰카가 안좋아서가 아니라 실제로 봐도 수록곡을 전혀 인식할 수가 없는 인쇄상태가 당시의 열악한 CD 라이센스의 현실이 느껴져서 피식했습니다. 뭐 지금이야 이렇게 나오면 난리가 나겠지만 당시야 워낙 LP로 듣는 사람들이 CD로 듣는 사람들보다 많았기때문에 좀 슬렁슬렁 넘어가주는 느낌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격이 8,000원 일뿐이지 예상대로 플레이를 시키고 나오는 'Point Of No Return'의 감동은 저 부클렛의 펼친모습처럼 6배로 커지는 감동 혹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바이올린 이라는 악기가 이렇게 락밴드에서 멋지게 양념으로 들어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팀이 있었나 싶습니다. 이 앨범, 정말 맛있습니다. 한번 사놓으면 상하지도 않고, 몇 억번을 먹어도 맛있는 음식...음악이 들어간 CD라는 음식의 매력에 새삼 존경심을 가지게 됩니다.







지금이야 그냥그냥 티비 프로그램에서 입담좋은 아줌마로, 아줌마 수다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 에서의 모습으로 살짝 독특한 아줌마의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는 양희은 누나(나는 감히 누나로 부르고 싶습니다!) 이지만 아침이슬 활동과 미국 결혼생활 이후 돌아와 다시 발표한 1991 앨범부터의 그녀의 모습을 저는 기억하고 있기에 요즘의 티비속의 그녀의 모습을 보면 마냥 "히히, 저 아줌마 뭐야? 독특하네...낄낄낄..." 거리며 웃지만은 않습니다.


결혼만 하면 완벽하게 100% 아줌마화 되어버리고, 섬세한 감성은 삶의 기준에서 걸리적거릴뿐이다, 사는 게 다 막상 살아보니 그렇지 않더라 식의 태도와 대담(?)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한 티비 프로그램의 여성 출연자들속에서 (물론 그 출연자들이 나쁘다, 실망스럽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양희은 누나의 모습은 그녀가 그간 발효한 1991, 1995, 1997 앨범과 닮아 있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는 어덜트 컨템포러리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말그대로 성인가요. 성인들이 즐길수 있는 성인 감성의 가요...곤드레 만드레 취해버린 그런 성인가요가 아니라,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마시라고 말하는 성인가요가 아니라 '...산다는 것은 어디까지 가야지만 끝이 날지 모르고, 너는 지금 어디에?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 그 얘기를 기억하는지?...(그리운 친구에게 / 양희은 1991 앨범중)' 의 감성도 훌륭한 어덜트 컨템포러리 음악, 줄여말해 성인가요의 소스가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왜 들을 음악이 없는가? 나이를 먹으면 왜 다들 트로트 음악만을 듣(거나 해야하)는가? 나이를 먹으면 뭐던지 왁자지껄 해야하는가? 질펀해야하는가? 에 대한 이유없는 짜증('그따위로 나이를 쳐먹기 싫어!')에 큰 위로를 주었던 앨범이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늙어가고, 살아가는 건 아니란다...소중한 아줌마의 감성, 또 다른 성인의 감성이 담긴 성인가요 앨범이었습니다.




늦가을만 되면 걸리는 알레르기 비염처럼 김광석도 앓게(?) 되는데 이유는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처럼 단지 '그 계절이고, 그 시기이기때문에' 걸리는 것말고는 이유를 알수가 없습니다. 이번 가을에도 역시나 비염을 앓았듯이, 김광석도 앓았습니다.


98년인가 97년 무렵 각각 발매된 1CD '노래이야기'와 '인생이야기' 가 집에 (당연히) 있는줄 알고 찾아봤는데 예전의 제 동거인(=외삼촌) 과 결별을 하면서 그쪽으로 갔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기억이 나게 되었습니다. 아...이거 다시 사기가 굉장히 망설여지고 있었던 찰나에 이웃블로거 파블로님이 '난 별로던데, 그렇다면 너 가져라' 상(賞)으로 운좋게 다시 얻게된 2CD 합본 앨범입니다. (횽땡큐)




앨범구성은 예전의 1CD 구성에 비해 좋은 편입니다. 당시는 꼴랑 수록곡 소개만 있었던 것같은데 이 앨범에는 김광석의 프로필부터해서 각 수록곡의 김광석과 (알수없는) 누군가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덤핑 상품으로 쌈마이 상품이 아닌가 찜찜했었는데 나름 성의있는 구성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적지않은 앨범을 발매한 김광석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두 장의 라이브 앨범에 가장 많은 정이 갑니다. 수록곡들 사이에 당시 공연에서 담담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김광석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그런 정이 조금 깍였(?)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마음속은 언제나 늦가을속에서만 노래부르다 살아간듯한 김광석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따뜻한 쓸쓸함'이 가장 정확히, 제대로 잘 묻어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Manic Eden (Manic Eden / 1994)


한창 이 바닥에도 붐(붐섀키루병신 아님)이 많았던 시절 수퍼밴드의 붐이 있었던 기억도 납니다. 댐 양키스(음 생각해보니 이 팀은 야구팀 뉴욕 양키스를 혹시 싫어했던건 아닐까 싶습니다.-_-), 배드 잉글리쉬...아 또 몇 팀 더 있었던 같은데 기억이 안납니다. 90년대야 뭐 얼터너티브 음악이 워낙 돈되는 대세음악으로 치고 나가니까 밥벌이에 밀린 선배팀들의 나름 흥미로운(?) 생존방식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뭐 팬으로서도 좋았습니다. 오래동안 봐오던 다른 밴드의 멤버들이 모여서 새로운 밴드를 만들어 앨범이 나왔다고 하니 당연히 설레였습니다.

 


루디사르조, 타미 알드릿지, 론영, 에드리안 반덴버그...80년대 한창 잘나가던 대기업 밴드("나, 여기 다녀~호훗~") 의 영업사원들이 회사(..)를 나와서 차린 메닉 에덴이라는 밴드가 그런 수퍼 밴드의 앨범중 하나였던 기억이 납니다. 전 회사에서 맡았던 업무특성상 이 앨범도 아마 헤비메틀 사운드일것이다라고 식상한 예상을 했었지만 CD를 플레이 시켜보니 70년대 하드락시대로 빠꾸시켜주는 느낌이 들어서 깜놀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야!


'언제나 노안' 토미 알드릿지 선생님의 맛있는 드럼도 너무 좋고, 그냥 헤비메럴 워리어인줄 알았던 에드리안 반덴버그 횽아의 연주도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마, 이런 필(Feel) 도 토할줄 아셨군요! 의 감동이었습니다. 음..형도 역시 지미 헨드릭스 선생님을 신처럼 모셨구나의 느낌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수 없었습니다. 이 밴드에서 가장 궁금했던건 이 밴드의 보컬인 론영이라는 분입니다. 이 앨범으로 알게 됬지만 이 앨범이후로는 (소식을) 알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뮤지션들은 밴드가 망해도 3대가 간다는 말은 없지만(뭐야) 이렇게 저렇게 훌륭한 조합을 많이 했었던 수퍼밴드의 붐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딜가도 뭘해도 그 자신이 훌륭한 뮤지션이기 때문에 혹은 좋은 뮤지션이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믿음이 깔린 호기심으로 앨범을 기대했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90년대 이후 나온 밴드들의 뮤지션들의 이런 모습(=수퍼밴드의 조인)은 커녕 근황조차 알수없으니 씁쓸합니다. 앨범이 많이 팔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보다는 역시 좋은 연주와 곡을 들려주는, 만드는 그런 뮤지션이 더 정이가고 그립고 그렇습니다. 








혹시 제 블로그에 댓글이 안 달리시는 분이 계신가요? 요즘 몇번 이런 일이 생겨서 확인해보니 저도 제 블로그에 댓글이 '관리자가 차단' 했다고 달수가 없다더군요;; 설정창을 들어가서 이것저것 만져서 아무튼 수정은 했습니다만 혹시나 '뭐야 내가 왜 차단 당한거지? 이 새끼뭐야?' 라고 오해를 (혹시나) 하신 분이 계셨다면 오해 푸셨으면 합니다.




한달도 더 된것같은 이웃블로거 focus 님이 선물해주신 CD를 아직까지도 (맙소사) 비닐도 뜯지도 않은채 여전히 멍하니 보고만 있었던 요즈음의 근황에 대한 쓸쓸한 핑계를 나불거려볼까 합니다. 돈이 없어서 모으고 모아서, 아니면 사고 싶은걸 다 사지 못하기에 CD 1장을 사면 기필코 본전을 뽑아버리겠다는 집요함이 있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사고 싶은 CD는 언제든지 (약간의 제한은 있겠지만 아무튼) 얼마든지 살 수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정말 마냥 부럽기만 했을 모습이 지금은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해...들을 시간이 없습니다. CD를 사면 뭐해...들을 시간이 없습니다. 왜 들을 시간이 없느냐...밥벌이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밥벌이를 무시하고 마냥 놀수만은 없는 뻔한 삶의 진리(?)앞에 당연히 소중한 취미는 2순위 청약 대기자로 밀립니다.


포스팅도 이번달 들어 2번째 포스팅인데 밥벌이에 정신이 없다보니 '이딴 돈도 안되는걸 뭐하러 내가 신경이 쓰이는거지?' 라는 짜증도 섞였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음악 듣는 걸 좋아하다보니 밥벌이에 채여서 음악을 제대로 못듣는 제 꼬락서니가 또 짜증이 났습니다. 사고 싶은걸 마음데로 못샀지만 음악 듣기가 참 행복했었던 어린 시절, 사고 싶은걸 마음데로 살수 있지만 음악 듣기가 참 팍팍한 요즘...과연 어느쪽이 더 행복한 걸까요?






누군가가 약 1시간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멍때려 보라고 한다면 "아니 그걸 어떻게 합니까? 돈주는 것도 아니고..." 라고 말끝을 흐리겠지만 '요'무렵에 '이' CD를 주면서 그렇게 해보라고 한다면 저의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아 그럼요, 문제될거 없습니다.당장 시작하죠." 


특히나 요즘 같은 괴상한 계절에는 정말 혼자 일하다가도 창밖을 보면서 혼자 멍때릴때가 많은데 이웃블로거가 추천해준 어쿠스틱 기타가 더욱 멍때리는데 기름을 붓고 말았습니다. 흠흠 거리다가 집을 나서면서 출근길에 '좋아, 오늘은 이걸로 멍때려보자' 단단히 맘먹고 가져온 앨범입니다. 박만식(aka. Pat Metheny)씨야 뭐 두말하면 "야그만해라다알어" 주변에서 야유 나오실분이고, 새삼 듣다보니 이 박만식씨와 협연하고 있는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씨의 연주가 이웃집 고기굽는 냄새처럼 제 마음을 솔~솔 잘 흔들어 줍니다.


똘망똘망한 박만식씨의 어쿠스틱 기타 뒤에서 든든하게 뒤에서 둥가둥가 받쳐주고 있는 찰리 헤이든씨의 베이스가 참 좋습니다. 저절로 저 자켓속의 미주리 스카이가 그려집니다. 당시 뜬금없이 왠 어쿠스틱 앨범이야 식상하게~쳇....라고 나불거렸던 저의 가벼움에 대해 할머니 미소같은 인자함을 쏴주시는 사운드가 느껴집니다. 두 사람의 우정의 깊이만큼이나 따뜻한 느낌이 씨네마 천국 영화속의 두 남자(!) 처럼 좋습니다. 저절로 이 두 사람의 연주표정이 그려집니다.


아무 이유없이, 슬픈 일도 없이 요즘 그냥 멍때리고 있습니다. (아! 그래도 할 일은 합니다.-_-;) 그럴때 옆에서 "야 왜이래? 무슨 일이야? 얘길 해봐 얘기를! 넌 분명히 무슨 일이 있어! 자 털어놔봐" 라고 나불거리는 친구가 아니라 한 시간이건 두 시간이건 내 옆에 묵묵히 앉아서 아무말없이 있다가 내가 담배 있냐고 뜬금없이 물어보면 묵묵히 담배 한 까치 꺼내주는 그런 친구같은 앨범입니다.







뮤지션은 음악을 만들고, 리스너는 음악을 '들을 때'가 가장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뭐...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이 평론가가 되거나, 평론가 흉내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시시한 인생입니다. (강마에 말투) 저는 음악을 '들을 때' 의 감동을 나불거리고 싶습니다. 그런 '감성'을 끄적거려보고 싶습니다. 역시 시시한 인생입니다. (강마에 말투)





 


이미지 출처: http://CRASHZON.com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니, 독서의 계절이니 말이 살찐다, 하늘이 높다등등 나불댈거리가 많은 계절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4계절중 가을을 가장 싫어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쓸쓸하게 만드는 (학창시절 유난히 잘 안씼고 다녔던 친구의 체육복이나 교련복을 빌렸을때처럼) 가을 특유의 냄새가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건강한 햇살이다 싶으면 어느새 오후가 되어버리고, 싱싱한 느낌은 잠시잠깐이고 점심먹고 숨좀 돌리면 어느새 불쌍한 바람이 외롭게 불어재낍니다. (어, 이런 표현 가을탄건가?) 


그럼 어느 계절을 좋아하느냐? 라고 묻는다면 제 블로그에서 몇번이나 말한적 있는 '여름'이라고 하겠습니다. 땀도 찍찍나고, TV속 드라마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삼각관계처럼 드글드글한 모기와 바퀴벌레의 전성기 시즌이라 불쾌한 기분도 많은 건 사실입니다만 여름 특유의 활력"(活力)을 좋아합니다. 해가 뜰때부터 해가 질때까지, 해가 져도 쉽사리 식지않는 (온도처럼) 살아있는 여름 특유의 활력을 좋아합니다. 땀이 좀 날지언정, 모기가 밤잠을 씨발거리며 설치게 만들지언정 이런 활력때문에 저는 여름을 가장 좋아합니다. 여름은 쓸쓸할 틈이 없습니다.


제가 주로 듣는 락음악이라는 것도 여름이라는 계절과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도 주로 좋아하는 헤비메틀이라는 장르는 4계절중 여름과 가장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주 토요일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옆 평화의 공연에서 벌어진 락밴드들의 페스티발은 병신같은 계절에게 엿이나 먹어라고 락음악이 있는 곳, 그곳이 여름이라고 깃대를 꽂아버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크래쉬와 블랙홀이 그러했습니다. 어느 무대건, 어떤 시간이건 자신들의 연주를, 자신들의 분위기로, 자신들의 톤으로 연주해내는 그들의 모습에 깊어가는 가을밤, 계절과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흥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음악 해보고, 저 음악 깊이 없이 찔러보고 이게 최신이다! 이 놀 줄 모르는 관중들이여! 라고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무대에서 '아 나는 좆나 멋져~!' 패션쇼 워킹하는 듯한 병신들의 공연도 어떻게 하다가 이 날 보게 되었습니다만 난 싫더라고요. 이 남자, 저 남자 혹은 저 여자, 이 여자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 친구보면서 믿음이 안가듯이 장르에 대해서도 왔다갔다 하는 뮤지션 니 대가리(혹은 디스코그래피)에는  도대체 뭐가 들어있느냐? 라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밴드 이름 하나로 십년넘게 음악을 해오는 블랙홀이나 크래쉬같은 팀을 보면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팬층도, 수요층도, 공연층도 뭐 하나 두껍고 탄탄한 게 없는 이쪽 음악시장에서 계속 한 밴드로 음악을 해온다는 사실은 그 뮤지션들의 실력도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 이상의 '무언가' 가 그 뮤지션의 가슴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절도 바뀌게 마련이고, 제가 좋아하는 여름도 지나가게 마련인데 이런 뮤지션들의 가슴속에는 제가 좋아하는 그런 한결같은 '여름' 이 있기때문에 그런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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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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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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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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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최종적으로 확정한 시안입니다.



지난 주부터 작업에 들어가 위의 3번째 시안까지 제작을 마치고, 오늘 최종적으로 표지 디자인을 확정하였습니다. 물론 제맘데로 결정은 한것은 아니고 GeeSoo씨 (예전 글에는 신인가수 'K'로 표기를 하였습니다..) 와의 협의와 조율을 거쳐 드디어 오늘 확정을 하게 되엇습니다. 초기에는 2번시안으로 확정을 지을뻔 하다가 빈티지한 느낌으로 한번 가보자는 GeeSoo씨의 제안에 배경과 인물을 페인트샵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다듬어 보았습니다.


앨범 발매일은 아마도 저도 휴가가 있어서 8월중순-하순이 될듯합니다. 음악스타일은 저번에 밝힌 글 에도 약간 표현이 되어있습니다만 3J(J에슨 므라즈, J 존슨, J메이어)를 좋아한다고 밝힌 GeeSoo씨의 음악적 취향과 비슷한 포크+소프트락 스타일입니다.


타이틀곡은 "내 사랑 전여사" 라는 사모곡(思母曲)입니다. 사모곡(思母曲)이라고 표현해서 좀 오래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가사 자체는 굉장히 건강하고, 밝고, 현대적인 느낌이어서 좋더군요. 정(情)이 넘치는 포크락이라는 게 저의 모니터링 느낌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앨범이 나오는데로 이웃블로거들에게 샘플러를 보내드리며 공감을 해봤으면 합니다.





네, 메탈리카를 저는 좋아합니다. 물론 그간의 앨범들로 인해 좋아한 사람들이 '좋아했던'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많이 봐왔습니다만 저는 그래도 여전히 메탈리카를 '좋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저 사진의 제임스 헷필드의 보컬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뜬금없는 예이긴 합니다만 에릭 크랩튼 선생님의 보컬처럼 '뭐 딱히 잘 부르는 것 같진 않은데 이상하게 노래를 맛깔나게 부르는' 듯한 느낌때문입니다. 네, 그래서 이래저래 메탈리카의 음악이 한창때의 설레임이 없을지언정 여전히 저는 제임스 헷필드의 보컬이 있는 메탈리카를 좋아합니다. 큰 이변이 없는한 메탈리카의 이번 새 앨범도 군소리없이 구입을 할 계획이 있었습니다.




새 앨범의 자켓이 공개되었고 가장 반가웠던 옛날 메탈리카의 로고를 보면서 (당연히도) 옛날 사운드의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옛날 로고를 다시 불러왔으니 사운드도 옛날 사운드를 불러오겠거니...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뭐 이 점은 어지간히 메탈리카를 좋아하시는 분들끼리는 두말하면 입술 움직이기 귀찮은 얘기가 될것이기 때문에 대충 줄이겠습니다. 아무튼 저 자켓을 보면서 꽤나 기대감을 가져봤던게 사실입니다...만!


이건 뭥미?


동네 마실횽의 분노에 찬 메탈리카 신보에 관한 제보를 받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냥 CD패키지로 나오는게 아니라 뭔가 상당히 요란하더군요. "예예 손님, 이건 이렇게 사실 수 있고요,요건 요렇게 사실 수 있어요. 이건 뭐고요. 저건 뭐고요~" 내가 사고싶은건 그냥 핸드폰인데 뭐그리 말이 많은지 사람 짜증나게 하는 핸드폰 매장의 짜증나는 낚시멘트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냥 CD만 팔라고! 뭘 말이 이렇게 많어?


먼저 23,800원짜리 패키지입니다. (링크를 여기다 했지만 분노의 방향은 횽뮤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다들 아시겠지만 노파심에 다시한번 밝힙니다.)


새 앨범 CD1장에 메탈리카 온라인 억세스 패키지 포함이 된 구성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이 패키지를 사고, 메탈리카의 온라인 웹사이트에 억세스를 하면 뭐 다양한 컨텐츠 혜택을 준다고 나와있는데, 솔직히 (그동안의) 메탈리카 팬들이 이딴걸 얼마나 바라고 기대하고 있었을까 싶습니다. 일단 절차도 구입시 동봉된 억세스코드를 입력해서 뭘 어쩌구저쩌구로 나와있는데 바로 AC8 안해! 가 제 입에선 절로 나오더군요.  그리고 굳이 뭐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해도 이걸 굳이 패키지화 해서 돈을 더 받아(쳐먹어)야 하는지도 화가 났습니다. 무려 CD1장 구성 상품과 거의 만원차이가 납니다...기왕 이따위(?)로 할거였으면 차라리 저번 앨범 St.Anger 의 새 앨범 전곡의 스튜디오 연주장면이 담긴 DVD동봉 패키지가 더 나았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두번째는 오늘 이 글의 하이라이트 131,000원 LP패키지입니다.


45회전 회전방식으로 무려 LP 사이드 1면에 1곡만 수록하여, LP는 양면재생이므로 1장의 LP에 꼴랑 2곡을 수록해서 5장의 LP로 만든 패키지! 오! 맙소사! Pray the lord my soul to keep, If I die before I wake, Pray the lord my soul to take 였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지더군요. 20여년간 음악을 들어오면서 이렇게 건방지고, 오만한 구성의 음악상품은 처음 접해보는 충격이었습니다. 아니 왜! 10곡밖에 안되는 새 앨범의 수록곡을 1장의 LP에 충분히 담을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좋습니다. 더블앨범까지도 인정해줄수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메탈리카의 그간의 곡들이 십분에서 이십분은 기본으로 넘기는 대곡성향의 밴드도 아니고(이런 어이없는 구성의 이유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렇다면 CD의 구성도 적어도 1장이상은 했겠으니 이것도 말도 안되겠군요...) 아무리 물구나무를 서보고, 화를 다스리는 수도승을 흉내내며 마음을 다잡아봐도 이건 뭐 단 한가지 결론밖에 안나더군요. '씹새끼들이 돈독존나 쳐올랐구나...'





아무리 관심을 많이 받고있는 밴드 새 앨범의 프로모션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요란하고, 짜증나고, 게다가 얍삽해 보이더군요. 꼭 이런식으로의 프로모션을 해서 악착같이 팔아먹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만큼 벌었을것 같고, 뭐가 그리 아쉽다고 이런 프로모션에 관해 메탈리카는 제작사 혹은 배급사와 이런 싸구려 저질 프로모션에 동의를 한건지 새 앨범을 듣기전부터 짜증이 확 나더군요. 공룡이라고도 불리는 이 정도의 밴드라면 배급사나 제작사의 횡포(?)에 (건전한 마인드라면) 뻐큐!씨발 우리팬들에게 그딴식의 상품은 팔수없어! 라고 소리쳤을텐데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며칠전 제가 일하는 사무실로 사무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한눈에 딱봐도) 음악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분이 찾아왔습니다. 데뷔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신인(이하 K)이었습니다. 저의 상사와 저는 그분을 만나 앞으로의 진행계획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고, 저의 파트인 앨범 디자인에 관해 따로 다시 한번 만나 상의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K는 다음에 저와 만날때는 자신이 원하는 앨범 디자인 컨셉의 앨범들을 가져오겠다 그랬으며 저는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K는 아래 앨범형식의 디자인 컨셉이었으면 좋겠다고 저에게 말을 해주었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좋아하는 앨범들이었습니다. 물론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이웃분들 역시 거의 저처럼 공감하실거라 생각이 들정도로 K가 가져온 앨범은 좋은 앨범이었습니다.




"가져오신 앨범들이저도 참 좋아하는 앨범이네요." 저는 말했습니다. K는 표정이 밝아지더군요.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더욱 신경써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 혹은 시시하게 생각하는 음악의 앨범을 들고와서 디자인을 이런 식으로 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부탁을 했다면 저역시 시시한 디자인을 할수밖에 없었을 의욕이었겠습니다만 상황은 다행스럽게도 정반대로 흘러가(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K의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곡을 들으면서 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잘 들어봤습니다. 좋군요. 혹시 존 메이어의 1집앨범은 좋아하시지 않나요?" K의 답신은 "존(J) 메이어가 포함된 잭(J) 존슨, 제이슨(J) 므라즈...이 3J를 좋아합니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역시나...


좋아하는 음악이 비슷하다보니 더욱 K에게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원래 제가 하는 방식은 최초 시안 3안 + 추가시안 2안으로 그안에서 조율과 진행을 합니다만, K님과는 그런 방식은 맞지 않을것 같군요. 수시로 K님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K님이 마음에 들때까지 깍고 다듬고 조율해봐야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덕분에 앞서말한 "3J"와 K의 데모곡은 실컷 들으면서 작업 진행중입니다. 앨범이 나오게 되면 나름 활발한 프로모션을 이곳에서도 할 예정이니 훈훈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왜냐구요? 존 메이어 좋아한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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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자켓만으로 보았을때는 분명히 판테라라는 밴드의 'Vulgar Display Of Cowboys'는 100% 헤비메틀 앨범일것이다라는 확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밴드에 대한 지식은 다른 것없이 아주 단순하게도 (당시 일했었던 레코드샵에서) 손님들이 꾸준히 이 밴드를 사갔다는 점(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상품성이 100% 다 벗고 보여드립니다! 의 호감도 100%만땅의 낚임질이었습니다. 알바비를 받아서 바로 판테라의 앨범을 사서 워크맨에 플레이를 시키고 1곡이 나오기전의 그 긴장감...그리고 나왔던 무시무시한 첫 곡의 기억..달팽이관을 도루코 면도기로 난도질 하는 듯한 그 청각적 충격!!! 좁병신 시에틀 그런지 밴드들에 지루함을 느낄 무렵 나타난 수퍼히어로였습니다.


판테라는 제가 화가 날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음악중 하나였습니다. 군입대 영장을 받아놓고 무슨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듯한 무기력감과 불안감에 화가 날때도 판테라였으며, 온통 시시한 음악들이 지 잘났다고 하늘하늘 거리는 꼬락서니에 화가 나서 죽탱이를 날리고 싶었을때도 판테라였습니다. 제대를 하고나서도 뭘로 먹고 살아야하나 대가리엔 똥만 찬 예비역 군인의 무기력감속 분노를 달래줬던 음악도 판테라였습니다. 그랬던 판테라가...


어제 프로야구 기아와 SK의 경기를 보면서 또 듣고 싶었습니다. 화가 많이 났습니다. 페어플레이도 없고, 파트너쉽도 없고, 무조건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의 살벌한 룰이 Why Not? 인 요즘 세상, 야구장에서도 그와 똑같은 광경이 펼쳐지자 짜증이 나더군요. 물론 저같은 사람이야 음악 듣는 게 취미이고, 화가 나면 그 취미를 이용해서 화를 다스릴 때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대체 어디서들 화를 푸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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