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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화요일인데, 일손이 잡힐만한데 아직도 머리속엔 딴 생각만이 가득한게 마치 금요일 저녁같으며, 새로 산 CD의 비닐을 막 벗길때의 기분이며, 즐거운 섹스나 즐거운 키스를 하기전의 기분같은 설레임이라 원인을 나름 요리조리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소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의 날씨탓인듯 합니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해도 많이 길어졌으며, 슬슬 각종 락페스티발 소식들이 올라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적당이 맛있게 익은 햇살이 그렇고, 살랑살랑 예쁜 각선미의 아가씨 주름치마 나풀거리듯 부는 바람도 그렇습니다.


할일은 해야하고, 할일을 해야 돈이 들어오고, 돈이 들어와야 CD를 사고, 밥을 먹으며, 데이트를 하고, 저축을 할텐데 이런 기본적인 생산과정(...)에서 차질을 빚는다면 득볼일은 없을터 그래그래 이따위로 살면 안되지 암 안되구 말고의 정신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오늘 일하며 들을 음악을 초이스 했습니다..그런데 고른 음악이 하필 Grateful Dead 였습니다.





아니지 이러면 안된다! 정말정말 열심히 일해야 하는 지금 이 상황을 60년대 최고의 사이키델릭 무산계층의 우상 히피밴드를 들으며 일한다는 건 더욱더 다잡은 마음을 풀어주는 격이다! 빨리 모촤르트나 베토벤을 들으며 마음을 다시 잡아보자! 허겁지겁 유턴을 하려했으나 이미 불길은 번져버려 현재 시간 오후 3시 44분까지....Grateful Dead 를 계속 들어재끼며 좆나 게으름 피우는 중입니다..이로인해 일을 해야해! 일을 해야 돈을 벌수 있어 라는 좌뇌의 설득은 완전히 마비된 상태이며, 아~ 정말 좋은 음악이야~ 뭔가 저 들판에 나가 한대 빨고(...) 한방(...) 하며 나른하게 음악이나 들으면 좋겠구나 라는 우뇌의 시낭송(...)에 완전히 현재까지 정신을 잃은 상태입니다... : )


...돈은 왜 버는걸까요? 우리는 왜 이렇게 악착같이 지각하지 말아야 하며, 외롭지 말아야 하며, 남의 불행은 내 알바 아니다는 식으로 살아남아야 하는걸까요? 사랑과 평화(만)을 외치던 60년대의 히피들이 갑자기 부럽고, 그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저도 머리에 꽃을 꽂고 (이 좋은 봄날에!!!!!!!!!!!) 아무 공원이나 달려나가 뒹굴뒹굴거리면서 Grateful Dead 의 앨범을 들으며 좋아하는 책이나 읽으며 회장님의 방침으로 룸싸롱 종업원이 씹창이 나던말던, 누가 대통령이 되던말던, 어디 땅값이, 누구 봉급이 오르던 말던 아무 생각없이 낮잠이나 퍼자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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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이런 히피 마인드로는 Grateful Dead의  이 BOX 셋을 살 수가 없다는 생각도 들고맙니다....-_-; 일하러 가야겠습니다. 횽뮤직에서 (악마의 유혹!!! 무.이.자.로) 175,000에 팔고 있는 Grateful Dead 저 박스셋을 사기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을 하러 가야겠습니다...후~~ 마음은 히피로 살고 싶다하되 갖고싶은 CD들이 절 내버려두지 않네요. 어쩌겠습니까? 사야지요. 좋은 음악만들어 많은 돈 긁어모으는 창작의 재능은 없고,  개미처럼 벌어서 아끼고 아껴 CD사서 들으면 마냥 좋아하는 소비의 재능은 타고 났으니 말입니다...히피도 못되고, 여피도 못되니까 다시 챗바퀴속으로 들어가(고마)는 다이고로 다람쥐 였습니다.헥헥~




(좌) Grateful Dead "Live / Dead" (우) Jeff Beck "Guitar Shop"


며칠전에 산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 이라는 책을 룰루거리며 (룰루비데는 없지만) 화장실에서 읽다가  똥줄이 콱막히면서 "헉!" 하고 헤어진 옛 연인과 조우하는 듯한 난처함을 느끼게 되었으니 바로 그레이트풀 데드의 "Live / Dead" 앨범 때문이었습니다. 산다 그래놓고 몇년을 씹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쩌다가 씹어버렸는지, 시간이 이렇게 흐르게 됬는지는 정확히 원인분석이 불가능하지만 아무튼 희안하게(그것도 화장실에서!) 몇 년만에 책속에서 이 앨범과 조우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안 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래저래 찾아보던중 중고음반판매몰인 한 사이트에서 (참으로 적절한 타이밍!) 이 앨범을 발견했을때의 난감함이란...('어쨌든 사야될 앨범은 반드시 사게 되는구나...' 의) 중고앨범이라 굉장히 나이스한 가격 (8,000원) 도 그렇고, 도착한 후의 앨범을 상태를 보니 그저 비닐하나 입지 않은 차이말고는 다른 점은 못느끼겠더군요. 아주 깨끗했습니다. 뭔가 굉장히 돈이 남으니 좀 더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내 친김에 제프백의 "Guitar Shop" 앨범까지 샀습니다.


...그래도 다행인점은 헤어진 연인과의 조우는 과거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지만, 헤어진 구매 리스트의 앨범과의 조우는 언제든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일겁니다....굳이 헤어진 연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음~ 영화 혹은 DVD, 멋진 양복, 멋진 차, 멋진 여자, 맛있는 음식, 맛있는 섹스등등은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지루해지고, 빛이 바래고, 유행에 밀리고, 실연이 오기 마련인 각각의 유통기한이 있지만 좋은 앨범 한장은 일단 언제든지 과거로도 돌아갈 수 있고, 미래의 감성의 든든한 후원자도 되어주니 악착같이 돈을 주고 현재의 구세대 음원매체인 CD에 이렇게 어줍짢은 운명론(!) 들먹거리며 '사야될 CD는 반드시 사게 된다' 고 나불대며 집착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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