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Grateful Dead "Live / Dead" (우) Jeff Beck "Guitar Shop"


며칠전에 산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 이라는 책을 룰루거리며 (룰루비데는 없지만) 화장실에서 읽다가  똥줄이 콱막히면서 "헉!" 하고 헤어진 옛 연인과 조우하는 듯한 난처함을 느끼게 되었으니 바로 그레이트풀 데드의 "Live / Dead" 앨범 때문이었습니다. 산다 그래놓고 몇년을 씹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쩌다가 씹어버렸는지, 시간이 이렇게 흐르게 됬는지는 정확히 원인분석이 불가능하지만 아무튼 희안하게(그것도 화장실에서!) 몇 년만에 책속에서 이 앨범과 조우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안 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래저래 찾아보던중 중고음반판매몰인 한 사이트에서 (참으로 적절한 타이밍!) 이 앨범을 발견했을때의 난감함이란...('어쨌든 사야될 앨범은 반드시 사게 되는구나...' 의) 중고앨범이라 굉장히 나이스한 가격 (8,000원) 도 그렇고, 도착한 후의 앨범을 상태를 보니 그저 비닐하나 입지 않은 차이말고는 다른 점은 못느끼겠더군요. 아주 깨끗했습니다. 뭔가 굉장히 돈이 남으니 좀 더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내 친김에 제프백의 "Guitar Shop" 앨범까지 샀습니다.


...그래도 다행인점은 헤어진 연인과의 조우는 과거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지만, 헤어진 구매 리스트의 앨범과의 조우는 언제든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일겁니다....굳이 헤어진 연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음~ 영화 혹은 DVD, 멋진 양복, 멋진 차, 멋진 여자, 맛있는 음식, 맛있는 섹스등등은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지루해지고, 빛이 바래고, 유행에 밀리고, 실연이 오기 마련인 각각의 유통기한이 있지만 좋은 앨범 한장은 일단 언제든지 과거로도 돌아갈 수 있고, 미래의 감성의 든든한 후원자도 되어주니 악착같이 돈을 주고 현재의 구세대 음원매체인 CD에 이렇게 어줍짢은 운명론(!) 들먹거리며 '사야될 CD는 반드시 사게 된다' 고 나불대며 집착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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