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 역시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에 장점에 낄낄거리고, 자뻑할때야 세상고민 없이 즐겁고 좋지만 단점에 한심해지고, 답답해 질때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어디부터 문제일까? 이게 왜 나에게 문제가 되어서 나를 갉아먹는(듯한) 느낌이 드는걸까? 해는 저물었는데도 계속 밭을 갈아라고 채찍질을 하는 농부형님만큼이나, 해는 저물었는데도 숙영지를 정하지 않고 계속 행군을 제촉하는 (얄미워 죽여버리고 싶은) 소대장만큼이나 제 자신이, 제 자신의 단점을 가지고 쉼없이 닥달을 하는 날이 있습니다. 난 왜이럴까 Problem.


끊임없이 내 일(Work)과 내일(Tomorrow)을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내가 나보고 뭔가를 하라고, 그 뭔가를 왜 빨리 하지 않냐고 재촉하고 겁을 줍니다. 가만히 있으면 얼어죽으니까 쉼없이 움직이라고 제 몸을 흔드는 북극탐험대장같습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계속 움직여야 하고, 계속 무언가를 걱정해야 합니다. 계속 어떻게, 뭘로 먹고 살지 걱정을 해야합니다. 그러다보면 걱정도 팔자가 아니라, 걱정도 한계가 오기 시작합니다. 사는 게 지치고, 걱정하는 게 짜증나기 시작합니다. "이씨발, 나보고 어쩌라구!"


그럴 때! 저는 칼라 블레이의 저 앨범을 듣습니다. 나던 눈물도 눈(雪)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아름다운 곡인 'Lawns'라는 곡을 들으며 머리속이 소복소복 하얘집니다. 눈오는 창밖을 멍-하니 아무 생각없이 쳐다보듯이 그런 몰입감이 귓속에 소복소복 내립니다. 차츰 머리속에서 토닥거립니다. '어이 이보게 그러지 말고, 잠시 좀 멍-해져보지 그래....'. 집에 들어와 방안의 아무 불도 켜지 않고 이 앨범을 들으며 사놓은 캔맥주를 홀짝거립니다. 방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는 이 앨범을 PLAY시키고, 제 자신을 STOP 시켜놓습니다.












예전에 군대를 막 제대하고 온 몸에 퍼진 짬밥기운때문에 마음은 초조한데 뭘해야될지 몰라 한참 어리버리하고 있던 사회 적응기때...우연치 않게 번화가의 레코드샵에 일하게 된 적이 있었다...그 레코드샵에 단골이었던 친구의 소개로 일을 하게 된 것이었는데 (그 녀석의 이름은 최기봉!! 낄낄...) 한달에 3번 쉬고, 하루 평균 12시간의 고된 근무시간이었지만...재밌었었다..무엇보다도 그땐 피곤하다는 걸 잘 알수없는 젊은 나이였으니까...


하루 종일 서있어야 하고, HOT나 젝스키스같은 하이틴 팝스타들의 앨범만 하루종일 팔때면 정말 무슨 매점 아저씨같은 기분이 들때도 있었고, 개좆같은 꼬장을 부리면서 환불이랄지 바꿔달라고 지랄을 한 좆같은 손님들도 있어서,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한때 몸무게가 어이없게 많이 나갔던 기억도 있었다....


뭐...그러그러한 아주 좆같이 힘든 기억도 있지만....풋풋한 교복차림의 여고생들의 수줍은 고백이랄지, 아기자기한 선물이나 편지를 받은 적도 있었고...그 중에 꽤나 이쁘게 생긴 친구들과는 오래동안 교류(-_-)를 나누기도 했었다..또한 진짜 음악을 좋아하는 손님과 친해질 수 있었던 기회도 되었고....여차저차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수 있었던 기회도 많았다.....





그리고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저 영화처럼같이 일했던 친구들도 음악을 꽤나 좋아하던 친구들이어서, 마치 영화 "하이-피델리티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속의 점원들 처럼 우리 역시 개념없는 손님들을 조롱하며 낄낄댄적도 있었고, 더더군다나 좋아하던 장르가 각각 달랐기때문에 꽤나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총 3명이서 종일 일하고 오전이랄지, 오후 아르바이트 1명을 포함했었던 기억인데...나는 락음악을 좋아했었고....한 친구는 아트락....또 한 친구는 재즈를 주로 좋아했던 것이 그것이었다..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이면 우리 3명은 발매된 신보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권(!!)을 가질 수 있었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서로 좋아했던 장르가 달랐던 터라 서로가 "시끄럽다, 무슨 음악이 그러느냐? 시큰둥~~~" 식의 반응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반대로 "오~이거 뭐냐? 좋다 마음에 든다~!" 라는 식의 지지를 보낸적도 있었다....





그때의 기억으로 인해 뭐 다는 아니지만 들려주면 꽤나 마음에 들었던 곡도 있었다...지금 생각해도 뭐 이것저것 다양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시절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그 친구가 들려주었던 곡중 인상깊었던 Carla Bley의 "Lawns" 라는 곡을 듣다가 생각나서 몇자 나불거려본 수다.....

























Carla Bley "La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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