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군대를 막 제대하고 온 몸에 퍼진 짬밥기운때문에 마음은 초조한데 뭘해야될지 몰라 한참 어리버리하고 있던 사회 적응기때...우연치 않게 번화가의 레코드샵에 일하게 된 적이 있었다...그 레코드샵에 단골이었던 친구의 소개로 일을 하게 된 것이었는데 (그 녀석의 이름은 최기봉!! 낄낄...) 한달에 3번 쉬고, 하루 평균 12시간의 고된 근무시간이었지만...재밌었었다..무엇보다도 그땐 피곤하다는 걸 잘 알수없는 젊은 나이였으니까...


하루 종일 서있어야 하고, HOT나 젝스키스같은 하이틴 팝스타들의 앨범만 하루종일 팔때면 정말 무슨 매점 아저씨같은 기분이 들때도 있었고, 개좆같은 꼬장을 부리면서 환불이랄지 바꿔달라고 지랄을 한 좆같은 손님들도 있어서,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한때 몸무게가 어이없게 많이 나갔던 기억도 있었다....


뭐...그러그러한 아주 좆같이 힘든 기억도 있지만....풋풋한 교복차림의 여고생들의 수줍은 고백이랄지, 아기자기한 선물이나 편지를 받은 적도 있었고...그 중에 꽤나 이쁘게 생긴 친구들과는 오래동안 교류(-_-)를 나누기도 했었다..또한 진짜 음악을 좋아하는 손님과 친해질 수 있었던 기회도 되었고....여차저차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수 있었던 기회도 많았다.....





그리고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저 영화처럼같이 일했던 친구들도 음악을 꽤나 좋아하던 친구들이어서, 마치 영화 "하이-피델리티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속의 점원들 처럼 우리 역시 개념없는 손님들을 조롱하며 낄낄댄적도 있었고, 더더군다나 좋아하던 장르가 각각 달랐기때문에 꽤나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총 3명이서 종일 일하고 오전이랄지, 오후 아르바이트 1명을 포함했었던 기억인데...나는 락음악을 좋아했었고....한 친구는 아트락....또 한 친구는 재즈를 주로 좋아했던 것이 그것이었다..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이면 우리 3명은 발매된 신보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권(!!)을 가질 수 있었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서로 좋아했던 장르가 달랐던 터라 서로가 "시끄럽다, 무슨 음악이 그러느냐? 시큰둥~~~" 식의 반응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반대로 "오~이거 뭐냐? 좋다 마음에 든다~!" 라는 식의 지지를 보낸적도 있었다....





그때의 기억으로 인해 뭐 다는 아니지만 들려주면 꽤나 마음에 들었던 곡도 있었다...지금 생각해도 뭐 이것저것 다양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시절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그 친구가 들려주었던 곡중 인상깊었던 Carla Bley의 "Lawns" 라는 곡을 듣다가 생각나서 몇자 나불거려본 수다.....

























Carla Bley "La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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