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의 올해 일상생활에서 활력을 불어넣어준 앨범들에 대한 감사의 자리로 이 포스팅을 마련했습니다...한 해동안 다이고로에게 설레임과 청각적인 오르가즘을 주었던 아래의 10개의 앨범에게 다이고로는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바입니다...

아래의 앨범들의 선정기준은 철저히 다이고로의 주관적인 감정에 좌지우지 된것임을 밝혀드리며, 2009년에 발매된 신보만을 꼽은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다시 한번 수상하신 것(-_-)에 대해 다이고로는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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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가데스 "Endgame"



기력이 다 떨어진듯한 데이브 머스테인은 이 앨범부터 새로 가입한 기타리스트를 수혈(?)받으며 보름달이 뜬 눈덮인 겨울 산속을 헤매이는 고독한 늑대의 눈빛같은 기타연주를 너무도 반갑게 다시 들려주었습니다. So Far, So Good... SoWhat! (1987–1989) 앨범 이후 이 앨범이 나온게 아닌가 착각해볼 정도로 완벽한 전성기 시절복귀작입니다.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팀이 핵심선수들이 붕괴되면서 정상(!)으로 올라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듯이 전성기를 달렸던 기타리스트의탈퇴이후 다시 정상 -탑클래스로 혹은 안정적인 상태- 로 돌아오는데 메가데스는 꽤나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롱런(해야)하는 헤비메틀 밴드들이 살아남는 길은 무엇일까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얻었던 앨범입니다. 특히나 올해는 왕년의 전성기를 누렸던 헤비메틀 밴드들의 복귀작들이 꽤나 많았었고, 거의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앨범을 최고로 뽑은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롱런(해야)하는 헤비메틀 밴드들의 대안은 명문 스포츠 팀처럼 훌륭한 선수의 영입이 참으로 중요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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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히브리아 "The Skull Collectors"

이웃블로거 focus 님의 추천을 통해 알게된 간만에 대가리 총맞은 것처럼 기습공격 충격의 기쁨(?)을 전해준 브라질산 헤비메틀 밴드였습니다. 초고음 샤우팅에, 브레이크 나간 질주감, 정신없이 말궁댕이 피튀기며 후려치듯이 갈겨대는 기타솔로와 헤비리프. 자켓을 처음 봤을 때 느낀 '그만그만한 밴드겠구나...'라는 선입견에 염산을 부어버린 앨범이었습니다. 나올 건 다 나와서 이제는 하늘아래 더 신선한 헤비메틀이 없(을거)다고 푸념을 가끔하지만 늘 그런 예상은 빗나갑니다. 올해는 히브리아가 그런 하이킥을 날린 한 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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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드림시에터 "Black Clouds & Silver Linings"


전작 보다는 조금 밝은 느낌의 곡들이 많아서 조금 더 정이 많이 갔던 앨범이었습니다 이 밴드는 슬럼프도 없을까요? 매번 일정 수준의 앨범을 일정하게 발매를 한다는 점이 무시무시한 연주력보다 더욱 무시무시하게 느껴집니다. 훌륭한 연주자들의 훌륭한 꾸준함(?)은 훌륭한 연주력만큼이나 무시무시하게 느껴집니다. 이 팀의 이런 점과 붙으면 요즘 누가 이길 수 있을까요? 네덜란드의 이종격투기 선수 세미 슐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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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뮤즈 "The Resistance"


엄청난 성공이후 결국(!) 자폐아가 되버린 듯한 탐요크의 라디오헤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듯 뮤즈의 행보는 라디오헤드의 모습보다는 훨씬 영악한 것 같습니다. 이 팀의 전작들에서는 댄서블하고 대중적인 곡들로 팬들을 끌어들이고는 다시 이번 앨범에서는 2집 앨범 당시의 락밴드임에도 피아노를 기타보다 전면에 내새운 심각한(!) 구성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팬들과의 밀고 당기기가 정말 매력적인 밴드라고 느꼈으며 개인적으로는 뮤즈의 이런 식의 삼각한 구성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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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램 오브 갓 "Wrath"


이 밴드의 전작들을 나름 그동안 주목을 하고 있었지만 뭔가 하나만 채워지면 딱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서 그게빵하고 터져서 오예!를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이번 그래미 헤비메틀 부분에 노미네이트된 'Set To Fall' 이라는곡의 헤비한 그루브감은 판테라 이후에 간만에 느껴본 즐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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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데이브 메튜스 밴드 
"Big Whiskey and the GrooGrux King"

정규앨범보다 라이브 앨범을 더 많이 내는 라이브형 밴드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밴드를 자주 볼 수 없는 먼 나라 팬들에게는 이 밴드의 새 앨범이 그래서 더 그리웠습니다. 큰 실망감을 준 (전작인) Everyday 앨범과는 달리 이 앨범은 전성기시절의 자연스럽고 자유스럽지만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탄탄하고 쉴새없이 변화무쌍한 리듬들을 뿌려대는 (이 밴드 특유의) 재미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Welcom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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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이 언트 메리 
"Circle"

작년에 올해의 앨범을 꼽고나서 바로 발매가 되었던 이 앨범은 예전 앨범의 타이틀로 이 밴드가 썼듯이(=Just pop) 밴드가 (혹은 밴드로서) 만들수 있는 재치있는 팝음악들이 가득한 앨범입니다. 밴드가 팝음악을 하면 안되는가? 밴드로서 팝음악을 하면 안되는가? 아직은 우리나라의 가요매니아나 락매니아가 서로 침범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 부분을 Nell 이라는 팀과 더불어 고양이 옆집 담넘어가듯이 사뿐하고 귀여운 자연스러움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더불어 올 여름 휴가에 동해안 7번국도를 드라이브하며 들었던 이 앨범의 시원한 기억도 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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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백두산
"Return of the King"

무엇보다도 (크게) 변하지 않은 유현상의 목소리때문에 왕깜놀이었습니다. 앨범이 발매되고 얼마있지 않아 보게된 공연 모습도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TV-예능 프로그램에서 너무 자주 보게 되니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여자야' 같은 솔로 앨범을 하나 내시고 혼자 TV에 나오시지 밴드로서 앨범을 냈으면 밴드 활동을 열심히 하셔야 되는거 아닌가...유현상이 나갔을때도 아쉬웠고, 유현상이 돌아왔는데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올해 한국 최고의 헤비메틀 앨범입니다. 







7. 윤상
"6th"

수록곡 '떠나자' 를 들으며 이거다! 라고 외쳤지만 이후 이어지는 트랙들에 실망을 했습니다. 결혼후에 안정적인 느낌을 찾고 싶었던 걸까...이어지는 트랙들은 너무 안정적이고 정적입니다. 유학도 오래동안 다녀오셨고 일렉트로닉 트리오앨범도 냈었고 해서해서 이번 앨범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보상은 첫번째 트랙 한곡밖에 없었습니다. 9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의 꾸준한 앨범 발표에 어지간하면 후한 점수를 주려했습니다만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9. 소녀시대
"Gee"

올해 초부터 좋지 않은 일들에 꽤나 힘들어 할 무렵 듣게된 이 앨범은 우는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쥐어주자 뚝 그치듯 그냥 그렇게 이유없는 탁월한 즐거운 효과였습니다. 남자는 늙어서도 남자다의 능글함으로 생각내리시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은데 저는 반대입니다. 남자는 늙어도 애(Kids)다 쪽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아하는 예쁜 여자가 처음 생겼을때의 두근두근을 정말 잘 끄집어낸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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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리지 보덴 "An Appointment With Death"


미국이라는 부자집의 망나니 자식 컨셉(툭하면 성조기는 왜 보여주는걸까!) 으로 활동했던 리지보덴이라는 밴드는 당시로도 정이 닿지 않았던 밴드였고, 지인들의 기억들에도 그다지 임펙트를 크게 준 밴드가 아니라는 증언도 있어서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었지만 2007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타만 잡으면 개나 소나 음악한다고 락밴드한다고 시시한 노래들이 널리고 채이는 요즘과는 달리 락밴드의 테크니션 기타리스트들이 널리고 채였던 80년-90년대에는 앨범이 나오면 여기 기타를 누가 쳤느냐? 죽이는가? 시시한가? 의 호기심과 선입견의 호불호가 혈기왕성했었던 즐거운(?) 추억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리지 보덴은 전성기 때 심심하면 질러댔던 고음 샤우팅을 이 앨범에서는 지르지 않지만 이 앨범의 (리지보덴이 재기를 하면서 들여온) 2명의 기타리스트는 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헤비메틀의 시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헤비메틀은 살아있다는 증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BONUS TRACK -----------------

2008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2007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2006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2005 다이고로가 뽑은 올해의 앨범




- 아, EBS Space 도곡동 공연장은 정말 가슴 벅차게 멉니다. 갈레리우스가 오지 않는 이상은 정말 평일에 공연보러가기가 참 부담스럽습니다.


- 스탠딩 관람이라고 해놓고, 공연장을 들어가보니 좌석을 빼지도 않은체, 연출 담당하시는 분이 공연 시작전에 "화면빨 나와야 되니까요, 여러분 앞으로 나오세요."  미리 무대앞으로 관객들을 불러서 공연 시작전 미리 '스탠딩' 시키는 괴상한 공연장 분위기에 피식.


- 오프닝은 다운헬이 2곡을  불렀습니다. 콘서트 현장을 떠나서, 락밴드를 떠나서 무대에 올라온 이 밴드의 베이스는 참으로 비범한 외모와 비범한 가슴골을 강조한 옷을 입은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다운헬의 곡을 듣는 순간들에 적지 않은 방해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즐거운 농담입니다.)


- "Rock은 개그다!!" 라는 지금까지 생각해봐도 어리둥절한 멘트를 날리신 기타리스트 스티브킴 횽의 비범한 정신세계를 즐겁게 캐치할 수 있었던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앵콜 요청시에는 멋쩍은 듯이 고맙다며 올라오셔서는 잠깐 짧게 기타로 '진도아리랑'을 연주해 주었습니다. 흥이 나셔서 좀 더 해볼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유현상 횽이 올라오셔서 바로 Stop. (ㅋㅋ)


- 백두산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로 "한국롹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 라는 비장감 넘치는 멘트는 별로 듣고싶지 않았었는데 역시나 듣게 되었습니다. 진작에 돌아오셨었어야죠. 22년전의 팬들의 마인드와는 다릅니다. "어우, 이것저것 해봤는데 역시 난 헤비메틀이 좋더라구~" 라고 가볍게 멘트 날리셨어도 빵터지는 감동이었을겁니다. 당시엔 국내 헤비메틀계의 최첨단 ACE 최첨병이셨을지 몰라도 지금은 안타깝지만 '니들이 고생이 많다' 분장실의 강선생님이십니다.


- 역시나 '주연배우','말할걸','Up In The Sky' 는 최고였습니다. 발품팔며 도곡동까지 온 이유와 보람을 이 세 곡이 애무해주었습니다. 정말 다시는 못볼줄 알았던 밴드의 히트곡들을 기적처럼 다시 공연장에서 보게 되었다는 의미만으로 감동은 만루주자 싹쓸이 3루타였습니다.







그냥 레전드급 라이브 (헐..초반에 현 KCC 농구감독도 나오는군요...)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EBS Space 에서 하는 쇼는 (무료여서 더 그렇지 않을까싶은) 관람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확률을 자랑하는 쇼입니다. 물론 그날그날의 아티스트의 사정에 따라서 관람 경쟁률은 차이가 있겠지만 3년전의 시나위쇼 이후 꽤 많은 응모를 했었는데 당첨된것은 이번 백두산 공연으로 인해 3년만입니다. 잠깐 눈물 좀 닦겠습니다.


뭐 하여간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대충 다 알고 있는 개념 아티스트들의, 개념 공연들만을 주로 보여주는 EBS 공감 쇼는 동네곳곳에 촘촘하고, 치밀하게 심어져있는 십자가 교회처럼, 엘리트 중고딩 입시학원처럼 소수정예만 모신다는 소극장 라이브쇼입니다. TV에서 보던 모습과 달리 '어머!' 탄식이 몰래 나오는 작은 규모가 첫 인상이었구요. 여하튼 이만한 음악(들만)을 그냥 이만한 장소에서(만) 승부해 보겠다는 -요즘 툭하면 나오는 CD 초판 2,000장 한정발매후 땡! 음반같은...- 영악함과 씁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대중음악 공연장입니다.


사진 촬영을 금한다고 하지만 뭐 공연이 다 끝나고 관객을 향해서 인사를 할때 한 장 정도야 뭐 봐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제가 공연을 너무 재밌게 본 나머지 귀찮아 질 수 도 있습니다.) 새 앨범과 예전의 베스트 앨범 CD도 들고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진리의 모나미 유성매직을 가지고 가서 굵직하게 사인을 받아 볼려고 합니다. 공연 후 사인 CD! 그거슨 진리! 아 그리고 근처에 정말 뭐 먹을만한 곳이 없더군요. 3년전의 먹이를 찾아 도곡동을 헤매이는 하이에나같은 표본은 만들지 않을겁니다.






4집이라고는 하지만 신곡과 구곡이 양념반, 후라이드반으로 섞여있는 앨범이라 구입전부터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1,2집이 발매되었을 당시부터 백두산을 들었던 친구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니 그도 좀 이해가 갈듯합니다. 나름 영리한 구성이라는 생각도 한편으로 드는 편입니다. 오우, 횽들아 'Up In The Sky' 먼가요? 쵸큼짱인듯!의 반응이 꽤 많이 나오더군요. 올드팬으로서야 살짝 실망스러운 구성이긴 합니다만 영보이들에게 신선한 자극도 될법하다는 생각이니 어쨌든 양념반, 후라이드반 뭐 나쁘지 않습니다.


정식 4집이다보니 뭐 5집이 언제 나올지는 기약할 수 없는 것일테고, 당분간은 4집의 이 앨범으로 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일텐데 아무래도 1,2집 당시의 날카로움을 거의 20년만에 다시 재결합한 팀에게 (뻔뻔하게) 바라는 것은 무리일테고, 신곡을 듣다보면 이모저모 허술한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아쉬움은 유현상표 특제 순도 100% 쇳가루 쌰우팅 + 김도균표 우렁찬 불(火)오바이트 피킹 기타의 화학작용으로 인해 Nothing Else Matter가 됩니다.


확실히 유 "쇳가루 쌰우팅" 현상 형님과 김 "불(火)오바이트 피킹" 도균 형님은 서로 같이 붙어있어야 멋진 (헤비메틀) 음악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온 우리 나라 헤비메틀 밴드중 최고의 보컬+기타 궁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맙소사! 20년만에 다시 들고나오신 앨범이 '또' 헤비메틀입니다. 이 장르, 저 장르 아리까리 깅가밍가 '뭘 하고 싶어하는 건데?' 라고 묻고 싶은 다른 국내 락밴드에 비해 너무나 매력적인 뚝심입니다. 글쎄, 난 한결같은게 좋더라구요. 아참, 가사가 조금 건전가요티컬하거나 단순하긴 한데 말입니다. 뭐..헤비메틀이 그런거(=가사를)...막 심각하게 따지고 언제는 그랬었나뭐? 형님들 그냥 달리는 겁니다. 2009 DA2GORO Album of the Year Nominies!!!






정확하게 말하면 Metal Extasy Vol.5 라는 메탈밴드 페스티발의 헤드라이너로 나온 백두산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국민학생시절 TV쇼 프로그램 에서 나오는 긴 머리 형아들의 충격이후로, 그들의 1,2집 앨범의 충격이후로 어떻게든 앨범을 살려고 했으며, 어떻게든 공연을 볼려고 했었지만 빨리 해체를 하셨었고, 트로트 가수로의 변신의 충격까지 어질어질 할 정도여서 감히 백두산의 공연을 내 눈앞에서 볼 수 있을거라는 상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동두천 락페스티발에서 원년 멤버들로 공연한번 뜨셨다(!)는 말을 듣고, 1회성 쇼이겠거니 했는데 인스턴트가 아니더군요. "형들, 장난아니다. 각오해, 다 죽여버릴거야!" 였습니다. 맙소사!! 백두산으로의 정식 활동이었습니다. 국민학교 첫 사랑이 연락와서 만나주겠다고 전화통화후의 쿵덕쿵덕만큼이나 설레더군요.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실망해 버리지 않을까? 의 조바심을 가지고 그 첫사랑을 만나러 공연장을 갔습니다만 이들의 연주는 첫곡부터 제 척추를 우지직 뜯어내어 이천볼트의 고압전류를 쉴새없이 쏴주었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의 이런 쾌감이 섹스할때 말고 언제였던가?...


무엇보다 기타리스트 김도균 빅브라더의 연주는 정말 상상이상이었습니다. 역시나 그는 백두산이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었고, 헤비메틀 기타리스트가 가장 어울리는 모습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폭발력은 옆에 유현상 빅브라더가 있을때 더욱 곱배기가 되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2집의 히트곡들('주연배우','Up In The Sky','말할걸')이 줄줄 나왔을때는 그야말로 붕가붕가 사정 직전의 끝을 뽑는 쾌감이었습니다만 준비하고 계신듯한 새 앨범의 신곡들 같은 경우('우리는 대한민국이다','반말마'- 제목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뭐 하지만 이런 문제는 새 앨범이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미리 말하기는 당연히 섣부름이 있습니다.


'너는 내 운명'의 새벽이를 뜬금없이 찾아온 새 엄마같은 모습을 백두산에서 느낍니다. 이들은 정말 한국 최초의 헤비메틀이라는 앨범을 낳은 사람이었습니다만 바로 팬들과 얼마안가 이혼(!)을 해버린 밴드였습니다. 게다가 유현상 빅브라더는 트로트와 바로 재혼(!)을 해버리는 상처를 당시 팬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20여년이 지나 다시 우리나라 팬들을 찾아와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네 엄마야....넌 기억을 잘 못하겠지만...."


역시나 많이 어색한건 사실이고, 기억을 못하는 밴드들도 이제는 너무나 많이 생겨버린 엄청난 시간이 흘러버린 후이기 때문에 존경심은 커녕 유대감을 공유하기도 많이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려운 결정을 적지 않은 나이에 하셨으니 메탈팬들과의 20여년의 어색함의 시간들을 차근차근 풀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못난 엄마였을지도 모르는 새벽이 엄마같은 그전의 백두산이었어도 어쨌든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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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블로거 Ultarfunk 님의 블로그를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웃순례(..)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헉! 오매 뭐여 이거 씨발~! 이건 질러줘야해~!' 하고는 바로 구입한 백두산 베스트 앨범, 작은 거인, 그리고 시나위의 앨범들입니다. 무엇보다 반가웠었던 것은 작은 거인의 앨범...어린 시절 머틀리 크루가 최고인줄 알고, 머틀리 크루가 제일 멋져보여서 당시에 한창 나오고 있었던 국내 밴드들의 저 앨범들은 쪽팔린다며 무시했었던 (이런 된장할) 기억이 있던지 십여년후... 이제는 좋아도 어떻게 사야 하는지 몰라 발만 동동구다가  사게 되니까 마냥 좋아하는 이 죽일 놈의 간사한 심리!!!


'횽, 이게 뭐셈? 왜 이런 게 좋으셈?' 라고 고개를 갸웃갸웃 거릴 꼬꼬마 음악 좋아하는 동생들이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네들도 나이 쳐먹어가면서 꼭 한번은 조우하게 될 앨범들임은 분명할텐데 과연 그때도 저처럼 이렇게 다행스럽게 구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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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지난 주말 동네 횽아를 불러서 술퍼마시며 같이 들었던 앨범들. 동네 횽아는 Jeff Beck의 "Scatterbrain" 이라는 곡의 추억에 대해 말하고, 저는 Red Hot Chilli Peppers의 "Falling Into Grace" 라는 곡으로 응수(..)합니다. 더불어 신중현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한 사랑과 평화의 '잊어야 한다면' 이라는 곡 속의 '최이철'의 죽이는 기타솔로에 대해 즐겁게 수다를 떨었습니다. 술도 있고, 음악도 있고 집에서 그렇게 놀다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겁습니다만 일어나면 개판이 된 술상과 이것저것 빼서 들은 CD들을 정리하는 게 몹시 귀찮다는게 단점입니다..





다이고로의 초딩시절... 포르노도 몰랐고, 술도 몰랐고....뭐 할짓도 없으니 TV를 보는게 주된 일과였던 아주 심심했던 토요일 저녁..MBC의 버라이어티 쇼프로그램에서 그날은 무슨 제작자들이 번개를 맞았는지, 대가리에 (전두환의) 총맞았는지 한국의 헤비메틀 밴드들만 싸그리 불러서 공연을 시킨 프로그램이 방송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백두산이라는 팀이 나왔었는데 당시에 봐도 정말 어---------------찌나 촌스럽던지 '나같으면 돈주고도 저렇게 입고 나가라 그래도 안나가겠다' 생각이 들정도로 얼꽝간지꽝 시골청년들이 락을 연주하는 장면이 티비에 나왔었습니다. 특히나 뽀글뽀글 아줌마파마에 (그냥 곱슬머리였을지도 모릅니다.) 머리에 '생존권사수' 글씨만 없었을뿐 그야말로 운동권 학생같이 보이는 끈을 묶고 열창했던 (이건 운동권도 아니고 락커도 아니여! 이건 운동권도 아니고 락커도 아니여!) 유현상 횽아와, 얼굴도 길고 몸도 길고 아무튼 서수남-하청일의 하청일 필이 풍겼던 시뻘건 가죽부츠를 신고나왔던 기타의 꺽다리 김도균 횽아도 잊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가졌던 선입견이 우리나라 락밴드는 겁나게 촌스럽다였습니다. 이 선입견이 크래쉬가 등장할때까지 갔으니 굉장히 오래갔었습니다. 보이기를 일단 촌스럽게 봐버리니까 음악이 곧이 들릴리가 없었습니다. 이런(=좆나 촌스런 밴드의 음악은 좆나SUCK!!!) 선입견은 2002년까지 갔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치않게도 다시 백두산의 앨범을 들을 기회가 생겼는데 어랍쇼! 감정의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좋더군요. (아-간사한 심리여-다이고로 너 자체가 SUCK이다...) 특히나 지금은 복면달호가 생각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한때 락스타 지금은 트로트 스타인 유현상 횽아의 초극강 샤우팅창법은 전(全) 세계에 당당히 외치건데 랍핼포드 횽아가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Judas Priest의 "페인킬러" 랑 백두산의 "Up In The Sky" 랑 맞짱떠도 안꿀리겠다 생각이 확! 들정도로 말입니다. 게다가 1987년 이 당시에 이런 사운드라니;;;;


영화 '복면달호'에서의 달호는 뭐 락커로서 데뷔도 못하고 뽕필이 강림하셔서 트롯트 스타로 데뷔하게 됩니다만, 현실에서의 유현상 횽아는 백두산이라는 헤비메틀밴드에서 2장의 앨범까지 내고 나름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느닷없이 솔로로 독립을 하더니 한참후 '여자야' 라는 뽕필이 충만한 앨범을 들고와 그동안의 백두산이라는 팀의 + 락음악 팬들의 뒤통수에 Nine Inch Nalis 를 꼽아버립니다...이후 짭짤한 재미를 보셨는지 뭐 계속 트롯트 앨범을 발매했었죠..




영화 복면달호는 허구만은 아닙니다....


분명히 백두산은 좋은 팀이었으며 (아직도 촌스럽다 간지꽝이다는 생각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만!!!!ㅋㅋㅋ) 이 팀의 보컬리스트 유현상횽아는 정말 대단한 헤비메틀 보컬리스트 였다고 생각합니다. 유현상과 김도균의 출생지가 만약 일본이었고 후지산이라는 팀으로 활동을 했었다면 어땠을까? 미국이어서 록키산(...) 이라는 팀으로 활동햇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유현상은 복면달호(...)로 전업(...)하지 않았을거고, 김도균은 정.중.동이니 아리랑 주법이니 가야금 주법이니, 한대수 선생님과 같이 음악하며 굳이 순수대중예술한다고 똥폼잡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멋진 헤비메틀 기타리스트로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락커든 락팬이든 먹고사는 문제는 역시나 사람 참 씁쓸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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