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틀 레이블 '로드런너(Roadrunner)'라는 레이블은 지금처럼 돈에 관해서는 몹씨 얄미운 짓만 일부러 검색해서 골라하는 듯한 십리밖에서도 펄펄 풍기는 잔머리 냄새 쾅쾅머리아픈 얌생이같은 요즘의 모습과는 달리 크림슨 글로리라는 저 밴드가 데뷔했었던 89년 저 당시만 해도 헤비메틀 레이블쪽에서는 에프터스쿨-유이 양(의 허벅지)같은 정말 똘망똘망하고, 패기넘치고, 건강미(?) 넘쳤던 탱탱한 레이블이었습니다. 아마도 제 기억으로 당시 89년 로드런너 레이블 라이센스 런칭1호 앨범이 바로 크림슨 글로리의 저 데뷔앨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배급사는 지구레코드.


양자경 누나의 괴상망측한 액숀영화 '실버호크'를 보는듯한 마스크의 당혹감은 89년 저팀을 처음 만났을때도 여전했었습니다. '아니, 횽들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참나..일단 들어보기는 할께요..쳇'거리며 LP판위에 바늘을 올려놓고 플레이를 시키는순간 크롬으로 도금을 한듯한 저 가면처럼 귓속에서는 그야말로 맛있는 쇳소리들이 뚜껑닫아놓고 라면끓였을때의 부글부글 거품처럼 마구 넘처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씨발존나조쿤!!


공명감이 마구마꾸 느껴지게 팡!팡! 때려주시는 쌍팔년도 드럼사운드에, 기름기 쫙뺀 닭가슴살같은 헤비기타, 가로등도 (당연히 없는) 중세 북유럽 새벽길을 걷는듯한 기타 아르페지오, 밤하늘에 걸린 보름달도 다 찢어버릴 기세로 질러주시는 하이(니미) 쌰우팅 보컬! 오오오 이거슨 내가 앞으로 평생 좋아(해야)할 장르의 모든 것을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이 앨범은 그 당시 여긴어디나는누구? 음악의 망망대해를 개념 못 챙기고 멍때리고 있던 저에게 넌 이딴 식의 (죽이는) 음악을 들어라! 라고 계시를 내려준 북극성같은 앨범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의 고향의 좌표가 바로 이 앨범이었습니다.


이웃블로거 포커스님을 통해 이 밴드의 보컬 '미드나잇' (이름 참 멋지다!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의 사망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소식으로 멍때리고 있다가 또 상대팀에게 1분만에 어이없이 또 골을 허용한 골키퍼의 심정입니다. 올해는 왜 이런걸까요? 섭섭한 일만 잔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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