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이라고는 하지만 신곡과 구곡이 양념반, 후라이드반으로 섞여있는 앨범이라 구입전부터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1,2집이 발매되었을 당시부터 백두산을 들었던 친구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니 그도 좀 이해가 갈듯합니다. 나름 영리한 구성이라는 생각도 한편으로 드는 편입니다. 오우, 횽들아 'Up In The Sky' 먼가요? 쵸큼짱인듯!의 반응이 꽤 많이 나오더군요. 올드팬으로서야 살짝 실망스러운 구성이긴 합니다만 영보이들에게 신선한 자극도 될법하다는 생각이니 어쨌든 양념반, 후라이드반 뭐 나쁘지 않습니다.


정식 4집이다보니 뭐 5집이 언제 나올지는 기약할 수 없는 것일테고, 당분간은 4집의 이 앨범으로 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일텐데 아무래도 1,2집 당시의 날카로움을 거의 20년만에 다시 재결합한 팀에게 (뻔뻔하게) 바라는 것은 무리일테고, 신곡을 듣다보면 이모저모 허술한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아쉬움은 유현상표 특제 순도 100% 쇳가루 쌰우팅 + 김도균표 우렁찬 불(火)오바이트 피킹 기타의 화학작용으로 인해 Nothing Else Matter가 됩니다.


확실히 유 "쇳가루 쌰우팅" 현상 형님과 김 "불(火)오바이트 피킹" 도균 형님은 서로 같이 붙어있어야 멋진 (헤비메틀) 음악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온 우리 나라 헤비메틀 밴드중 최고의 보컬+기타 궁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맙소사! 20년만에 다시 들고나오신 앨범이 '또' 헤비메틀입니다. 이 장르, 저 장르 아리까리 깅가밍가 '뭘 하고 싶어하는 건데?' 라고 묻고 싶은 다른 국내 락밴드에 비해 너무나 매력적인 뚝심입니다. 글쎄, 난 한결같은게 좋더라구요. 아참, 가사가 조금 건전가요티컬하거나 단순하긴 한데 말입니다. 뭐..헤비메틀이 그런거(=가사를)...막 심각하게 따지고 언제는 그랬었나뭐? 형님들 그냥 달리는 겁니다. 2009 DA2GORO Album of the Year Nominies!!!






정확하게 말하면 Metal Extasy Vol.5 라는 메탈밴드 페스티발의 헤드라이너로 나온 백두산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국민학생시절 TV쇼 프로그램 에서 나오는 긴 머리 형아들의 충격이후로, 그들의 1,2집 앨범의 충격이후로 어떻게든 앨범을 살려고 했으며, 어떻게든 공연을 볼려고 했었지만 빨리 해체를 하셨었고, 트로트 가수로의 변신의 충격까지 어질어질 할 정도여서 감히 백두산의 공연을 내 눈앞에서 볼 수 있을거라는 상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동두천 락페스티발에서 원년 멤버들로 공연한번 뜨셨다(!)는 말을 듣고, 1회성 쇼이겠거니 했는데 인스턴트가 아니더군요. "형들, 장난아니다. 각오해, 다 죽여버릴거야!" 였습니다. 맙소사!! 백두산으로의 정식 활동이었습니다. 국민학교 첫 사랑이 연락와서 만나주겠다고 전화통화후의 쿵덕쿵덕만큼이나 설레더군요.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실망해 버리지 않을까? 의 조바심을 가지고 그 첫사랑을 만나러 공연장을 갔습니다만 이들의 연주는 첫곡부터 제 척추를 우지직 뜯어내어 이천볼트의 고압전류를 쉴새없이 쏴주었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의 이런 쾌감이 섹스할때 말고 언제였던가?...


무엇보다 기타리스트 김도균 빅브라더의 연주는 정말 상상이상이었습니다. 역시나 그는 백두산이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었고, 헤비메틀 기타리스트가 가장 어울리는 모습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폭발력은 옆에 유현상 빅브라더가 있을때 더욱 곱배기가 되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2집의 히트곡들('주연배우','Up In The Sky','말할걸')이 줄줄 나왔을때는 그야말로 붕가붕가 사정 직전의 끝을 뽑는 쾌감이었습니다만 준비하고 계신듯한 새 앨범의 신곡들 같은 경우('우리는 대한민국이다','반말마'- 제목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뭐 하지만 이런 문제는 새 앨범이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미리 말하기는 당연히 섣부름이 있습니다.


'너는 내 운명'의 새벽이를 뜬금없이 찾아온 새 엄마같은 모습을 백두산에서 느낍니다. 이들은 정말 한국 최초의 헤비메틀이라는 앨범을 낳은 사람이었습니다만 바로 팬들과 얼마안가 이혼(!)을 해버린 밴드였습니다. 게다가 유현상 빅브라더는 트로트와 바로 재혼(!)을 해버리는 상처를 당시 팬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20여년이 지나 다시 우리나라 팬들을 찾아와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네 엄마야....넌 기억을 잘 못하겠지만...."


역시나 많이 어색한건 사실이고, 기억을 못하는 밴드들도 이제는 너무나 많이 생겨버린 엄청난 시간이 흘러버린 후이기 때문에 존경심은 커녕 유대감을 공유하기도 많이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려운 결정을 적지 않은 나이에 하셨으니 메탈팬들과의 20여년의 어색함의 시간들을 차근차근 풀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못난 엄마였을지도 모르는 새벽이 엄마같은 그전의 백두산이었어도 어쨌든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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