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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포트 페스티발에서 간만에 만난 반가움도 있어서 레이니선의 앨범을 들고 나와 출근했습니다. 날은 겁나게 덥고, 짜증은 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이런 날에 들으면 꽤나 시원한 음악이 있게 마련인데 오늘은 레이니선이 그랬습니다. 보컬은 수시로 처녀귀신 귀곡성과 '누가 날 좀 여기서 내보내줘-'의 절규를 질러대고, 기타는 시종일관 어둡고, '한 놈만 걸려라 좆나게 패줄테다' 의 연주를 들려줍니다.


처음에...그러니까 (90년대 후반으로 기억하는데...) 한-창 홍대인디밴드 1세대들이 물만난 고기들처럼 앨범들을 많이 냈었을때가 있었는데 그중에 레이니선의 앨범은 정말로 킹왕짱월척이었었습니다. 특히 'Pig Cross' 라는 곡을 들었을때는 영화 '링'에서 장발처녀가 티비를 뚫고 방바닥을 기어올때의 으스스한 소름이 느껴질정도로 대단한 충격이었었습니다.


당시도 그렇고, 요즘까지도 그렇고 락음악이라는게 어느정도 유행이 있는터라 이게 뜨면 울나라 개나소나 밴드들도 이거하고 저거뜨면 개나소나 밴드들도 저거한다고 음악적인 깊이없이, 음악적인 최소한의 개념없이 깝치고 지랄들인데 -최근엔 서세원 아들밴드가 대세! 이모코어 스크리모? 좆또니미 똥이나 쳐드셈!- 그런 똥구멍 간지런 상황을 시니컬하게 지켜보고 있자면 Rainy Sun 은 진짜 Real Thing 이었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무시무시한 오리지널리티를 지닌 무시무시한 음악을 했던 무시무시한 데뷔앨범이었습니다. 새 앨범은 데뷔 앨범 분위기로 다시 간다던데 기대만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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