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안팔리는 게 요즘의 음반들이지만 '그래 다 뭐 그렇겠지 이제는 어쩔 수 없겠지' 식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체념(?)을 먹고 있다가 전에 사지 못했던 앨범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조우를 하게 될때의 뜬금없는 반가움은 역시나 십년 넘게 음악을 좋아해온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서 굉장한 쾌감입니다. 오래된 일기장을 간만에 펴보았는데 페이지 사이로 십만원짜리 수표를 발견한 기분!!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의 저 앨범은 정말 2009년 2월 그런 뜬금없는 반가움으로 제 뒤통수를 후려갈긴 앨범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사지 못해 고생한 자네들을 위해 내가 조금 인심을 더 써보았네 식의 DELUXE Edition 패키지!!! 즐거운 마음으로 플레이를 시키자 키스 에머슨 할아버지의 비가개면 나타나는~♬ 일곱색깔 무지개~♬ 형형색색 팔색조 뿅뿅뿅 키보드 사운드가 한잔, 두잔 마실때마다 점점 몸속의 피와 함께 섞여돌아 들어가는 기분좋은 취기처럼 즐거운 현란함을 머리속에 팽팽~돌게합니다.


이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이제서야 결국 구입하게 된 이 놀라운 앨범에 대한 제 머리속 감동을 가치로 매긴다면 경매가격을 부르는 것처럼 앞으로 계속 올라갈것입니다. 들을 때마다 즐거울 것이고, 들을때마다 사길 잘 했다는 호감도는 계속 올라갈것 입니다. 내가 산 앨범에 대한 가치는 그렇게 더욱 내 자신에게 인정을 받을것입니다. 몇십만원을 넘어간다는, 시원찮은 희소성빼고는 도대체가 그 가치를 찾을 수 없는 요즘 희귀앨범 -물론 그렇지 않은 앨범들이 더 많은것을 알고 있습니다- 들에 관한 붐들이나 몇만원까지 올라갔다더라의 관심들은 그래서 멀리서 보기에 안타까워 보입니다. 내가 산 앨범의 가치는 나만이 매길 수 있을텐데요. 그렇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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