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나마나 해설지..차라리 그 비용으로 가사번역이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Pulse DVD와 넬의 새 앨범, 존 메이어의 새 앨범을 주문하고 오늘 받았습니다. 신나게 뜯어서 넬의 새 앨범부터, 듣고 바로 존 메이어의 앨범을 뜯어서 듣는데 해설지가 툭- 떨어지더군요. "What The Fuck?" 이러면서 바로 쓰레기통에 버릴려다가 그래도 뭐라고 썼나 한번 읽어보다...다시 꾸겨버렸습니다.


예전에는 앨범을 사면 악착같이 CD내의 해설지를 찾아 읽곤했는데, 읽는 재미도 CD사는 재미의 일부였는데 어느새부터인가는 CD해설지가 싫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뻔하디 뻔한 해설내용들 때문입니다. 초반에는 항상 전체적인 음악분위기에 대해 (그 뮤지션과 전혀 관계없는) 평을 합니다...그리고 요즘 음악씬의 분위기에 대해 평을 합니다...그렇게 하다보면 1페이지가 그대로 다 채워집니다.(읽다보면 이 내용이 도대체 이 뮤지션과 얼마나 깊은 관계일까가 의아합니다.) 그리고 2페이지부터는 아주 간단한 앨범 녹음과정의 에피소드를 흘리고, 그리고 각 곡마다의 이 해설지의 필자가 가진 느낌을 씁니다..


이렇게되면 소중한 앨범 1장을 산 의미가 마치 누구에게 CD를 빌려들은듯한 찝찝함이 생겨버립니다. '내가 먼저 들어봤는데 이 곡은 이렇고, 저곡은 이렇고~ 뭐 그런것 같더라...너도 한번 들어봐' 라는 식의 말을 들은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앨범을 사면 속지가 들어있으면 읽지도 않고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버립니다. 구태의연한 앨범 해설내용에 관해 이제는 무관심으로 대처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한 앨범에 관한 좀더 깊이있고 집중력있는 해설지를 앞으로는 기대합니다. 그도 못된다면 차라리 어중간한 해설지보다 그 아티스트나 앨범에 관해 더 이해감을 높일 수 있는 수록곡 가사-번역이나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CD로 듣게된지 12년만에 다시 DVD로 찾아온
핑크 플로이드의 Pulse 공연실황


간만에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위해 벼르고 별렀던 핑크 플로이드의 Pulse DVD를 주문했습니다. 공연실황 앨범은 93년? 94년 무렵에 나온걸로 아는데요, 당췌 공연실황 DVD는 나온다 나온다 하더니 벌써 2006년이 되어버렸습니다. 뭐 아무튼 주문완료....이거만 주문하기 허전해서 (=이점은 식사하러 삼겹살집을 갔다가 반주로 1병만 먹는다는 것이 3-5병 주문해버리는 분위기와 상당히 비슷) NELL의 신보와 John Mayer의 신보를 같이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있어 수다 떨어봅니다..




발매 당시 악착같이 LP를 구하려고 알아본 앨범(결국 실패)


그 수다가 뭐냐하면...음반 구입의 습관이 상당히 게을러졌다...혹은 무뎌졌다...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LP->CD로 넘어가던 시절....94년 무렵에 나왔던 AC/DC의 라이브 앨범을 사려고CD는 왠지 싫어서 LP로 발매가 됬는지 안됬는지 확실하지도 않았으면서 LP로 사겠다는 각오로 하루종일 알고있는 모든 레코드샵을 뒤졌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아는 형이 들려줬던 Stevie Ray Vaughn의 -진정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기가막힌 - 팬더톤을 듣고는, 아르바이트 하고 있었던 곳을 잠시 비우고 자전거-패달을 미친듯이 몰아가며 Stevie Ray Vaughn의 LP를 사왔던 기억도 납니다....


그에 비해 지금은 뭐 마음만 먹으면 클릭질(!) 몇번에 듣고 싶은 앨범이라던지...새로 나온 앨범은 쉽게 파일(!)로 구할 수 있으니 정말 예전의 애절함(...)에 비하면야 정말 음악에 대한 애정은 갈수록 가벼워집니다. 그런다고 그러한 클릭질을 끊는다는것은 매일 PC앞에서 일하는 저에게는 담배나 술, 섹스만큼이나 끊기 힘든 감정이기 때문에 무리이고, 막상 파일로 듣고보면 또 먹기전과 먹은 후가 다르다고 구매욕구는 슬그머니 사라지기 마련이라 민망합니다...


예전의 음악과 다이고로 사이의 어느 정도 선이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때는 라디오아니면 자신이 직접 돈주고 사야만이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때니까 내가 듣고 싶다고 음악을 항상 들을 수는 없었던, 그런 음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연애초기-분위기같은 풋풋함이랄까? 허기랄까? 그리움이라는게 항상 있었는데, 요즘에 다이고로가 음악을 대하는 마음은 완전  결혼 5년차 부부같다는 생각입니다...익숙해지니 잊고사는 소중한 느낌같은 거  말입니다.  그런다고 이제와서 음악과 이혼(!)을 한다는것도 웃기고..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음악이라는 내 인생의 감성(感性) 와이프에게 보답을 자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변하기는 쉬워도 한결같다는 건 역시나 참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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