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에 결성이 되어 메탈리카의 청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93년 발매된 Live Shit, Binge And Purge (당시에는 VHS 테이프) 속 모습이 20대가 보여줘야할 발기왕성한 20대 메탈리카의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면 이제 30대 메탈리카의 중년의 모습은 어떨까 굉장히 궁금했던게 가장 이 블루레이의 큰 구매이유였습니다.


2004년 발표된 밴드의 다큐멘터리 무비 Some Kind of Monster 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청년의 메탈리카에서 이제 중년으로 넘어가면서 창작의 한계라는 Some Kind of Monster 와 고군분투하는 메탈리카의 일상속 똥줄타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제임스는 메탈리카 밖에서 해결하려 고군분투하고, 라스는 메탈리카 안에서 해결하려 고군분투합니다. 몇년이 지나 결과는 어쨌든 Death Magnetic 이라는 (전성기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정도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앨범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뭐 크게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이 공연실황은 밴드가 이제 어느정도 다시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라는 모습을 잔잔(?)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Live Shit, Binge And Purge ('93) 라이브 당시 모습처럼 (하룻밤에 오십번은 여자들과 사정하고, 밤거리 시비거는 놈들은 모두 Seek & Destroy 해버릴 것 같은) 파워풀한 마쵸맨의 호방함(...)은 더 이상 느껴지 않습니다만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수퍼밴드의 멤버로서, 중년의 헤비메틀 뮤지션의 시선으로서 관객 한 명, 한 명의 얼굴들과 하나하나 공감하며 공연하는 듯한 메탈리카의 훈훈한 여유로움이 철철 흘러넘칩니다.


메탈리카도 늙어가고 나도 늙어갑니다. 같이 늙어갑니다. 하지만 밴드는 계속 앨범을 내고, 공연을 돌 것이고, 팬들도 계속 앨범을 사고, 공연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공연장에서 만나게 되고 서로 감동을 주고 받을 것입니다. 락음악이라는 장르, 헤비메틀이라는 장르가 저는 그래서 좋습니다. 당신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십니까? 몇년이 지나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추억만 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잊혀질 취미는 추억일뿐입니다. 수많은 장르의 잊혀진 음악들처럼...









네, 메탈리카를 저는 좋아합니다. 물론 그간의 앨범들로 인해 좋아한 사람들이 '좋아했던'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많이 봐왔습니다만 저는 그래도 여전히 메탈리카를 '좋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저 사진의 제임스 헷필드의 보컬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뜬금없는 예이긴 합니다만 에릭 크랩튼 선생님의 보컬처럼 '뭐 딱히 잘 부르는 것 같진 않은데 이상하게 노래를 맛깔나게 부르는' 듯한 느낌때문입니다. 네, 그래서 이래저래 메탈리카의 음악이 한창때의 설레임이 없을지언정 여전히 저는 제임스 헷필드의 보컬이 있는 메탈리카를 좋아합니다. 큰 이변이 없는한 메탈리카의 이번 새 앨범도 군소리없이 구입을 할 계획이 있었습니다.




새 앨범의 자켓이 공개되었고 가장 반가웠던 옛날 메탈리카의 로고를 보면서 (당연히도) 옛날 사운드의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옛날 로고를 다시 불러왔으니 사운드도 옛날 사운드를 불러오겠거니...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뭐 이 점은 어지간히 메탈리카를 좋아하시는 분들끼리는 두말하면 입술 움직이기 귀찮은 얘기가 될것이기 때문에 대충 줄이겠습니다. 아무튼 저 자켓을 보면서 꽤나 기대감을 가져봤던게 사실입니다...만!


이건 뭥미?


동네 마실횽의 분노에 찬 메탈리카 신보에 관한 제보를 받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냥 CD패키지로 나오는게 아니라 뭔가 상당히 요란하더군요. "예예 손님, 이건 이렇게 사실 수 있고요,요건 요렇게 사실 수 있어요. 이건 뭐고요. 저건 뭐고요~" 내가 사고싶은건 그냥 핸드폰인데 뭐그리 말이 많은지 사람 짜증나게 하는 핸드폰 매장의 짜증나는 낚시멘트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냥 CD만 팔라고! 뭘 말이 이렇게 많어?


먼저 23,800원짜리 패키지입니다. (링크를 여기다 했지만 분노의 방향은 횽뮤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다들 아시겠지만 노파심에 다시한번 밝힙니다.)


새 앨범 CD1장에 메탈리카 온라인 억세스 패키지 포함이 된 구성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이 패키지를 사고, 메탈리카의 온라인 웹사이트에 억세스를 하면 뭐 다양한 컨텐츠 혜택을 준다고 나와있는데, 솔직히 (그동안의) 메탈리카 팬들이 이딴걸 얼마나 바라고 기대하고 있었을까 싶습니다. 일단 절차도 구입시 동봉된 억세스코드를 입력해서 뭘 어쩌구저쩌구로 나와있는데 바로 AC8 안해! 가 제 입에선 절로 나오더군요.  그리고 굳이 뭐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해도 이걸 굳이 패키지화 해서 돈을 더 받아(쳐먹어)야 하는지도 화가 났습니다. 무려 CD1장 구성 상품과 거의 만원차이가 납니다...기왕 이따위(?)로 할거였으면 차라리 저번 앨범 St.Anger 의 새 앨범 전곡의 스튜디오 연주장면이 담긴 DVD동봉 패키지가 더 나았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두번째는 오늘 이 글의 하이라이트 131,000원 LP패키지입니다.


45회전 회전방식으로 무려 LP 사이드 1면에 1곡만 수록하여, LP는 양면재생이므로 1장의 LP에 꼴랑 2곡을 수록해서 5장의 LP로 만든 패키지! 오! 맙소사! Pray the lord my soul to keep, If I die before I wake, Pray the lord my soul to take 였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지더군요. 20여년간 음악을 들어오면서 이렇게 건방지고, 오만한 구성의 음악상품은 처음 접해보는 충격이었습니다. 아니 왜! 10곡밖에 안되는 새 앨범의 수록곡을 1장의 LP에 충분히 담을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좋습니다. 더블앨범까지도 인정해줄수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메탈리카의 그간의 곡들이 십분에서 이십분은 기본으로 넘기는 대곡성향의 밴드도 아니고(이런 어이없는 구성의 이유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렇다면 CD의 구성도 적어도 1장이상은 했겠으니 이것도 말도 안되겠군요...) 아무리 물구나무를 서보고, 화를 다스리는 수도승을 흉내내며 마음을 다잡아봐도 이건 뭐 단 한가지 결론밖에 안나더군요. '씹새끼들이 돈독존나 쳐올랐구나...'





아무리 관심을 많이 받고있는 밴드 새 앨범의 프로모션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요란하고, 짜증나고, 게다가 얍삽해 보이더군요. 꼭 이런식으로의 프로모션을 해서 악착같이 팔아먹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만큼 벌었을것 같고, 뭐가 그리 아쉽다고 이런 프로모션에 관해 메탈리카는 제작사 혹은 배급사와 이런 싸구려 저질 프로모션에 동의를 한건지 새 앨범을 듣기전부터 짜증이 확 나더군요. 공룡이라고도 불리는 이 정도의 밴드라면 배급사나 제작사의 횡포(?)에 (건전한 마인드라면) 뻐큐!씨발 우리팬들에게 그딴식의 상품은 팔수없어! 라고 소리쳤을텐데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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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블로거 Ultarfunk 님의 블로그를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웃순례(..)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헉! 오매 뭐여 이거 씨발~! 이건 질러줘야해~!' 하고는 바로 구입한 백두산 베스트 앨범, 작은 거인, 그리고 시나위의 앨범들입니다. 무엇보다 반가웠었던 것은 작은 거인의 앨범...어린 시절 머틀리 크루가 최고인줄 알고, 머틀리 크루가 제일 멋져보여서 당시에 한창 나오고 있었던 국내 밴드들의 저 앨범들은 쪽팔린다며 무시했었던 (이런 된장할) 기억이 있던지 십여년후... 이제는 좋아도 어떻게 사야 하는지 몰라 발만 동동구다가  사게 되니까 마냥 좋아하는 이 죽일 놈의 간사한 심리!!!


'횽, 이게 뭐셈? 왜 이런 게 좋으셈?' 라고 고개를 갸웃갸웃 거릴 꼬꼬마 음악 좋아하는 동생들이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네들도 나이 쳐먹어가면서 꼭 한번은 조우하게 될 앨범들임은 분명할텐데 과연 그때도 저처럼 이렇게 다행스럽게 구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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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지난 주말 동네 횽아를 불러서 술퍼마시며 같이 들었던 앨범들. 동네 횽아는 Jeff Beck의 "Scatterbrain" 이라는 곡의 추억에 대해 말하고, 저는 Red Hot Chilli Peppers의 "Falling Into Grace" 라는 곡으로 응수(..)합니다. 더불어 신중현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한 사랑과 평화의 '잊어야 한다면' 이라는 곡 속의 '최이철'의 죽이는 기타솔로에 대해 즐겁게 수다를 떨었습니다. 술도 있고, 음악도 있고 집에서 그렇게 놀다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겁습니다만 일어나면 개판이 된 술상과 이것저것 빼서 들은 CD들을 정리하는 게 몹시 귀찮다는게 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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