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어렸을 때부터 헬로윈쪽의 유럽 멜로딕 스피드 메틀밴드들은 어지간한건 이제와서는 다 대충 정을 붙이고 살지만 아직까지도 정이 닿지 않는 (거의 유일한) 장르입니다. 당연하게도 20일 열렸던 감마레이라는 팀의 내한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도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만큼이나, 좋다고 (쳐)웃어재끼는 강심장 프로그램의 방청객 웃음소리만큼이나 시큰둥 했던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해안가는 구조(실내 배구 경기장을 해도 될 정도의 천정의 높이!) 의 공연장인 홍대 V홀이 공연장소라는 점은 더욱더 마음을 어둡게 했고, 예상대로 오프닝을 맡은 두 팀의 사운드는 비포장 자갈길을 달리는 시골마을버스처럼 제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만!)




데뷔 20년이 넘어가는 이 밴드의 무대는 달랐습니다. 비교적 상당히 깔끔하게 뽑아져 나오는 첫 곡부터 '어머~이건 무슨 노래람?' 방긋 미소짓게 만들었으며 공연이 끝날때까지 특별히 사운드가 크게 거슬리지 않고 즐겁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이었던 점은 밴드의 성실함(?)이었습니다. 특히나 카이 한센의 시간도 거꾸로 흐르는지 너무나 좋은 상태로 노래와 연주를 공연끝까지 들려주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들로 보이는 형님들이셨지만 대충대충 넘어가는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1시간 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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