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들이닥친 제 마음속의 알 디 미올라 광풍은 참으로 뜬금없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Electric Randezvous' LP를 사서 들어보며 '음...아직은 정이 오지 않지만 일단 한장씩 사놓으면 후회는 없을것 같긴하다...'라는 포부(!)를 가진지 15년만이었습니다.


멍하니 우수수 떨어지는 은행잎을 보며 아이리스의 첩보원 김태희처럼 멍때리다가 15년만에 알디미올라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일단 파일을 다운 받아서 차근차근 들어보았습니다. Jesus! 화산에 용암이 터지듯이, 냄비에 라면을 넣은 국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흘러넘칠려고 하듯이 들을수록 알디미올라 앨범에 관한 소유욕의 욕망을 주체할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격정적인 순간의 사정을 막을 수 없는 사정이 있듯이 사지 않으면 못 살것(Can't Live) 같은 사정도 있는 것입니다(...)


디스코그래피는 (다 사고 싶었는데 바로 GG칠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만 일단은 초기 앨범 그러니까 한창 깁슨 레스폴을 들고 열심히 일렉트릭-스패니쉬-올레~!속주 피킹으로 마구치며 후려 광팬들의 광분과 흥분을 쪽쪽 빨아 잡수셨던(...) 초기 앨범들로 우선 구입을 하였습니다. 가격도 오래전에 발매한 앨범이어서 수입이긴 했지만 장당 15,000원정도의 아름다운 가격이기도 하여서 준수한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좋았다가 갑자기 싫어지는 게 사람마음이고, 몰랐다가 정드는게 사람마음이라 그 한 길속을 알 수가 없지만 몰랐던 앨범, 알았지만 친해지기 어려웠던 앨범, 친해질 수는 있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던 앨범들과 (한 길속을 알수 없는) 제 감성과의 조우(遭遇)는 늘 반갑습니다. 오래 살고 싶게 만듭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