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EBS Space 도곡동 공연장은 정말 가슴 벅차게 멉니다. 갈레리우스가 오지 않는 이상은 정말 평일에 공연보러가기가 참 부담스럽습니다.


- 스탠딩 관람이라고 해놓고, 공연장을 들어가보니 좌석을 빼지도 않은체, 연출 담당하시는 분이 공연 시작전에 "화면빨 나와야 되니까요, 여러분 앞으로 나오세요."  미리 무대앞으로 관객들을 불러서 공연 시작전 미리 '스탠딩' 시키는 괴상한 공연장 분위기에 피식.


- 오프닝은 다운헬이 2곡을  불렀습니다. 콘서트 현장을 떠나서, 락밴드를 떠나서 무대에 올라온 이 밴드의 베이스는 참으로 비범한 외모와 비범한 가슴골을 강조한 옷을 입은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다운헬의 곡을 듣는 순간들에 적지 않은 방해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즐거운 농담입니다.)


- "Rock은 개그다!!" 라는 지금까지 생각해봐도 어리둥절한 멘트를 날리신 기타리스트 스티브킴 횽의 비범한 정신세계를 즐겁게 캐치할 수 있었던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앵콜 요청시에는 멋쩍은 듯이 고맙다며 올라오셔서는 잠깐 짧게 기타로 '진도아리랑'을 연주해 주었습니다. 흥이 나셔서 좀 더 해볼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유현상 횽이 올라오셔서 바로 Stop. (ㅋㅋ)


- 백두산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로 "한국롹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 라는 비장감 넘치는 멘트는 별로 듣고싶지 않았었는데 역시나 듣게 되었습니다. 진작에 돌아오셨었어야죠. 22년전의 팬들의 마인드와는 다릅니다. "어우, 이것저것 해봤는데 역시 난 헤비메틀이 좋더라구~" 라고 가볍게 멘트 날리셨어도 빵터지는 감동이었을겁니다. 당시엔 국내 헤비메틀계의 최첨단 ACE 최첨병이셨을지 몰라도 지금은 안타깝지만 '니들이 고생이 많다' 분장실의 강선생님이십니다.


- 역시나 '주연배우','말할걸','Up In The Sky' 는 최고였습니다. 발품팔며 도곡동까지 온 이유와 보람을 이 세 곡이 애무해주었습니다. 정말 다시는 못볼줄 알았던 밴드의 히트곡들을 기적처럼 다시 공연장에서 보게 되었다는 의미만으로 감동은 만루주자 싹쓸이 3루타였습니다.







그냥 레전드급 라이브 (헐..초반에 현 KCC 농구감독도 나오는군요...)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EBS Space 에서 하는 쇼는 (무료여서 더 그렇지 않을까싶은) 관람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확률을 자랑하는 쇼입니다. 물론 그날그날의 아티스트의 사정에 따라서 관람 경쟁률은 차이가 있겠지만 3년전의 시나위쇼 이후 꽤 많은 응모를 했었는데 당첨된것은 이번 백두산 공연으로 인해 3년만입니다. 잠깐 눈물 좀 닦겠습니다.


뭐 하여간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대충 다 알고 있는 개념 아티스트들의, 개념 공연들만을 주로 보여주는 EBS 공감 쇼는 동네곳곳에 촘촘하고, 치밀하게 심어져있는 십자가 교회처럼, 엘리트 중고딩 입시학원처럼 소수정예만 모신다는 소극장 라이브쇼입니다. TV에서 보던 모습과 달리 '어머!' 탄식이 몰래 나오는 작은 규모가 첫 인상이었구요. 여하튼 이만한 음악(들만)을 그냥 이만한 장소에서(만) 승부해 보겠다는 -요즘 툭하면 나오는 CD 초판 2,000장 한정발매후 땡! 음반같은...- 영악함과 씁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대중음악 공연장입니다.


사진 촬영을 금한다고 하지만 뭐 공연이 다 끝나고 관객을 향해서 인사를 할때 한 장 정도야 뭐 봐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제가 공연을 너무 재밌게 본 나머지 귀찮아 질 수 도 있습니다.) 새 앨범과 예전의 베스트 앨범 CD도 들고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진리의 모나미 유성매직을 가지고 가서 굵직하게 사인을 받아 볼려고 합니다. 공연 후 사인 CD! 그거슨 진리! 아 그리고 근처에 정말 뭐 먹을만한 곳이 없더군요. 3년전의 먹이를 찾아 도곡동을 헤매이는 하이에나같은 표본은 만들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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