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로 듣게된지 12년만에 다시 DVD로 찾아온
핑크 플로이드의 Pulse 공연실황


간만에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위해 벼르고 별렀던 핑크 플로이드의 Pulse DVD를 주문했습니다. 공연실황 앨범은 93년? 94년 무렵에 나온걸로 아는데요, 당췌 공연실황 DVD는 나온다 나온다 하더니 벌써 2006년이 되어버렸습니다. 뭐 아무튼 주문완료....이거만 주문하기 허전해서 (=이점은 식사하러 삼겹살집을 갔다가 반주로 1병만 먹는다는 것이 3-5병 주문해버리는 분위기와 상당히 비슷) NELL의 신보와 John Mayer의 신보를 같이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있어 수다 떨어봅니다..




발매 당시 악착같이 LP를 구하려고 알아본 앨범(결국 실패)


그 수다가 뭐냐하면...음반 구입의 습관이 상당히 게을러졌다...혹은 무뎌졌다...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LP->CD로 넘어가던 시절....94년 무렵에 나왔던 AC/DC의 라이브 앨범을 사려고CD는 왠지 싫어서 LP로 발매가 됬는지 안됬는지 확실하지도 않았으면서 LP로 사겠다는 각오로 하루종일 알고있는 모든 레코드샵을 뒤졌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아는 형이 들려줬던 Stevie Ray Vaughn의 -진정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기가막힌 - 팬더톤을 듣고는, 아르바이트 하고 있었던 곳을 잠시 비우고 자전거-패달을 미친듯이 몰아가며 Stevie Ray Vaughn의 LP를 사왔던 기억도 납니다....


그에 비해 지금은 뭐 마음만 먹으면 클릭질(!) 몇번에 듣고 싶은 앨범이라던지...새로 나온 앨범은 쉽게 파일(!)로 구할 수 있으니 정말 예전의 애절함(...)에 비하면야 정말 음악에 대한 애정은 갈수록 가벼워집니다. 그런다고 그러한 클릭질을 끊는다는것은 매일 PC앞에서 일하는 저에게는 담배나 술, 섹스만큼이나 끊기 힘든 감정이기 때문에 무리이고, 막상 파일로 듣고보면 또 먹기전과 먹은 후가 다르다고 구매욕구는 슬그머니 사라지기 마련이라 민망합니다...


예전의 음악과 다이고로 사이의 어느 정도 선이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때는 라디오아니면 자신이 직접 돈주고 사야만이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때니까 내가 듣고 싶다고 음악을 항상 들을 수는 없었던, 그런 음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연애초기-분위기같은 풋풋함이랄까? 허기랄까? 그리움이라는게 항상 있었는데, 요즘에 다이고로가 음악을 대하는 마음은 완전  결혼 5년차 부부같다는 생각입니다...익숙해지니 잊고사는 소중한 느낌같은 거  말입니다.  그런다고 이제와서 음악과 이혼(!)을 한다는것도 웃기고..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음악이라는 내 인생의 감성(感性) 와이프에게 보답을 자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변하기는 쉬워도 한결같다는 건 역시나 참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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