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 발매된 캔사스의 'Point Of No Return' 앨범을 메타복스라는 매장에서 사게 되리라고는 상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라? 이 앨범이 왜 여기있지?' 의 예상못한 조우에서 오는 반가움때문에 중고음반 매장에서 음반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캔사스의 앨범이 딱 그러했습니다. 손이 덜덜 떨립니다. 계속 다른 CD를 구경하기가 꺼려집니다. '분명히 마음에 드는 앨범들이 또 나올수도 있는데....' 차마 그들을 보고도 무시하기란 남의 집앞에다가 갓 낳은 아기를 내려놓고, 초인종 띵동 누르고 흑흑흑~ 거리며 울면서 달리는 기분일겁니다.


가격은 써진데로 8,000원...옛날에 비하면 좀 비싸지 싶은 중고가격이지만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사겠냐 싶어서 구입을 했습니다. 앨범 상태는 한창 막 LP에서 CD화가 진행이 착착착 되가고 있었던 95년 무렵이어서 몹시나 조잡합니다. 자켓의 디자인 데이터를 직접 받아서 인쇄한게 아니라 그냥 CD인쇄물 자켓 그대로 스캐너로 떠서 돌려버린듯한 (눈아파서) 눈물없이 볼수없는 조악한 해상도에 씁쓸해집니다.




폰카가 안좋아서가 아니라 실제로 봐도 수록곡을 전혀 인식할 수가 없는 인쇄상태가 당시의 열악한 CD 라이센스의 현실이 느껴져서 피식했습니다. 뭐 지금이야 이렇게 나오면 난리가 나겠지만 당시야 워낙 LP로 듣는 사람들이 CD로 듣는 사람들보다 많았기때문에 좀 슬렁슬렁 넘어가주는 느낌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격이 8,000원 일뿐이지 예상대로 플레이를 시키고 나오는 'Point Of No Return'의 감동은 저 부클렛의 펼친모습처럼 6배로 커지는 감동 혹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바이올린 이라는 악기가 이렇게 락밴드에서 멋지게 양념으로 들어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팀이 있었나 싶습니다. 이 앨범, 정말 맛있습니다. 한번 사놓으면 상하지도 않고, 몇 억번을 먹어도 맛있는 음식...음악이 들어간 CD라는 음식의 매력에 새삼 존경심을 가지게 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