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 90년대말의 국내 음반 배급사들중 특히 지구레코드와 서울음반이 눈물나게 고마웠던 점이 하나가 있었다면 만원을 채 넘지 않았던 아름다운 가격(특히 지구레코드)과 일본의 Victor 레이블 앨범들을 그대로 라이센스했었던 서울음반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생각해도 이 당시가, 요 무렵이 헤비메틀 앨범 라이센스 발매의 가장 초절정,오르가즘 전성기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 발매됬던 다 사지 못했을 정도로 좋은 앨범들이 상당히 많이 발매가 되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W,A.S.P의 저 앨범은 93년무렵 LP로 샀음에도 불구하고 '말리지마, 난 지를거야!' 묻지마 지름질을 저질르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W,A,S.P 초기앨범들을 Re-Issue 화 되어서 Victor 레이블에서 발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툭하면 1장의 CD를 두장 가격에~ 1장을 사면 DVD가 1장더! 등등 덤태기 패키지가 흔한 상태지만 저 무렵의 Re-Issue 앨범은 나름 굉장히 신선했었습니다. 2장의 CD로 구성이 되어있었는데 1장은 정규앨범, 나머지 한장은 미공개 라이브 트랙으로 꽉꽉 눌러담긴 구성이습니다.


안그래도 살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1장더 들어있었으니 바로 W.A.S.P의 Re-Issue 앨범들을 한키에 싹쓸이 지름질을 해버린후의 머리속에 흐르는 산바람같은 상쾌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빨리 집에가서 들어보고 싶은 두근거림은 여자친구와 모텔들어가기 직전의 스릴넘치는 설레임과 비교할만 했습니다. 칼로 비닐을 한장씩 벗기고, 푸짐하게 들어있는 부클렛을 넘겨보는 재미, 그리고 푸짐하게 2장씩(이나!) 들어있었던 시각적인 포만감!!! 기분좋은 감동의 2런홈런!!


이웃블로거 focus님이 선물해주신 앨범 한장때문에 요즘 W.A.S.P의 앨범들을 간만에 다시 꺼내서 듣고 있습니다. 항상 월요일날 출근후 듣는 음악의 선택은 야구에서 투수가 맞이하는 1회처럼 굉장히 부담스럽기만 한데, 축축한 월요일 오전의 W.A.S.P의 "Crimson Idol"  저 앨범은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자비없는 마인드 게임이 가득한 인간관계 배틀의 한 주가 또 시작되었다는 살벌한 현실감에 아찔하지만, 추억을 추억할 수 있을뿐만이 아니라, 추억을 지금 바로 재생(PLAY) 할수있다는 CD가 주는 따뜻한 현실감으로 어쨌든 살벌한 한주를 또 버텨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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