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주로) 딸기가 나오고, 여름에 (주로) 수박이 나오듯, 계절 과일처럼 제 머리속에서도 계절음반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러합니다. 12월에는 Opeth가 제철이며, 1월에는 Jethro Tull이 제맛이고, 2월에는 카멜의 앨범이 아주 맛있지...몇년째 어김없이 이런 괴상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괴상하게도 프로그레시브쪽의 음악들은 겨울에 들으면 집중이 잘되는 이상한 습관입니다. 이것저것 아무리 둘러봐도 당췌 설레일게 없는 계절때문에 가라앉은 심리상태가 음악듣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발전하는게 아닌가 하는 맘데로 상상입니다.


이 밴드의 Andrew Latimer 씨의 기타 소리는 아주 추운 겨울날 내 주머니로(당연히 지 주머니도 있을텐데...) 손을 쏙 넣는 연인의 손같습니다. 내안으로 들어온 타인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이 앨범만 듣고있노라면 어디가 됬던 얼마나 남았던 마냥 어딘가로 뽁뽁 눈을 밟으며 몇 시간이라도 걸어갈수 있을것 같은 청력(聽力)과 체력이 생길 것 같습니다. 십자수나 뜨개질을 해본적은 없지만 왠지 이 앨범만 들으면서 할 수 있다면 목도리, 스웨터 두어개나 쿠션 열댓개는 웃으면서 다 만들어버릴 것 같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