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해운대로 다녀왔습니다. 간김에 다대포에서 열렸던 부산 국제(...) 락페스티발도 보고 왔습니다. 가나마나 보나마나 허접한 라인업 공연이었는데
비가 미치도록 많이 내려서 안그래도 관중은 더 없었습니다. 한때 최강이었던 부산락페...어쩌다 이 지경이 된건지;;; 아무튼 2번째날  공연한 팀들에 관한 수다입니다.


 - BARKHOUSE


이래저래 입소문을 통해 깊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던 밴드였는데 드디어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DIO의 "호울리 돠이버" 로 시작해서 DOKKEN의 "Kiss Of Death"로 달려주셔서 일단 너무 마음에 들더군요. 굉장히 안정적인 느낌이 있었고, 정말 간만에 만나보는 정통락밴드여서 마냥 마음에 들더군요.


하지만 비가 엄-청나게 와서 -느낌상으로는 세계에서 모든 비들이 부산에 다 모여서 비를 퍼붓기로 작정한듯...- 정말 초라한 관중들이었다는 것(앞에 세줄~네줄?), 이 날 공연이 있기 3일전에 팀의 기타리스트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굉장히 충격적인 소식으로 팀이 이날 무대에 오르지 않으려 생각도 했었다는 것...이어서 많이 아쉽고 슬펐습니다. 잘 극복하시고 꼭 밴드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BEATALLICA

비틀즈의 곡들을 메탈리카의 제임스 헷필드의 창법과 연주로 커버만(!) 하는 재미있는 밴드. 비탈리카도 직접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멤버들중 보컬은 굉장히 또 희안하게도 모습은 존 레넌을 닮았더군요...신나는 무대였습니다만 이 공연을 보기까지 시간당 5천미리의 엄청난 폭우를 견뎌야했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많은 비를 우산쓰고 맞아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 JOEY JAJA

일본밴드였습니다. 감사하무니다. 반갑스무니다! 전형적인 받침발음 못하는 한국발음의 일본인 억양의 전형;ㅎㅎ음악은 상당히 진지했습니다. 세련된 그루브가 느껴져서 가볍게 생각할만한 팀은 아니었습니다.


- 내 귀에 도청장치

인천에서 만났는데 부산에서 또 만난 내귀도 였습니다. 저번에는 피칠갑 붕대분장을 했는데 이번에는 플라타너스 나뭇잎을 곳곳에 붙이고 붕대질(..)을 했더군요. 즐거웠습니다.


- 이한철 밴드

트럼펫 1人과 트럼본 1人 까지 첨가된 밴드로 출연한 이한철 밴드는 딱 다대포 앞바다에 딱 어울리는 음악을 해주더군요. 시원하고, 즐겁고, 로맨틱했습니다. 내 귀의 도청장치도 그랬는데 이한철 밴드도 왜 앨범이 나오면 실제 라이브의 감동이 절반도 안느껴지는 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라이브는 정말 사람들을 신나게 만드는데 이만한 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노 브레인

미칠듯한 볼륨이더군요; 무대에서 좀 떨어져 있었는데도 정말 귀가 아플 정도 였습니다. 다들 힘차게(...) 연주한건지...볼륨을 일부러 키워준건지 엄청 크게 들렸습니다. 닥치고 달리는 사운드야 뭐 달리 할말은 없지만 영화 데뷔작이었던 '라디오 스타' 의 '비와 당신' 마저 노 브레인 사운드로 달리는 사운드로 들어봤는데, 너무 심심한 편곡이더군요. 아쉬웠습니다.


- YB

나름 진지한 기타 솔로도 있었고, 나 피아노도 칠줄 안다? 봐라? 하고 깝치는 윤도현도 있었고, 저녁 먹고 나온 뜨네기 부산 시민들의 구경거리 때문이었는지 관중도 제일 많이 있었던 YB 타임이었습니다. 뭘해도 이미 미운털이 박힌 상태였기 때문에 팔장만 끼고 고까운 표정으로 빨리 (쳐)하고 (기어)들어가라...는 주문만 외우고 있었습니다.


- L.A GUNS

드디어! 기다려온 L.A GUNS !!!! 삐리삐리 고삐리 시절 귀로만 실컷 들어왔던 LA메틀의 한 페이지가 제 눈앞에서 드디어 펼쳐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필립 루이스 라는 오리지널 보컬이 아닌 새로운 보컬의 실력은 어떤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에 15분정도 예정된 사운드 세팅 시간이 많이 지루했었습니다.


드디어 등장한 L.A GUNS 보컬리스트는 정-말 어디서 저런 80년대 간지를 데리고 온건지 쫙붙는 바지에 깡마를 몸매!!! L.A GUNS와 너무나 잘 어울리더군요. 그러나 딱 거기까지! 좆나 노래 못부르더군요. 병신이었습니다. 물론! 오리지널 보컬인 필립 루이스의 보컬톤이 꽤나 높고 하이톤이라 소화하기 무리일거라는 짐작은 했지만 해도해도 너무너무 좆도 못부르는 겁니다. 완전히 얼굴이나 몸매만 보고 뽑은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목(소리)꽝이었습니다. 공연중간에 드럼세트로 올라가서 간단한 드럼솔로를 들려주었는데 '병신 차라리 드럼이나 쳐라' 라는 생각이 절로 나오더군요. 드럼은 잘쳤습니다.


그러나 기타리스트 트레이시 건스는 여전히 대단했습니다. 시원시원하게 기타 솔로 한음한음까지 아~주 잘 들리더군요. 그런데 세월의 흔적이 꽤나 많이 묻어보였습니다. 많이 아저씨같으시더군요;;;ㅎㅎ 세월앞에 역시 장사없음을 확인한 느낌이었습니다. 드러머는 영낙없는 잭블랙!!! 누구라도 그 공연장에서 그 드러머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보컬이 드럼을 치자 자신은 마이크를 잡고 나와 AC/DC의 'TNT' 를 잠깐 부르기도 했습니다.


공연후 팬싸인회가 있다고 해서 미리 준비해간 앨범 부쿨렛을 빼서 '아!! 기타리스트 트레이시 건스"의 사인과 운좋으면 사진도 박아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좆또 노래 못부르는) 보컬과 (잭블랙 닮은) 드러머 2명만이 부스에 오더군요! ㅗ 날리고 바로 공연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자잘한 나머지 후기


1. 출연진은 예년에 비해 불쌍해서 못봐줄 정도로 허접한 수준이었지만, 8번째 열리는 페스티발이어서 그런지 꽤나 많이 체계적인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다음 팀이 등장해서 공연하기까지의 사운드 체크 시간이 깔끔해 졌으며, 이에 따라 공연시간표속의 공연시간은 정시에 거의 다 시작되었습니다.


2. 역시 잘 놀더군요.  밋밋한 손짓만으로 공연을 보는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자기 하고싶은데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서클도 만들고, 그 안에서  덩실덩실  춤도 추고,  자유롭고 즐겁게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YB때가 최고였는데, 할아버지도 덩실덩실, 할머니도 덩실덩실 세대파괴의 유흥의 현장이었습니다. 보기 좋았습니다.


3. 사운드는 굉장히 좋더군요. 몇팀빼고는 아주 기분좋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대 양쪽의 대형 모니터로는 다음 밴드의 사운드체크 시간에 적절히 셔틀 버스 운행의 안내등등의 이런 저런 안내와 다음 밴드에 대한 소개가 적절하게 나와서 허술하게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습니다.


4. 락페스티발에 락팬들이 기대하는건 뭐 다른건 다 일단 닥치라고 해놓고, 출연진일것입니다. 내년에는 올해처럼 불쌍하게 꾸미지 말고, 락팬들을 설레이게 만들만한 대어(大魚)들을 많이 낚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꾸 이렇게 시들시들 하다가 내년엔 폐지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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