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더 된것같은 이웃블로거 focus 님이 선물해주신 CD를 아직까지도 (맙소사) 비닐도 뜯지도 않은채 여전히 멍하니 보고만 있었던 요즈음의 근황에 대한 쓸쓸한 핑계를 나불거려볼까 합니다. 돈이 없어서 모으고 모아서, 아니면 사고 싶은걸 다 사지 못하기에 CD 1장을 사면 기필코 본전을 뽑아버리겠다는 집요함이 있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사고 싶은 CD는 언제든지 (약간의 제한은 있겠지만 아무튼) 얼마든지 살 수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정말 마냥 부럽기만 했을 모습이 지금은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해...들을 시간이 없습니다. CD를 사면 뭐해...들을 시간이 없습니다. 왜 들을 시간이 없느냐...밥벌이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밥벌이를 무시하고 마냥 놀수만은 없는 뻔한 삶의 진리(?)앞에 당연히 소중한 취미는 2순위 청약 대기자로 밀립니다.


포스팅도 이번달 들어 2번째 포스팅인데 밥벌이에 정신이 없다보니 '이딴 돈도 안되는걸 뭐하러 내가 신경이 쓰이는거지?' 라는 짜증도 섞였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음악 듣는 걸 좋아하다보니 밥벌이에 채여서 음악을 제대로 못듣는 제 꼬락서니가 또 짜증이 났습니다. 사고 싶은걸 마음데로 못샀지만 음악 듣기가 참 행복했었던 어린 시절, 사고 싶은걸 마음데로 살수 있지만 음악 듣기가 참 팍팍한 요즘...과연 어느쪽이 더 행복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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