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표와 채시라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 어린 시절 본 드라마가 있었는데 (드라마 제목도 '샴푸의 요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드라마속에서 나왔던 '샴푸의 요정' 이라는 곡을 듣자마자의 설레임은 대단했습니다. 딱히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왠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것 같은 소년의 가슴에 빛과 소금을 뿌려준 '빛과 소금'이었습니다.


이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멤버들중 2명이 만든 그룹이라는걸 한참후에 알게 되었습니다만 그 당시도 봄여름가을겨울만큼의 정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기타리스트와 드러머의 조합(봄여름가을겨울)이 훨씬 락필도 느껴지고, 다이나믹한 맛이 있었고 밴드스러움이 느껴졌지만 빛과 소금은 키보디스트와 베이시스트의 조합이어서 조금더 팝적인 느낌이 커서 그랬던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그랬는지 팝적이고 좀 더 세련된 맛이 느껴지는 발라드곡들은 (봄여름가을겨울 보다) 빛과 소금쪽의 곡들을 조금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비처럼 음악처럼이 들어있는) 3집이 대박이 나면서부터 노래 잘부르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시절에서 음악 잘하는 사람들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정당하게 앨범 판매량으로 대접(!) 받았던 즐거운 변화가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후 좋은 노래보다 좋은 앨범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지면서 실험적인 시도랄지, (너도나도 질세라) 앨범을 해외가서 녹음을 했던 경쟁들은 당시 가요를 듣는 몹시도 신선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요즘 저는 TV만 켜면 (그동안 이런 적이 있었을까 싶을정도로 너무 많이) 나오는 예쁜 소녀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보며 몹시(?) 즐겁기도 하지만 도대체가 (8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의 당시 우리나라 대중음악 캐전성기에 비해 지금은 너무도) CD가 살게 없는 요즘이 씁쓸해서 저 당시의 앨범들이 더욱 보석같이 느껴집니다. 실력자체가 없으면서 나의 예술성을 몰라준다고 겉멋만 잔뜩 들어간 허세-만땅 요즘 대부분 인디밴드들을 보면서도 역시 그렇습니다. 요즘 음악 잘하는 사람들은 앨범 안 만들고 지금 다들 어디서 뭘하는걸까요? 뮤지션들과 그들의 앨범보다 넵스터와 소리바다와 공유에 광분했었던 그 시절 제 모습도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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