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관람 반댈세!' 라고 외치는 듯한 지옥에서 온 황사스톰을 뚫고 공연장에 도착한 시간은 6시 40분, 7시에 칼같이 시작하니 빨리빨리 입장하라고 외치는 스텝들의 목소리에 '에이 설마~ 유도리는 있겠지' 라는 생각에 여유부리고 있었는데 맙소사 정말 7시에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공연을 보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당연한 사실이 이번처럼 어색하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공연장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데 이미 제프백 특유의 푸른 하늘 은하수같은 기타톤이 빵빵 울려대고 있었습니다. 공연장안으로 들어가자 천문대의 여름 밤하늘 별자리쇼를 보는듯한 아름다운 일렉기타 한음한음들이 제 귓속으로 우수수수 떨어졌습니다. 티켓값이 9만9천원이었는데 이날 공연의 제프백의 기타로 쏟아진 9만9천개의 한음한음들이 모두 정말 보석이었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나 제스츄어를 간단히 하시고는 한 곡 끝나면 바로바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쿨한 공연 구성도 좋았습니다. 사실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연설에 히죽대고 박수쳐주는 것보다야 연주를 들으며 박수를 치는 게 훨씬 공감이 가기도 할테고 말입니다. 수록곡들은 예상대로 최근 발매된 Ronnie Scott 라이브 앨범과 Emotion & Commotion 앨범에서의 연주가 많았습니다. 총 22곡을 거의 2시간동안 쉬지 않고 연주해주셨네요.






올림픽홀이라는 공연장은 처음 가봤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제프백 음향스텝이 최적화를 시킨건지는 모르겠지만 늘 보러갈때마다 불안한 체조경기장보다 만족스러웠습니다. 4월에 내한공연을 오시는 게리무어도 이곳에서 해주셨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이가 많으시니까 언제 볼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날 공연을 보고는 아! 당분간은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너무너무나도 정밀하고 아름다운 연주에 "저 혹시 선생님도 시간은 거꾸로 흐르시는건가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노는 재미가 있는 공연이랄지, 보는 재미가 있는 공연은 아니었지만 듣는 재미가 있는 공연으로서는 정말 최고였던 공연이었습니다. 꼭 한번 더 보고 싶은 공연입니다. 제프백 선생님도 한국팬들이 한번 더 보고싶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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