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잘하고, 분위기 있고, 말수도 적지만 속은 착한 고등학교 친구같은 음악을 하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2009년 새 앨범을 샀습니다. 솔직히 자켓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항상 좀 늦가을같은 음악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자켓속 화면은 하와이 보이스(Boys) 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늦가을이 쩔어가는 요때 이 앨범을 구입했으니 저 자켓을 향한 저의 오기서린 이질감은 집요했습니다.






게다가 펼쳐보니 열대과일 망고같은 저 씨디 라벨이란!!!! 요즘 날씨처럼 쌀쌀해서 소주 땡기는데 목구멍이 얼어버릴 듯한 캔맥주를 길가다가 하나 얻은 듯한 심정이었습니다. 조금만 일찍 앨범을 발매해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앨범은 '몹시' 좋지는 않지만 '여전히'는 좋습니다. 인상적인 투구는 아니지만 큰 실점을 하지도 않는 투수가 선발인 일요일 오후의 야구경기를 외야석에서 졸릴듯 말듯 멍때리며 보는 듯한 (오늘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구요. 편안하게 음악이나 들으세요...식의...) 널럴함이 좋습니다.  브라더스 포(Brothers Four) 가 21세기에 태어났다면 같은 이런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앨범만 계속 틀어준다면 요즘 같은 날씨에 커피를 몇잔을 들이키던 간에 해가 떨어질때까지 창밖의 가로수만 쳐다봐도 시간가는 줄 모를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의미없는 낙서들을 끄적거리면서 맛있는 커피 홀짝거리면서 옆에 앉아서 징징대지 않고 말잘듣는 강아지처럼 창밖을 똘망똘망 보고있는 여자친구를 가끔씩 쳐다보며 입꼬리 살짝 올라가는 행복한 기분일때 듣고싶은 바람이 있는 우리집 배개같은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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