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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떤 음악을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보면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뭐야 이새끼?' 라는 표정을 짓던말던 단도직입적으로 저따위(...)로 말합니다. 반대로 그럼 어떤 음악을 싫어하세요? 라고 물어본다면? 당연하죠...반대로 대답(..)을 합니다. '제가 싫어하는 음악'을 저는 싫어합니다.


장르...라는 단어와 언제부터 헤어졌던걸까? 아마도 건더기없던 군대 똥국같이 희멀겠던 제 인생에 그나마 건더기...20대 시절의 레코드샵에서 일했을때의 그때부터 였던것 같습니다. 냠냠. 이 손님, 저 손님이 이 CD, 저 CD를 사가다보니 '쟤는 왜 저(런)걸 사갈까?' 의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뭐길래! 헤비메럴이 최고아닌가? 아무튼! 근 3년간 그 레코드샵에서 일하면서 얻은 소중한 저만의 감성은 장르를 떠나서 어쨌든 좋은 음악은 귀에 박히는거고, 장르를 떠나서 쓰레기는 어쨌든 쓰레기다...였습니다.


탱고음악의 마왕, 피아졸라 할아버지도 당시 그 무렵 그렇게 '뜬금없이' 알게 되었습니다. CD를 플레이어에 걸자마자 흘러나왔던 호러영화의 피칠갑 장면같은 온통 시뻘건 저녁노을처럼 비정(非情)한 비장미(美)~!!!! 오씨바!! 웨이러미닛!!! 일단 스톱시키고 얼른 집 근처 슈퍼를 가서 캔맥주 두어개 사들고 와서는 방안의 불을 다 끄고, 어둠속에서 멍하니 캔맥주만 홀짝거리며 그렇게 피아졸라 할아버지의 반도네온 연주를 들었습니다.


이후론 뻑하면 '난 뭐하는 놈인가?'의 내 자신에 대한 피로감이 들때면 꼭 방안에 불을 다 끄고 피아졸라 할아버지의 탱고음악을 들었습니다. 내 돈주고 내가 산 CD니까 내가 어떤식으로 듣던간에, 아무튼 위로받고 싶을 때는 불을 끄던, 켜던, 캔맥주를 까던말던,
히키코모리 오타쿠처럼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던말던, 아무튼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위로 받으면 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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