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발매된 신효범의 (무려!) 9번째 앨범을 뜬금없이 듣게 된 이유는 회사 사무실의 CD 장식장을 정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회사에서 받은 샘플러 앨범들이 너무 산처럼 쌓여있어서 어짜피 듣지도 않을 CD들이라서 정리 좀 할려고 이래저래 정리를 하던중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아 2006년에도 신효범 누나의 앨범이 (나오긴) 나왔었구나. 그냥 KBS 1TV의 열린 음악회에서도 요즘 잘 안 보이시길래 궁금하던 차에 왠지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몹시도 (오그라드는) 제목의 1번 트랙 '내 남자 친구 길들이기' 는 삐삐머리를 하고 수시로 V자랄지 윙크를 하면서 반바지를 입고 부르는 듯한 신효범 누나의 모습이 연상되서 조금 불편(!)했지만 이후 나오는 발라드 트랙들은 매우 놀랍고 저같은 아저씨들이 좋아할만한(후후) 세련된 발라드 트랙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아이돌 팝이 큰 돈을 번다고 하면 우르르 강물이 마를 때까지 퍼오고, 트로트가 큰 돈을 번다고 하면 우르르 강물이 마를 때까지 퍼오고, 돈만 되겠다 싶으면 남들이 퍼오니까 나도 퍼워서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메인(Main) 스트림 장르가 아닌 머니(Money) 스트림 장르가 전부인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서 신효범 누나의 2006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그 말라가는 머니 스트림 사이에 보이지 않게 예쁘게 흐르는 작은 시냇물같은 앨범입니다. 저 같은 아저씨가 조카같은 아이돌만 좋아하겠습니까?  저 같은 아저씨가 큰 이모나 큰 아버지같은 트로트만 좋아하겠습니까?


도대체 나같은 아저씨는 뭘 들어야 하나? 아저씨의 학창 시절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었던 당시의 뮤지션들은 다들 지금 어디서 뭘 하는걸까? 죄다 이제는 7080 콘서트에서 추억의 히트곡만 부르는 걸까요? 트로트만 부르는 걸까요? 저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걸까요? 팝 프로그램이나 아이튠즈로 어마어마한 팝스타들에 자극받으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지만 한편으로 흥얼흥얼 거릴만한 가요나 가사를 뒤적거리며 '아-예쁜 가사구나' 라고 저 같은 어덜트들이 설레일 만한 성인 가요가 늘 그립습니다.


Executive Producer 가 신효범 누나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 앨범을 신효범 누나 '돈'으로 다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될텐데 그래서인지 트랙들이 굉장히 정성들여 촘촘하게 (낭비없이!) 꾸며져서 아티스트겸 제작자의 1인2역으로서 '내 돈은 한 푼도 이 앨범에서 헛되이 새어 나가게 하지 않겠어요!' 라는 정성(!)이 느껴집니다. 대체적으로 아티스트가 자신의 앨범을 자신이 제작하면서 또 한번의 자기 자신의 각성, 아티스트로서의 각성을 많이 하는 편인데 신효범 누나의 새 앨범은 그래서 몹시 기다려집니다. 내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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