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을 살(려고 할) 때면 앨범 자켓도 구매 욕구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지난 달 생각도 못한  두 뮤지션의 협연앨범이라고 해서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트집(!)을 잡던 핑계는 저 자켓의 느낌도 분명히 포함이 된 경우였습니다. 흠. 뭔가 냄새가 나는데...


물론 저 두 명의 아티스트 이름만으로 이딴 식의 저렴한 의심을 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저렴한 생각이었지만 솔직한 말로 자켓을 보고 구매의욕이 당기지 않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스튜디오에서 저 두 명의 뮤지션이 껄껄껄 웃으면서 흑백톤으로 몹시 정겨워 보이는 사진이 자켓 전면이 놓여있었다면 망설임 없이 사버렸을 것입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앨범의 비닐을 벗겨서 부클렛을 슬렁슬렁 읽어보니 딱히 서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훈훈하게 제작된 느낌보다는 콜라보레이션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너무도 정갈하게!) 홀수트랙은 마쓰모토의 곡, 짝수트랙은 레리의 곡! 딱! 딱!


하지만 앨범을 플레이 하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분은 둘째치고라도 이렇게 협연 앨범이 나온 자체가 대단한거잖아!! 짧은 순간이었지만 비닐을 벗기고 앨범 부클렛을 읽으며 들었던 아쉬움이 급반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똘망똘망하고 닭가슴살처럼 담백하고 찰진 래리의 연주도 두 말할 것 없지만, 헬스클럽 이두박근같은 선굵은 깁슨 레스폴 사운드만 듣다가 오밀조밀 쟁글쟁글 재즈 기타사운드의 마스모토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 앨범은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여름밤 여자친구랑 팬션 놀러가서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면서 고기굽다가 뽀뽀할 때 들으면 정말 최고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옥상이 있는 음악 좋아하는 친구집에서 모두 모여서 여름밤 별보면서 으헤헤 수다 떨면서 들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0년 여름에 듣게 된 최고의 기타 연주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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