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 세트리아니라는 기타리스트를 알게된건 제가 군대를 가기(직)전이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혹은 곧 가실분도 아시겠지만) 상당히 기분이 불안합니다. 쌩판 모르는 곳에서 쌩판 모르는 사람과 2년넘게 같이 살아아한다는 막막함;;...입대직전 그래서 굉장히 그런 불안한 심리상태에서 만난 죠 세트리아니는 많은 의지가 되었습니다. 선입견이 여느 기타리스트의 솔로 연주 앨범이 그렇듯이 좆나게 빠르고, 난해하고, 복잡할것이다! 첨엔 좋다가 금방 싫증날것이다! ..였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1986년작 Not Of This Earth 앨범부터 2001년작 Live in San Francisco 까지 나오는 족족 사모으게 되는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제대를 해서도 가장 먼저 찾은 음반은 죠 세트리아니의 앨범이었습니다. 입대할땐 입대할때 나름의 불안감때문에 사람 긴장시키더니...막상 제대를 하니까 제대할때 나름의 불안감이 또 생기더군요. 이젠 뭘로 먹고살아야 하나? 의 무기력한 불안감;;; 내가 뭘 할수 있을까의 불안감....그래서 모르겠다 씨팔! 거리며 이곳저곳 무작정 차타고 돌아다니면서 귀속에는 죠세트리아니의 앨범이 항상 플레이 되었었습니다.


죠 세트리아니를 들으며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이라고 한다면 길고긴 터널을 지날때 'Flying In A Blue Dream' 이라는 곡이 흘러나왔었는데 그때는 제가 고뇌하는 청춘의 모습을 담은 청춘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받았었습니다...ㅋㅋ 지금도 뭐 딱히 답나온 인생같지는 않습니다만...오랜만에 죠 세트리아니의 "Flying in a Blue Dream" 앨범을 들으니 '그땐 그랬었지~ 껄껄껄~' 식의 회상을 했습니다. 뭐 아무튼 나도 자랐고, 나와 함께 내 음악의 감성도 이만큼 자랐고...음악과 함께 살아온 청춘(!!!)의 흔적이 느껴져 내 자신에게 훈훈씁쓸합니다.


음악을 듣는다! 는 것의 가장 큰 재미라면 제 홈피 상단의 카피에도 밝혀놓았듯이 내가 주연인 영화의 OST라는 기분을 느낄때라고 하겠습니다. 슬플때나 기쁠때나 닝닝하게 아무 소리도 없었던 게 아니라 좋아하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처럼 멋진 음악이 귀에서 쫙 퍼져나올때의 기분! 그런 희열때문에 음악을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되었다 하겠습니다. 제게도 분명히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었고, 그 순간들중 "Flying in a Blue Dream' 이라는 곡이 함께 해주었었습니다. 소중한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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