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내렸던 어제도 그렇고, 좋아하는 얼큰한 어묵매운탕이 있어서도 그렇고 다이고로가 일하는 곳근처의 투다리라는 선술집은 꽤나 자주 가는 편입니다. 집과 회사가 가깝기 때문에 딱히 어디 멀리까지 술마시러 가기는 가끔씩은 상당히 귀찮아하는 편이라서 직장동료들을 꼬셔서 부담없이 꽤나 자주 가는 편인데요. 이 투다리라는 술집에서 여느 술집과 다름없이 최신가요가 자주 흘러나와 대수롭지않게 술잔만 비우고 어묵매운탕에 숫가락을 넣고 노를 젓는 짓에만 집중을 하던중 유난히 귀에 자꾸 들어오는 곡이 있었으니 바로 자우림의 최근앨범 가운데 들어있는 '샤이닝' 이라는 곡이었습니다.


웃었다가 심각했다가 앨범을 낼때마다 똥구멍에 털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앨범의 색깔이 확연히 전작과 거의 180도 다른 패턴을보이고 있는 (역시나 예상대로 그레이톤의 회색빛 허무주의! 염세주의풍의~!) 이번 자우림의 앨범이 나왔다고 했을때  그러면그렇지...-라는 식의- 니네의 뻔한 패턴을 나는 이미 파악했다! 라는 무책임한 거만함으로 자우림의 새 앨범을 꼴린데로 가볍게 판단해버리고 말았었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내리고 있었던 겨울비와 적당히 술먹기 좋은 분위기와 적당한 볼륨으로 투다리 술집에서 적당하게 울려퍼지는 자우림의 이 곡을 들으니 남들과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면서도 뭔가 나는 뭔가 특별하다는 마음속 희망과 토닥거림을 가지고 초롱초롱하게 눈부릅뜨고 최대한 긴장감을 놓지않으며 남들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것이다는 자신감으로 살아가지만 뒤돌아보면 대체적으로 남들과 다름없는 일상을 오늘도 보내왔구나..(헉헉...) 라는 데서 뭔가 맥이 빠질 찰나에 자우림의 이 곡이 제대로 귓속으로 제 지친 감정을 다독거리며 들어오더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가사인지는 알수가 없었지만 왠지 곡분위기상 때려맞춰보면 가사도 그러그러할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맞더군요..)








박터지게 좁고 꽉막힌 도시에서 사는 건 참 팍팍하고 지치지만 회사 근처 잘 가는 투다리에서 소주 한잔...간단한 안주거리...그리고 요즘 담담하게 흘러나왔던 자우림의 "샤이닝" 이라는 곡이 참으로 고마웠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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