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듯한 일요일 오후!!! 드디어 기다렸던 UFO의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홍대의 캐치라이트 클럽에서 오후 7시부터 시작이 되었었는데요. '뭐 그런가보다....'식의 예상에 없었던 '라이언 밴드의 오프닝을 거쳐 2번째 오프닝 밴드 'YB (a.k.a 윤도현 밴드)' 의 공연이 있었는데요. 모히칸 컷식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온 윤도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4곡을 부르고 들어갔었는데 곧 발매될 새 앨범에서 2곡을 부르고 1곡은 미국 싱글이 나온다며 영어가사로 한곡도 부르더군요. 몇몇 여성팬들의 열렬한(...) 환호만 있었을뿐 공연장 분위기는 뭐 YB도 '뭐 그런가보다...나왔나보다...부르나보다....들어가나 보다...' 식의 시큰둥한 반응이었습니다. YB의 보컬 윤도현은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요구(!!)했었지만 그건 지맘이었을뿐 관객들은 빨리 빨리 Get The Fuck Out..의 분위기였습니다...(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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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긴 세팅시간이었습니다...뭐 당연하게도 메인 공연의 밴드이니 정성들인 사운드 세팅이야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었겠습니다만...기다리는 사람은 그런 마음일랑 100% 이해해줄수가 없었고, 빨리 좀 나와봐라!! 식의 지루함이 약간 있었던게 사실입니다...그리고는 웅장한!!! 오프닝 배경음악으로 Muddy Waters의 곡이 흘러나오면서 드디어 UFO의 멤버들이 등장했습니다.
UFO도 UFO겠습니다만 또한 빼놓을 수 없었던 이 날공연의 또 다른 스폿라이트!!! 바로 비니 무어의 모습입니다...아직까지도 왜 이런 추억의 밴드에 멤버로 가입해서 투어를 도는지에 관한 (아직 비니 무어는 한창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의문이 들긴 했습니다만, 뭐 화이트 스네이크의 렙 비치, 디오의 덕 엘드리치의 경우도 있으니 하이 테크니션 기타리스트의 또 다른 생존전략이었으리라 씁쓸한 고개의 끄덕거림으로 넘겨버리기로 했습니다.
UFO의 곡들속에서 나오는 멋진 비니 무어의 솔로는 역시나 입을 벌리게 만드는 굉장함이 있었습니다. 한음도 대충 치는 법이 없는 듯이 들리는 또렸한 기타 솔로는 역시나 비니 무어구나!! 라는 감탄을 각 곡마다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UFO의 공연도 공연이거니와 비니 무어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팬들도 분명히 있었으리라 생각이 들만큼 공연 도중에 관객들의 '비니~~~!!' 를 부르는 함성도 대단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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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곡으로 (드디어!!) 울려퍼진 Doctor Doctor 가 흘러나왔을때 저뿐만이 아니라 관객들은 '우리가 이 더운날...이 나이 쳐먹고도' UFO 공연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로 대답과 호응을 해주었습니다. 역시나 UFO도 그걸 알고 있다는듯 연주를 해주었구요. 그런 이유로 가장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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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하는 발라드 트랙 'Try Me'가 앵콜곡에서 연주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옥의 티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Love To Love'와 'Doctor Doctor'의 연주를 몇십년만에 실제로 듣게 되었던 다이고로 뿐만이 아니라 이날 공연장에 있었던 80년대의 락팬들의 감동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왜 이제서야 오신겁니까?' 라는 회한(=요즘 말로는 안.습!!!) 이 밀려올정도의 대단한 감동이었습니다...
몇 미터앞에서 80년대 하드락의 수퍼스타를 보는 느낌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보다도 더욱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시대와 지금...20년넘은 시간의 갭을 불과 2시간으로 완벽하게 압축해서 시간의 흐름을 완벽하게 잊을 수 있었던 환상적인 시간이었습니다..물론 비니 무어를 제외한 나머지 형님들은 완전한 할아버지(Damn It!!!) 의 모습이셨고...이 날의 공연이 UFO와 실제로 조우할 수 있는 생애 마지막 기회일거라 생각하니 씁쓸했습니만 공연을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이대로 죽어도 좋아!! 였습니다...Rock은 그런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