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지금이야 오전시간대의 AM 라디오 채널 "여성시대" 에서 주부들의 삶의 애환을 읽어주는 DJ로서, 그리고 그냥 평범하고 뚱뚱한 아줌마로서의 이미지(최근엔 관절파스 CF도 찍으셨더군요..ㅎㅎ) 가 다인듯해 보이는 양희은 누나 (아줌마가 아니라 저는 기어코 누나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는 다이고로가 사랑하는 한국 뮤지션중 Top 10 (순위는 딱히 없습니다만....1위는 김민기 입니다...) 안에 드는 굉장히 훌륭한 뮤지션입니다....아름다운 목소리도 그렇거니와 뭐 나이 좀 쳐먹었다하면 트로트나 해재끼는 동료 가수들과는 달리 중년들은 트로트만 듣는것이 아니고 부르는 것이 아니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차분히 잔잔히 보여주는 가수라고나 할까요....(그래서 심수봉 누나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 이미지때문에 1991 양희은 (이 앨범에는 '사랑, 그 쓸쓸함에 관하여' 가 수록이 되어있죠...) 부터 다이고로는 양희은 누나를 참 좋아했습니다...물론 미국이민전의 아침이슬 양희은 누나도 당연히 좋아했지만요....


나이 쳐먹으면 다 똑같다....늙은이들은 다 감성도 무디고 사는 게 다 그렇지뭐...자포자기 만사포기.....하루살이....관광버스 막춤....고지식함....파마머리....등등의 선입견으로만 똘똘뭉쳐있던 다이고로의 어른에 관한 선입견을 많이 허물어준 '아! 어른도 이렇게 어른의 섬세한 감성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으니까요.....느닷없이 제가 마실 자주가는 Happy Raine 님의 블로그를 어슬렁(-_-) 거리던중 느닷없이 양희은 누나의 '봉우리' 라는 곡이 갑자기 생각나고 듣고 싶어서 끄적거려보는 수다입니다....아무튼 양희은 누나를 다이고로는 좋아합니다....다이고로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대한민국의 어른(?) 중 한 명입니다....(다이고로 굉장히 싸가지 없습니다...어른들 개무시하기 일쑤입니다..요즘도 그렇습니다....그마나 그 중 몇안되게 좋아하는 어른입니다....)


http://www.yangheeun.co.kr





봉우리 - 양희은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 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 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 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 주겠지 뭐




가끔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음~ 음~









양희은 - 1997 아침이슬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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