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 아저씨와의 인연은 참으로 기묘합니다...서점을 갔다가 이책저책 찝적거리던중 유난히도 표지가 예뻐서 집어들었던게 첫 기억인데요...(디자인이 예뻐서 책을 사다니...옷도 아니고...당췌....쯧쯧...속물버전 하나 더 추가하자면 하드커버본에도 정신을 못차립니다...-_-;;) 그 책이 바로 '빵굽는 타자기' 라는 책이었습니다...음악에 있어서도 어떤 뮤지션의 앨범을 들을때 먼저 들어야 좋고, 나중에 들어야 좋은 그런 선후의 감상 개념이 조금은 존재한다고 생각되는데요...(Journey가 그렇고, REO Speedwagon이 그렇습니다..뭐 이쪽으로 이렇게 얘기하자면 한도끝도 없지만...) 그렇게 보자면 폴 오스터 아저씨의 '빵굽는 타자기' 라는 작품은 후(後)쪽의 개념에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인데(=읽고있는 중에 폴 오스터의 팬이었던 친구가 그렇게 조언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처음으로 읽은 책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책을 또 읽게 되고, 읽다보니 또 다른 책을 읽고 싶게 되고...그러다보니...어느새...집안에는 오스터 아저씨의 책이 9권이나 쌓이게 되어버렸습니다...그런데 이 9권중 완독한 작품은 6권일뿐 나머지 3권은 그냥 사놓기만 한채 아직까지 읽고 있기도 하고, 손도 대지 못하고도 있습니다...제가 얘기하고 싶은 점이 뭐냐하면 다 읽고 사고, 다 읽고 사고 그러면 되는데 서점에 갈때마다 폴 오스터 아저씨 코너를 어슬렁거리면서 어짜피 읽을거...하며 사모았다는 기분때문입니다....뭐 쉽게 말해서 팬이 되었다는 기분일텐데요...



그동안 사놓은 오스터 아저씨의 책들을 보면서 뜬금없이 아이언 메이든의 앨범을 처음 들었을때가 생각났습니다...다이고로가 한창 락키드였던 시절에는 아이언 메이든이 마냥 촌스러웠습니다...'뭐야-잘생긴 녀석은 하나도 없군...게다가 저 부담스러운 쫄바지는 뭐라지...역시 머틀리 크루가 최고야!!!' 라고 생각해버릴 때였는데요...음악 좋아하는 다른 선배가 좋다고~~ 좋다고~~~ 들어보라고 그렇게 권해도 싫은건 싫었드랬습니다...그런데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뭐...내가 지금 한가하니 한번 들어봐주지...' 하고는 아이언 메이든의 저 앨범을 (=데뷔앨범) 자의(自意)적으로 듣게 되었는데요...듣는 순간 빨려들어가더군요...몰입이 되더란 얘기입니다..그리곤 머리속에서 이런 외침이 들리더군요...'어서 레코드샵으로 달리자!!! 아이언 메이든의 앨범을 다 사버리는거야!!' ...


다 듣지도 않을거면서 무작정 아이언 메이든의 앨범을 데뷔앨범부터 Fear Of The Dark까지 사서 집으로 오는 길은 목욕탕 갔다 오늘 길보다도...시험끝나고 친구들이랑 친구집 놀러가는 기분보다도 좋았습니다..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Yellow Brick Road를 걷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집의 책꽂이에 꽂혀있는 오스터 아저씨의 책들을 보다 CD진열장의 아이언 메이든을 번갈아가며 보다가 문득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음악이나 문학이나 팬이 된다는 기분은 매 한가지 아닐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