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나오게 추운 날씨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을 정도의 찬바람이 뺨따구를 할퀴면 늘 생각나는 음반이 바로 슈베르트의 이 겨울나그네 음반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들어야 더 신나고 즐거운 음악도 분명히 있지만 혼자 들으면서 이어폰으로나 오디오로 조용히 혼자 들어야 즐거운 음악도 분명히 있는거니까... 그렇다면 이 음반은 저에게는 후자입니다. 음식에 이열치열이 있다고도 하지만 음악은 과일처럼, 싱싱한 횟감처럼 제 철에 먹어줘야(!) 분명히 제 맛이 나는 음악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 앨범은 유난히 한창 추울 무렵인 12월, 1월에 곧 눈이 내릴 것 같은 시커멓고 흐린 하늘이 보이면 '아 오늘은 겨울나그네를 들어볼까?'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한 겨울에 광활한 러시아 지평선과 눈이 질리도록 나와서 즐거운 영화 닥터 지바고처럼, 혼자 씁쓸한 생강차마시면서 읽으면 우울함의 밑바닥까지 닿게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처럼 온통 절망감과 내면의 한기가 처절하게 느껴지는 이 냉기가득한 앨범은 그래서 언젠가는 한번 소주 한잔 목구멍에 털고 집어먹는 제철음식 방어회와 함께 꼭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 생각난 김에 조만간 한번 해봐야겠네. 





4.Erstarrung 

Ich such' im Schnee vergebens 
Nach ihrer Tritte Spur, 
Wo sie an meinem Arme 
Durchstrich die grüne Flur. 

Ich will den Boden küssen, 
Durchdringen Eis und Schnee 
Mit meinem heissen Tränen
Bis ich die Erde seh'. 

Wo find' ich eine Blüte
Wo find' ich grünes Gras? 
Die Blumen sind erstorben 
Der Rasen sieht so blass. 

Soll denn kein Angedenken 
Ich nehmen mit von hier? 
Wenn meine Schmerzen schweigen, 
Wer sagt mir dann von ihr? 

Mein Herz ist wie erstorben, 
Kalt starrt ihr Bild darin; 
Schmilzt je das Herz mir wieder, 
Fliesst auch ihr Bild dahin! 


 
4.동결(얼어붙은 가슴) 

우리가 서로 껴안고 노닐던 곳, 
푸르렀던 들 찾아와
하얀 눈속에서 그녀의 발자국
찾아 보건만 모두가 헛된 일.

우리가 밟던 땅이 들어날 때까지
흐느적거리며 대지에 키스하리라.
내 뛰는 가슴과 뜨거운 눈물로 
싸늘하게 얼어붙은 눈을 녹여주리라.

그 화사하던 꼬초가 싱싱하던 풀들
이제 어디서 찾아 볼건가.
꽃들은 시들고 푸르렀던 들은
메말라 흔적도 없네.

사랑에 부풀었던 이 곳에서
추억으로 간직할 것 아무것도 없네. 
내 쓰라린 마음 언젠가 잠잘 때.
무엇으로 그녀 생각 되새겨 보리.

얼어붙은 내 가슴 속에서 
그녀의 모습도 얼어붙었네. 
언젠가 내 가슴 녹을 때.
그녀의 모습은 시들어 버릴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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